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친구 한명이 있어요.
제 친구의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9년 전 쯤으로 돌아가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그 친구는 평생을 공들여 갈고닦은 기술 하나로 자신의 꿈에 삶을 모두 퍼부은 친구죠.
그리고 자신의 노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아 뛸 듯이 기뻐했고 그 뒤론 잠도 안자고 피를 흘리면서까지 일했어요.
코피는 물론이고 의자에 피가 묻어난 날도 있었는데 병원갈 시간이 아깝다며 제 몸도 돌보지 않았던 미련한 녀석이었죠.
외모마저도 늘 초췌해서 모양이 말이 아니었는데 옷도 잘 안사입고 비싼 술이나 음식도 안사먹었대요.
그런걸 즐길 시간도 없었고 무엇보다 일을 하는동안 그 일에 투자하느라 돈도 빠듯했나봐요.
그렇게 친구는 꿈을 이루기위해 다른 모든걸 도외시한 채 쉬지않고 노력했었죠.
그리고...
일년뒤 제 친구는 좌절하고 술을 많이 마시고 있었어요.
자신이 가진 전부를 쏟아부어도 뛰어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딛힌 친구는 날개가 꺾여 추락한 뒤
어두운 방구석으로 숨어들어가 몇날 며칠을 술만 마셨대요.
친구는 그동안의 수입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예금통장을 보여줬는데 그 통장엔 약 백만원 가량만 남아있더라고요
의자에 앉아 일만하느라 비대해진 몸과 햇볕을 못받아 창백해진 얼굴에 눈은 새빨갛게 물이들어서 얻은 결과가
겨우 이것뿐이라고 허탈해하면서 그 백만원을 아주 조금씩 녹여 소주를 사 마시며 현실을 도피하고있었죠.
겨우 이것뿐이라고 허탈해하면서 그 백만원을 아주 조금씩 녹여 소주를 사 마시며 현실을 도피하고있었죠.
며칠간을 그렇게 지내더니 어느날 난데없이 이런말을 하더라고요.
"나 남은 돈으로 더 먼 곳으로 떠나볼래"
친구는 백만원을 천천히 소줏값으로 쓰면서 현실에서 도피하느니 아예 더 먼 곳으로 가버릴 생각을 했다더라고요.
남은 돈으로 계절이 거꾸로 찾아오는 나라까지 편도티켓을 끊어서 그렇게 제 친구는 떠났어요...
그리고 그 뒤로 2년 뒤 제 친구는 돌아왔습니다.
창백했던 피부는 구릿빛으로 변하고 축축 늘어졌던 살들은 제법 근육이 잡혀 건강하게 돌아왔더군요.
무엇보다 성격이 아주 적극적으로 변해서 돌아왔네요.
소줏잔을 부딛히며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친구는 그곳에서 자신이 처음 누군가에게 쓸모있는 인간임을 느껴봤대요.
제 친구가 성격이 외곬수라 일을 할때는 주변눈치를 좀 심하게 안보거든요.
그냥 자기 맏은 바 임무만 120%로 완수하는 스타일 이었는데 이런 스타일 때문에 한국에서는 늘 주변사람들에게 박한 평가와
푸대접을 받았었지만 그 나라에서는 자신의 대우가 완전히 달랐대요.
열심히 일한만큼 인정받고 돈도 아주 많이 벌었었다던데 그 많은 돈은 어디있냐고 물어보니 그곳에서 다 써버리고 왔다네요.ㅋ
아주 비싼 바이크를 사서 대륙일주라는 잊지못할 멋진 경험도 해보고 그동안 소흘했던 자신에게 아끼지않고 쓰고왔대요.
옷이나 장신구도 비싼것들로만 쫙 빼입은게 사람이 완전히 자신감이 붙어서 예전과는 아주 달라보였더랬죠.
그곳에서 처음으로 여자친구도 사귀어 봤다던데 오기 직전에 깨졌다고 말하더군요.
그래도 그분을 통해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많은걸 배웠다면서 멋적게 웃어보이네요.
지금은 그 사람에게 고마웠던 기억 뿐이고 나머지 일은 다 잊었다고 말은 하는데 가끔 술에 취하면
페이스북에서 사람찾기를 했던걸로봐선 아무래도 첫사랑이라 금방 잊지는 못했나봐요ㅋ
제 친구는 원채 바이크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친구라서 그런지 돌아오자마자 또 멋진 바이크를 한대 뽑더군요.
