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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올라온 전우용 선생 페북

제가 손혜원 의원의 목포 구시가지 건물 매입에 대한 SBS의 보도 태도가 정상 궤도를 넘었다고 한 데 대해 온갖 비난이 쏟아져서, 그 이유에 대해 가급적 간략히 적겠습니다.

 

2년 전 페북 라이브로 손의원과 목포에 관해 대담한 사실은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촬영은 망원시장 인근에 있는 손의원 후원회 사무실에서 했는데, 거기에 ‘문화재급’ 자개장이 있었습니다. 저도 유물을 보는 안목이 ‘조금’은 있어 감탄했더니, 과거 이명박 부인이 빌려달라고 했어도 안 빌려준 거라며 자기가 나전칠기에 애착을 갖게 된 경위를 얘기해 줬습니다. 통영에서 나전칠기 공방에 들를 기회가 있었는데, 그토록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드는 장인들이 어렵게 생활하는 걸 보고 자기 특기를 살리면 나전칠기 산업 발전과 장인들의 생활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이후 그가 나전칠기를 사 모으고 나전칠기박물관을 설립한 건 다들 아실 겁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이것도 ‘문화재급 나전칠기 사재기’ 혹은 ‘동산 문화재 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의 의도대로 나전칠기 시장이 확대됐다면, 그가 소유한 ‘동산 가치’도 높아졌겠으나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2년 전 손의원에 제게 느닷없이 목포 역사 얘기를 들려 달라고 한 이유도, 목포의 구시가지와 ‘낡은 건물’들에서 아름다움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목포의 조선내화 부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는데, 손의원은 유서 깊은 건물들이 헐려 나가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가 목포를 잘 지키고 가꾸면 한국의 산토리니처럼 될 수 있다고 했다는 건 여러 언론이 보도한 대로입니다. 저는 목포가 그렇게까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나, 취지와 방법에는 동의했습니다. 현재 전국 각 도시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이 직면한 문제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더러 ‘역사학자 주제에 도시재생에 대해 아는 척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어, 궁색하지만 이에 대한 해명부터 하겠습니다. 제가 도시재생과 관련해 어떤 일들을 했는지는, 구글에서 제 이름과 도시재생을 함께 치시면 대충 알 수 있을 겁니다.

 

도시재생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 각 지자체들이 역점을 두는 건 역사 경관과 주민 네트워크를 보존하면서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입니다. 그래서 근대 건축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게 도시재생의 중심 고려 사항입니다. 하지만 한국 풍토에서는 이런 취지와 목적이 통하지 않습니다. 대다수 주민은 자기 소유 부동산 가치가 얼마나 올라갈 것인가에만 관심을 기울입니다. 지역 주민 중에는 재개발과 도시재생의 ‘수익성’을 저울질하다가 마지 못해 도시재생에 동의한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저도 도시재생 지원센터 주최 토론회에 갔다가 집값이 오르지 않는 데 분개한 주민들에게 봉변당할 뻔한 적이 있습니다. “역사가 그렇게 소중하면 네가 이 동네에 집 사서 살아봐라.”라고 소리치는 사람을 설득할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낡고 좁고 낮은 건물과 무질서한 필지를 그대로 두고서도 부동산 가격이 올라야 도시재생이 가능한데, 정부와 지자체의 한정된 예산으로는 이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이제까지의 전면 철거 재개발 방식을 계속할 수도 없습니다. 작년 출생아 수는 30만 명, 30년 후에 신규 주택 수요가 얼마일지 뻔히 예상됩니다. 역사가 지워진 역사 도시를 후손에게 넘기는 것도 도리가 아닙니다. 이게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을 주요 공약으로 채택한 이유일 겁니다.

