요 밑에 박물관 인사 관련 건에 대해서 순욱 이야기가 나오실래 잠깐 웃었는데요.
이 박물관 건이 손의원의 마인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겠지요.
나전칠기 보수의 방법론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하기에 기존 프로세스에 따르면, 유물을 훼손했다고 판단된 직원을 두고서
오히려 그 직원이 일본 유학도 다녀오고 여러모로 최고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판단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요.
손의원이 재야의 문화재 애호가였다면,
그런 의견을 기회 되는 대로 최선을 다해서 설파하는 것이 아무 문제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손의원은 국회의원이었고 해당 상임위 간사였다는 거지요.
독립적인 국가 기관의 인사와 관련된 문제를
국회에서도 언급하고(이건 기록으로 명확히 남아있음),
박물관 관장을 찾아가서 한시간여 따로 면담을 하는 등 수차례 이 인사건과 관련된 활동을 했다는 기사도 나옵니다
(뭐 요새 하도 가까 뉴스도 많다고 하니, 그런 기사가 있다고 서술합니다)
본인 입장에서는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한직에 두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마치 민원인의 심정으로 혹은 영업사원의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루트를 모두 이용해서
본인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한 것이겠지만.
엄연히 기존의 유물 관리 및 그것을 관리하는 인물에 대한 인사 프로세스가 있는 입장에서
해당 상임위의 간사가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수차례 언급하는 것이
전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인지가 없었다는 것이죠.
본인 생각에 기존 프로세스의 작동 방식이나 그 배경이 되는 이론에 이견이 있다면,
그 프로세스의 결정과정에 비주류 견해, 혹은 최신 조류를 받아들인 의견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있는 루트 등을 마련하도록 하는 게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지
수차례에 걸쳐, 구체적인 직원 배치(그것도 지인의 자녀과 관련)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요.
결과적으로 그 인사가 배치되지 않았으니, 상관 없는 거 아닌가라는 의견이 많은 건 좀 당황스럽구요.
애초에 손의원의 행위 자체에 대한 판단인 것이니까요.
목포 관련 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땅값이 얼마나 올랐는가, 차명인가 아닌가, 재단 운영 과정에서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이 실제 어느 비율로 나누어져 있는가, 나전칠기 박물관이 순수한 공익적 목적이라고 볼 수 있는가, 더 나아가 낙후된 지방 도시의 재생 사업은 어떤 형태를 띠어야 하는가에 이르기까지
등등 여러가지 이슈들을 두고 이야기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낙후된 도시의 재생 사업을,
적어도 국회의원이 고민하는 것이라면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것이 그 국회의원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목포의 경우, 문화재 거리 조성이 계획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나 지자체 등 공적 부분이 어느만큼을 직접 매입해야 할지,
그리고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건물을 통일적 계획 아래 리모델링 할 수 있는 인센티브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
문화 예술인들을 유치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또한 이들을 향후 있을지 모르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무엇으로 마련할지.
등등을 시스템적으로 구성하는 것을 고민햇었어야지요. 국회의원이라면요.
재개발로부터 구해내기 위해서 (본인과 뜻이 맞는 -이것 자체의 정의도 모호하지요. 결국 그냥 본인과 친하고, 돈도 좀 있고, 어느 정도 교양을 갖춘 이라는 의미와 더 가까운 거 아닌가요?-) 본인 지인들 200~300 여명으로 하여금 해당 부동산을 매입토록 권유했다?
이 역시 직책이 없는 '사인'으로서는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지만, 이것이 낙후된 도시의 구도심을 살려내는 정책적인 프로세스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주민의 '자율'과 같은 이야기를 기자회견에서도 많이 하시던데, 사실 저도 주워들은 이야기지만, '협동조합' 등의 형태로 대안적인 지역발전을 꾀하는 예는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협동조합에 대한 고민도 아니고, 그냥 나랑 친한 사람들 여기 '분명히 뜰테니까' 부동산 사세요. ㅠㅠ 글쎄요. 뭐, 안 하는 거보다야 낫겠지만, 과연 그렇게 깊이 있는 고민인지는 잘모르겠네요.
더구나, 그 과정에서 본인 남편의 재단 그리고 본인의 친인척이 관련되어 있는 상태에서, 의정활동 과정에서 해당 지구에 대한 지원을 명시적으로 여러번 요구(문화재 거리 지정에 관여된 바 없으면 상관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분명 해당 지구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공식적으로 여러번 요청합니다. 본인 주변인이 단기간에 매입한 이후에요)
오히려 최근 문제가 되는 문화재 거리로부터 1 키로~1.5 키로(보도 마다 거리가 조금씩 차이가 있더군요) 떨어져 있는 조선내화 공장부지의 몇몇 시설들이 문화재로 지정되게 해서, 해당 지역의 재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한 것은, 손의원 본인의 목적과 부합하는 공적인 활동이 되겠지요. 그 지역 재개발이 대단위 아파트였다, 아니었다. 박지원이 얽혀 있다 아니다 등등의 이슈도 있던데, 일개 일반인인 저로선 그거까지는 다 알 수 없는 문제구요.