지 말로는 국민학생때 우연히 잡지에서 본 뒤 자신의 꿈의 바이크로 정해 둔 녀석이라는데
우리나라에 딱 한대만 있다는걸 어디서 잘도 구해왔더라고요.
바이크를 끌고와서는 입꼬리가 귀에걸려 싱글벙글 세차를 하는 꼴이 아주 행복해보였죠.
2011년, 친구는 바이크를 타다 아주 큰 사고를 당했어요...
급히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상처를 본 의사가 다리를 잘라야 한댔어요.
왼쪽 발목위쪽이 지뢰를 밟은 사람마냥 다 뜯겨져나가서 아킬래스건 인대로만 덜렁덜렁 붙어있더라고요.
급히 달려오신 제 친구의 부모님이 의사선생님과 이야길 하셨는데 가능하면 자르지 않는 쪽으로 결정을 하셨나봐요.
친구는 아주 큰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로 다리 바깥에 철제구조물을 달았어요.
발목과 정강이뼈를 관통해 어지럽게 철심이 박혀있었는데 사고로 결손된 부위가 너무 커 피 묻은 붕대와
찢겨진 피부를 통해 근육과 뼈까지 그대로 보이더라고요.
근데 자기는 이상하게 안아프다고 그러니까 걱정말라고 의연한 척을 하는데 안아플리가 없죠...
열려진 상처를 열심히 소독을하고 치료를 했지만 결국 신경이 죽어가기 시작했어요.
발목 아랫쪽의 신경이 천천히 죽어가면서 화상을 입는것과 똑같은 고통이 찾아왔다는데
꼬박 일주일을 그 고통에 몸부림을 치더군요.
꼬박 일주일을 그 고통에 몸부림을 치더군요.
마약이 들어간 진통제를 꼬박꼬박 먹고도 모자라 더 센 진통제를 주사맞고도 가라앉지않는 고통에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질렀어요. 이빨을 꽉 깨물어서 고통을 참아보려다 어금니가 깨지기까지 하더라구요.
너댓시간을 몸부림치다 약기운이 돌면 기절해서 두어시간을 자고 다시 아파서 깨 몸부림치는걸 반복하길
며칠이지나자 친구의 눈은 빛을잃었고 다시 예전의 그 초라했던 그 모습으로 돌아갔어요.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신경이 타버린 다리는 영영 쓸 수 없게 되어버렸고 그때부터 친구는 성격이 좀 어두워졌어요.
어느정도 였냐면요 한번은 남쪽나라에서 일할때 한집에 살았었다는 일본인 친구가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와 줬던일도 있었어요
일본에서 간호사일을 하던 친구였는데 제 친구를 병문안을 겸해 며칠간 돌봐준다고 예고없이 깜짝방문을 했다죠.
그런데 제 친구는 흉하게 변해버린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는지 일본에서 온 친구를 쫒아보내더라구요...
그 일본친구도 얼마전 동일본 대지진을 겪고 전기와 물자가 모조리 끊긴 병원에서 죽을 고생을하다
처음으로 휴가를 받은걸 제 친구를 돌봐주겠다며 겸사겸사 찾아와준건데 그 맘도 모르고...
처음으로 휴가를 받은걸 제 친구를 돌봐주겠다며 겸사겸사 찾아와준건데 그 맘도 모르고...
그땐 제 친구가 참 못나보였어요.
시간이 많이 지났어요...
첨엔 한 반년 병원에서 썩을것 같다며 한숨쉬던 때가 있었는데 치료가 길어져 벌써 일년이 더 흘러버렸네요.
시간은 계속 길어지고 언제쯤 완쾌되어 퇴원을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어지자 친구는 말이 아예 없어졌어요.
생각이 너무 많은건지 아님 아무 생각도 없는건지 봐서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생각이 너무 많은건지 아님 아무 생각도 없는건지 봐서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병원생활에 지겨워하던 친구는 처음엔 취미로 그림을 엄청 그렸었는데 한 반년쯤 지나자 스케치북을 팽개쳤어요.
