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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너무 고마워서 쓰는 글

어제 아침 출근하기 전에 모닝 뽀뽀를 해주고 가는데,
 
이불 밖으로 발이 쏙 나와있더라.
 
나에 비해 무지막지하게 큰 엄지발가락이 귀여워서 한번 만지고 가야지 했는데,
 
한눈에 봐도 발이 퉁퉁 부어있더라.
 
하루 12시간 거의 밖에서 서서 일하는 발, 게다가 명절 특수로 엄청 바쁜 요즘.
 
평소처럼 자기 전 도란도란 누워서 얘기하지도 못하고 잠에 곯아 떨어지는 우리 남편.
 
매일 마사지 해줘야지 해줘야지 하면서도 정작 내 몸의 피로를 못이겨 어영부영 미루기만 해서 미안해.
 
하루종일 그 부은 발이 눈에 밟혀서 내내 불편한 마음으로 있다가,
 
어제 저녁에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따라주면서 고맙다고 말하니까 자기가 더 고맙다고 하네.
 
침대에 누워서 다리 마사지 좀 해준다고 하니 힘들다고 하지말라더니
 
막상 주물주물 해주니까 시원했는지 잠들어버리는 남편.
 
내 다리 보다 한참 두꺼운 장딴지를 주무르다가, 한 손에 다 잡히지도 않는 발도 주물러보고
 
옆에서 이뻐해달라고 우는 고양이에게 아빠 자야하니까 조용히 하라고 혼도 내고
 
그렇게 한참 주무르다가 옆에 누우니 뱃속의 아가한테 인사하고 자야된다는 남편.
 
잠에 취한 목소리로 쌀떡아 아빠야~ 오늘도 엄마랑 잘지냈어? 아빠도 힘냈어 하는 소리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또 생겨난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아침이 시작되면, 우리 또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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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운디드 2017/01/20 11:01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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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뷰듯합니다 2017/01/20 11:17

    꼬릿말 보고 자괴감 드네요...
    임신/맞벌이 조건은 같은데 결과물이 ㅠㅠㅠㅠㅠ
    신랑이 집에서 아침밖에 안 먹는데 오늘 오랜만에 반찬좀 해야겠어요 ㅠㅠㅠ;;
    어느 순간부터 요리는 정말 안하게 되던데... 피곤해서 그런다고 변명하고싶다

    (n4vfGq)

  • 세릭 2017/01/20 14:33

    부럽당....
    똑같은 상황인데...
    전 8시 출근 / 11시 퇴근 집에오면 12시
    매일 아침 9시 출근인 마누라 위해서 아침차리고 출근
    퇴근하면 매일매일 그날꺼 설겆이
    월요일 청소
    화요일 빨래
    수요일 쓰레기/빨래 널기
    목요일 청소
    금요일 빨래 / 화장실청소
    주말은 역시나 쉬지 못하고 또 나들이...놀러...전 운전운전운전...
    모든게 다 가정을 위해서도 아내를 위해서고 뱃속에 있는 내 자식을 위해서라고 위안해보는데...
    내가 쉬는 시간은 밤 1시~6시까지 잠자는 시간 딱 그때뿐인데..
    난 왜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건가...행복한건가...모르겠네여...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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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상어 2017/01/20 16:15

    부럽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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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성적인비글 2017/01/20 16:23

    두번 말 안합니다. 고양이 사진 내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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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뇨판다 2017/01/20 16:52

    저도 8개월까지는 날라다녔거든요!
    9개월 들어서면서부터 많이 힘들어요ㅠ
    집안일 쉬엄쉬엄하셔요 몸이 축나요ㅠ!!
    너무 나대고다녀서 조산기로 입원도했었어요 전
    ㅋㅋ큐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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