그런데 조선내화 공장부지 재개발 저지와 문화재 거리 부동산 매입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문화재 거리 지정은 손의원 주변인 부동산 매입과는 별개의 프로세스로 진행이 된 것이니까요.
조선내화 부지/ 문화재 거리 지정/ 부동산 매입 이 세가지 건은 각각 별개의 것인데, 이것들이 뒤섞여져서 다루어지고 있는 것도, 현재의 혼란을 부추기는 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조금 샜는데,
어찌되었든 처음에 이야기한 국립중앙박물관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 목포 건에 있어서도
손의원은 민원제기인, 혹은 사업을 위한 영업인의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지
공적인 시스템을 설계하는 공직자로서의 마인드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기자회견 이후 이해상충에 여부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대해서도,
본인이 수차례 이야기했음에도 목포시나 문화재청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는 것으로
사인으로서의 역할과 공인으로서의 역할의 구분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지요.
피우진 보훈처장과의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일제시대와 해방직후라는 시점에서 전세계적으로도 그렇고 좌익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고,
실제로 좌익 운동가들이 항일 운동에 기여를 많이 한 바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고
손의원 부친에 대한 평가도 다시 이루어진 것 역시도, 이러한 맥락하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국회의원이 보훈처장을 따로 불러내서, 본인 가족 관련 사항을 상담하는 것은 역시나 공적인 프로세스를 침해하는 것이지요.
분명히 모든 국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훈처장을 따로 만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공인'으로서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인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밖에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손혜원은 공직이 아니라 선출직 국회의원 입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글이네요
홍루이젠// 국회의원이 공직이어요
국회의원이 공직이 아니면 뭐지ㅋㅋㅋ
엄연히 기존의 유물 관리 및 그것을 관리하는 인물에 대한 인사 프로세스가 있는 입장에서
해당 상임위의 간사가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수차례 언급하는 것 / 이게 핵심인데..
자꾸 이걸로 손의원이 무슨 사익을 얻었냐 선의다 이야기하시는데 답답하더군요
맞는 말씀입니다. 시스템을 설계할 능력과 권한을 갖춘 사람이 그것을 설계해야지요.
맞는 말이지만 언론의 행태가 문제죠
홍루이젠// 적어도 기본 개념은 알고 빠질을 합시다.
맞는 말이지만 당장 조치할 일도 있는거죠 시스템 갖춰질때까지는 그냥 방관하는게 좋은건지?
백퍼센트 공감되는 글이라 오랜만에 댓글을 달아봅니다. 민주당, 손혜원 의원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 사안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국회의원이라는 특수한 직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처신에 신경썼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러 사람들이 손의원은 기존 정치인의 문법에 맞지 않는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전에 지켜야할 건 있는거지요.
[리플수정]KWHW/박물관 유물 훼손으로 전보조치된 지인을 국립박물관 복원전문가로 꽂아 넣는게 기존의 정당한 시스템과 박물관에 있는 모든 전문가들을 무시하고 직권으로 압박을 가해야 할 정도로 시급한 일이였냐고 하면 극소수 쉴더들 빼곤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할껄요?
글은 안 읽었지만
제목을 보고선 어느정도 공감 합니다
손의원의 처신은 분명 아쉬워요
추천했습니다
상식이라는게 있으면 본문처럼 생각하는게 너무나 당연한건데 말이죠
KWHW// 뭘 당장 조치해요? 생명이 위독하고 국가가 휘청할 위기입니까? 국회의원이 본인들이 만든 절차와 질서를 무시해도 된다는 말씀이세요?
손혜원의 문제점은 본인이 국회의원이라는 자각이 없어요. 사실 손헤원이 한 모든 행동이 사인이고 재야의 문화재 애호가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국회의원의 권한을 가지고 하는 행동이라는게 문제
박물관 만든 다는데 실제로 국가 돈이 들어가는 박물관같으면 공청회 거치고 주민의견 수렴해서 하는게 정당한 절차와 순리예요. 아님 본인 돈으로 만드는 이름뿐인 박물관이면 국가 돈 쓰지말아야 하고 명의도 본인명의로 땅을 사야 정당한 겁니다
왜 남의 명의로 땅을 삽니까?
가장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글이네요
좋은글이라 추천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공감합니다
맞는말씀이세요 국회의원으로써 처신을 잘못한거라고봅니다
첫댓글은 저정도로 멍청할수가 있나...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 공감되네요
근데 경중이란게 있자나요 이런 정성글로
더 비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재능낭비 하시는거같아 공감이 안되네요
와 진짜 공감되는 글입니다.
국회의원으로 처신을 잘못한사람이라고 보는게 옳은것이죠.
저는 투기라고 보지만 물적증거로 투기냐 아니냐 를 따지는것 자체가 어려운것이고
공인이라면 당연히 조심했어야 할 사안입니다.
다 좋은데 저거 다 지키고 자유당이 나라 말아먹는거 막을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