아무 희망도, 자극도없는 생활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영감이 다 고갈되어 버렸다는데 그때부턴 노트북으로
웃긴 이야기나 짤들만 찾아보네요.
아무 희망도, 자극도없는 생활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영감이 다 고갈되어 버렸다는데 그때부턴 노트북으로
웃긴 이야기나 짤들만 찾아보네요.
(그때 낙타넷인가 하는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위험한 곳이라 끊었다는데 제가보기엔 잘한거 같아요ㅋ)
친구는 수술과 수술 사이엔 큰 대학병원에서 작은 병원으로 옮겨져 생활을 했어요,
거기는 대학병원과 달리 무선인터넷도 없어서 유일한 낙이었던 유머사이트 서핑도 못한다며 엄청 우울해했죠.
그래서 테더링을 이용해서 인터넷을 해야겠다며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하네요,
잘됐다싶어 SNS를 시작해보는게 어떨지 권해봤어요.
SNS로라도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하면 막혔던 말문이 트일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맙소사! 병상에 누워 24시간 할게 없던 제 친구는 SNS를 만나고나서 날개가 다시 돋힌것 같았어요!
이것저것 잡다한 글을 써 올렸고 심지어 연료가 떨어졌다며 놓아버렸던 그림도 다시 그리기 시작했더라고요.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폰카로 찍어 SNS에 올리며 다른 그림쟁이 친구들과 교류도 시작했지뭡니까ㅎㅎ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폰카로 찍어 SNS에 올리며 다른 그림쟁이 친구들과 교류도 시작했지뭡니까ㅎㅎ
제 친구는 제법 그림을 잘그려서 그런지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그림쟁이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요.
그림에 대해 이것저것 조언도해주고 요청이 있으면 가르쳐주기도 하면서 다시 자기가 "쓸모있는 사람" 인걸 느꼈다네요.
그림에 대해 이것저것 조언도해주고 요청이 있으면 가르쳐주기도 하면서 다시 자기가 "쓸모있는 사람" 인걸 느꼈다네요.
그때 친구는 수많은 그림들중에 어떤 그림을 보고 아주아주 마음에 들어했어요.
보기엔 아직 여물지도않은 그림이었는데 다른 어린친구들과는 싹수가 다르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그 그림을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뭐가 다른지 설명을 들어보니 엄청나게 유니크한 그림이라네요.
요새 어린친구들은 보고 좋아하는 그림도 거희 다 비슷하고 추구하는 목표도 거기서 거기라 개성이 없는데
이 친구는 그림을 바라보는 눈, 세상을 읽고 해석해 그림으로 그려내는 감각 부터가 다른 그림쟁이들과 다르답니다.
다른사람과 시작점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니 그림이 무르익기만하면 아주 오소독스하고 멋진 작가가 될거래요.
제 친구는 곧바로 덕질(ㅋ)을 시작했고 그 그림을 그린 사람과 친해졌어요.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작가가 무려 중3 꼬마 여학생이었어요ㅋㅋㅋㅋㅋ
나이차이가 장난이 아닌데도 제 친구는 그 여학생과 대화를 할때 꼭 존댓말과 '님'자를 붙여 호칭하더군요.
그분은 자신이 뭔가를 가르쳐 드려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배울게 많아 서로 절차탁마 할 분이라며
동문(?)간엔 무조건 존댓말을 써야한다나요?ㅋ
아무튼 친구는 SNS로 그 동문이라는 여학생을 비롯한 여러 그림쟁이들과 교류하더니 다시금 예전의 그때,
남쪽나라에서 돌아왔을 때의 모습 만큼 밝아져서 그거 하난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입원기간이 너무 길어지자 이젠 기다려주던 다른 친구들도 발길이 뜸해졌고 연락도 끊겨버렸거든요.
부모님과도 사이가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끊임없이 타박만하고 입에서 돋는 칼로 비수를 날리시는 분들이라서 그런가봐요.
"이렇게 오랬동안 허송세월 할 줄 알았다면 그때 응급실에서 다릴 자르자고 할걸 그랬다" 라는 말까지 하셨다지 뭐에요...
"이렇게 오랬동안 허송세월 할 줄 알았다면 그때 응급실에서 다릴 자르자고 할걸 그랬다" 라는 말까지 하셨다지 뭐에요...