 

도시재생을 위한 기초 작업 중 하나는 낡은 집을 매입해 리모델링 한 뒤 주민 커뮤니티 센터나 카페 등의 ‘앵커시설’로 쓰거나 아예 헐어서 공개공지로 만드는 겁니다. 이 작업에만도 엄청난 ‘세금’이 들어갑니다. 이 돈을 민간에서 분담해야 사업 동력이 생기는데, 시쳇말로 ‘머리에 총 맞은’ 사람이 아니면 이런 데 투자하지 않습니다. 지자체에서 매입해 리모델링한 건물의 운영권을 얻으려 눈에 불을 켜는 사람은 많지만, 자기 돈으로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2년 전에 부동산 투기 이익을 노린 사람들은 서울 강남 아파트를 샀습니다. 정치인이든 공무원이든 언론인이든 직위를 이용해 정보를 입수한 사람들은 새 도로 건설지 주변이나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지역 주변 땅을 샀겠죠.

 

물론 목포 구시가지에 여러 채의 집을 사 모은 국회의원이 근대 건축물 보존과 역사 문화 지구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는 걸 ‘사익 추구 행위’로 의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이라면, 골동품 가진 국회의원은 전통문화 보존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종부세 대상 주택을 가진 국회의원은 종부세 비판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체 주식 가진 국회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해서도 안 됩니다.

 

저는 한국 자본주의의 천민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익에 부합하는 사익’의 영역이 넓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공익사업에는 사익으로 의심되는 어떤 것도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한, 공익이 설 자리는 없어질 겁니다. 사익 극대화의 유혹을 뿌리치고 공익을 위해 투자하는 행위조차 백안시하면, 결국 천박한 사익 추구 지상주의만 남게 됩니다. 

 

손혜원 의원이 사실을 왜곡한 언론에 홀로 맞서 싸우겠다며 당적을 버렸습니다. 언론들은 손혜원 의원을 공격하기 위해 역사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까지 투기로 몰아붙였습니다. 우리 사회가 손의원이 목포에서 한 일을 ‘모범’이 아니라 ‘범죄’로 인식한다면, 역사문화 유산을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은 좌절하고 토건족들의 파괴적이고 천박한 재개발 수법만 기승을 부릴 겁니다. 좀비는 좀비 아닌 사람들을 물어뜯어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듭니다. 사익 추구 지상주의자들이 하는 짓도, 좀비와 똑같습니다.


댓글
  • 저능아훈육하는형 2019/01/21 12:59

    손혜원의원의 이런 남들과 다른행보는
    손혜원의은 자식이없습니다
    조카를 자식처럼 여기는 정도이고
    그러다보니 재산과 부의세습애대한 집착보다는 사재까지털어 문화재 유물의 보존에 관심을가진게 아닌가하네요....
    이점이 자한당추종하는 천민자본주의 쌍것들이 이해못하는 가치관이 나오는거죠...

  • whrrk 2019/01/22 12:53

    태영건설과 손의원 싸움
    대영건설은 다 허물고 아파트지어서 돈 벌어야 되는데 손의원이 돈 버는걸 막아버린거죠

  • 이엉돈PD입니다 2019/01/23 12:52

    기레기 새끼들..ㅉㅉㅉ

  • 이엉돈PD입니다 2019/01/23 12:52

    기레기 새끼들..ㅉㅉㅉ

    (z9v450)

  • whrrk 2019/01/23 12:53

    태영건설과 손의원 싸움
    대영건설은 다 허물고 아파트지어서 돈 벌어야 되는데 손의원이 돈 버는걸 막아버린거죠

    (z9v450)

  • 일반정회원 2019/01/23 12:54

    둘 다 말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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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초적인본능 2019/01/23 13:06

    그러니 너라도 조용히 해라.

    (z9v450)

  • 왈튼 2019/01/24 12:56

    뭐가 진실인지 객관적으로 더 지켜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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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능아훈육하는형 2019/01/24 12:59

    손혜원의원의 이런 남들과 다른행보는
    손혜원의은 자식이없습니다
    조카를 자식처럼 여기는 정도이고
    그러다보니 재산과 부의세습애대한 집착보다는 사재까지털어 문화재 유물의 보존에 관심을가진게 아닌가하네요....
    이점이 자한당추종하는 천민자본주의 쌍것들이 이해못하는 가치관이 나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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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들 2019/01/24 13:15

    전선생님께서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글을 올리시지 않아도
    왜 자한당과 시방새가 트집을 잡는지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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