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집에서나 먹는 쌀

우리나라에서 많이 먹히는 쌀 중 하나는 추청(아끼바레)
일제 수탈기부터 계속 재배되어온 쌀 품종으로서, 소위 말하는 증조 할머니 증조 할아버지들이 드시던 게 이거.
그것을 일본 정부 농업청에서 적극적으로 품종개량을 한 결과, 1960~7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게 고시히카리.
확실히 고시히카리가 한국인 밥맛에는 아주 좋음.
참고로 고시히카리 같은 품종은 일교차가 심한 도시 근처가 맛있게 자라나는 편이므로
전라도 평야지대에서 생산되는 것보다 경기도 이천이나 수도권에서 생산하는게 좀 더 좋다.

그리고 그 일본 농업청이 고시히카리를 넘어서는 새로운 품종을 2000년대에 완성했으니 그게 밀키퀸
우리나라에도 2010년대 처음 재배가 시작되어 양평 쪽부터 재배를 시작함.
밀키퀸은 고시히카리를 넘어서고자 하는 목표로 만들어진 품종인 만큼, 맛도 확실히 뛰어나다.
물론 단점도 몇개 있는데, 하루 지나면 풍취가 떨어지는 속도가 고시히카리보다 빠르지만,
그만큼 즉석에서 밥 지어 먹을 때에는 밀키퀸 만한 쌀품종은 없음.
또 다른 문제는 고시히카리보다 재배 난이도가 높고 땅을 탄다는 것.
역시 일교차가 심한 지방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양평 양서 농협에서 파는 두물머리가 가장 일등급이고
평야지대인 전북에서 생산한 밀키퀸은 고시히카리와 다른 걸 솔직히 못 느꼈음.
(지금은 몇군데 생겼지만 처음 내가 밀키퀸 찾았을 땐 두물머리 말곤 파는 곳이 없었음)
그리고 밀키퀸의 가장 큰 문제는.... 일반미의 4배 이상에 해당하는 엄청난 가격.
3만원이면 일반미 20 Kg 사 먹을 수 있고 고시히카리도 10 Kg 은 구입할 수 있음.
그런데 4Kg 에 택배비 포함 4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서 엄청나게 비쌈.
양서 농협에 주문하면 2.5만원에 살 수 있지만 그래도 비싼 건 어쩔 수 없음.
덕분에 식당에서는 청담동의 내노라 하는 한옥집에서나 밀키퀸을 쓰고.
일반 가정에서는 부잣집에서나 계속 먹을 수 있는 수준임.
게다가 밥맛이 좋아서 다른 거 안 먹고 밥만 먹게 되니 소모속도가 더욱 빨라져서 큰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