자길 병신이라고 부르는 부모와 이제는 연락이 끊긴 다른 친구들 때문에 고립되어버린 제 친구가 사람과 사람으로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은 오직 스마트폰의 액정 너머였어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은 오직 스마트폰의 액정 너머였어요.
거기다 설상가상 어떤 이유로 SNS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이젠 제 친구에게 남겨진 대화상대는 딱 한명,
그 그림쟁이 여학생 뿐이었다죠...
그 그림쟁이 여학생 뿐이었다죠...
그렇게 또 시간이 아주 많이 흘렀어요.
제 친구는 벌써 5년째 다리를 재건하는 수술과 치료를 반복하고있네요...
무려 열다섯번이 넘는 수술을 받으며 제 친구는 꾸역꾸역 버텨냈어요.
무려 열다섯번이 넘는 수술을 받으며 제 친구는 꾸역꾸역 버텨냈어요.
그리고 그 도중에 장애인으로 대한민국에서 살 자신이 없다면서 전에 2년간 다녀왔던 그 나라의 영주권을 따 놨어요.
제 친구의 말로는 거기서 일하며보니 자신보다 더 심한 중증 장애인들도 일터에서 차별없이 돈도벌고 일반인과
아무 차이없이 사는 것을 봤었다던데 그게 그렇게 인상에 깊었었나 보더라고요.
아무 차이없이 사는 것을 봤었다던데 그게 그렇게 인상에 깊었었나 보더라고요.
그리고 그 사이 제 친구와 절차탁마하던 그림쟁이 여학생은 고3이 되었는데 대입을 앞두고 그림은 포기하고
다른쪽의 길을 준비하게 되었다네요, 그게 그렇게 아까운지 제 친구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푹 쉬어댔었죠.
다른쪽의 길을 준비하게 되었다네요, 그게 그렇게 아까운지 제 친구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푹 쉬어댔었죠.
그때 제 친구가 넌지시 하는 말이 이젠 더이상 그림을 볼 수 없게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지난 5년동안 자신에게
유일한 대화상대가 되어주었던 그 학생이 아니었다면 자긴 최소한 실어증이 걸렸거나 아님 우울증으로 나쁜 선택을
했을 뻔 했다며 여전히 자기에겐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라고 했어요.
뭐가 그리 고마웠냐고 물어보니 이런 이야길 꺼내더군요.
그동안 주변사람 아무에게도 내색한 적은 없었지만 그동안 자기가 앞으로 두번 다시 걷지 못하게 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으로인해 엄청난 공포에 떨어왔대요.
어느 순간부터인가 꿈속의 자기 자신이 두 다리로 걷지않고 휠체어를 타고다니는데 꿈속에서 그게 너무 당연한 듯 여겨졌고
자연스러워서 그럴때마다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 이불속에 얼굴을 파묻고 해가 뜰 때까지 많이많이 울었었다더라구요.
자연스러워서 그럴때마다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 이불속에 얼굴을 파묻고 해가 뜰 때까지 많이많이 울었었다더라구요.
제 친구가 그렇게 무너져내릴 뻔 할 때마다 그 여학생의 따뜻한 위로가 제 친구에겐 유일한 쉴 곳이 되어주었다더군요.
알고보니 그 둘은 매일매일 카톡을 통해 많고 많은 대화를 했었다는가봐요.
알고보니 그 둘은 매일매일 카톡을 통해 많고 많은 대화를 했었다는가봐요.
그림이야기도하고 신변잡기도 이야기하고 서로에게 힘든일이 생겼을땐 위로도해주며 서로가 서로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지 뭡니까ㅋ
그러면서 제 친구의 시간은 또 흘러갔습니다.
친구의 치료가 시작된지 6년째 되던해 드디어 친구는 마지막 수술을 받고 좀 Toddle Toddle거렸지만
그래도 자기의 두 다리로 일어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자기의 두 다리로 일어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학생은 대학에 합격해 대학생이 되었습니다ㅎ
중 3 꼬마일 때 만난 그 여학생이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고 아주 입이 찢어져서 흐믓한 아빠미소를 짓네요.
결혼은 커녕 변변찮은 연애 한번 못해본 놈이 뭘 안다고 무슨 아빠미소 씩이나 짓는건지 원...ㅋㅋㅋㅋㅋㅋ
그동안의 세월을 뒤돌아보면 가끔 긴 세월을 허송세월해버린 자기 자신을 책망할 때가 있었지만
제 친구는 그래도 잘 버텨냈고 드디어 2017년을 맞이했습니다.
그 여학생이 없었더라면 이녀석 이렇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요?
스무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면서도 서로 친구랍시고 잘 도닥여주며 잘도 버텨냈다싶네요ㅋ
이제 제 친구는 재활도하고 준비도해서 올해는 그 남쪽나라로 넘어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겁니다.
아, 대학생이 된 그 친구도 아주 열심히 살고있네요.
공부도 열심이고 알바도하고 얼마전엔 남친도 만들었다며 자랑했답니다.
다들 잘되고있으니 참 희망찬 2017년이 아닐 수 없습니다ㅎ
근데 제 친구놈이 요즘들어서 통 이상합니다. 종일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고 이민준비도 시원찮습니다.
뭔 고민이 생겼나보네요.
보아하니 밥도 잘 못먹고 표정도 썩어가는게 하두 이상해서 왜 그러는지 물어봤습니다.
큰일이 났답니다... 큰일이라니, 무슨일일까요? 뭐냐고 물어봐도 "아닐거야... 아니야" 이런 뜻모를 소리만 합니다.
뭔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라고했더니 그 뒤로도 한참을 말이없던 제 친구가 어렵게 말을 합니다.
그 친구가 내 안에서 다른 감정으로 느껴져...
헐...!!!
이게 뭔 얼토당토한 소리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자기가 미친것 같답니다.
언제부터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도 모르겠대요.
언제부터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도 모르겠대요.
제 생각엔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가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다며 자랑하자 제 친구도 엄청 기뻐하며 축하를 해 줬는데 카톡을 마치고나서
얼마 후부터 이녀석의 표정이 확실히 이상하긴 했거든요.
혹시 그때부터였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그 이전부터 그런 기분이 들었답니다.
그런데 이건 아니라면서 그 감정을 스스로 잘 눌러버리고 있었나봐요. 절대 그런게 아닐거라고요...
그런데 그 친구가 남친을 사귀었다는 말을 듣고는 축하해 준 뒤 갑자기 가슴이 죄여오더랍니다.
그때서야 비로서 자기도 확신을 했대요. 자신이 언제부터인지 그 친구를 이성으로서 바라보고 있었음을요.
하... 미쳤나봅니다.
제 친구는 이제 곧 이민을 가야하고 그 친구는 한국에서 쭉 살 예정이었습니다.
어차피 이젠 서로를 떠나가야하는 시간이 다가오는데 이제와서 왜 이러는걸까요...?
제 친구는 티내지않고 잘 숨겼다가 작별인사를 하고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이민을 가버리겠답니다.
근데 이미 그렇게 되어버린 감정은 없어지지 않을텐데 외국나가서 정착하느라 온 신경을 다 쏟아부어도
모자랄판에 어쩔거냐고하니 이제 그 친구와의 대화를 완전히 끊어버리겠답니다...
모자랄판에 어쩔거냐고하니 이제 그 친구와의 대화를 완전히 끊어버리겠답니다...
뭐 그것도 방법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 친구는 며칠을 고민하다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곧 이민을 가면 더이상 대화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근데 핑계는 변변치 않은 모양입니다.
그 나라는 와이파이가 없어서 카톡이 불가능하다고 뻥을 칩니다.
근데 누가 그 뻥을 믿겠습니까? 지가 남극에 가는것도 아닌데...
그럼 전화통화라도 할 수 있느냐고 질문이 돌아오자 이번엔 그 나라엔 통신국이 변변찮아서 힘들거라고 합니다.
변명이라고 생각해낸게 점점 더 가관입니다...
변명이라고 생각해낸게 점점 더 가관입니다...
그러면 최소한 인터넷은 있을테니 이메일이라도 주고받자는 말에 드디어 말문이 막혔나봅니다.
제 친구는 우물쭈물 말 같지도 않은 변명만 늘어놓고있네요.
그러다 그 친구가 자기랑 연락하기 싫어서 그런거냐고 그동안 우린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왜 자기를 버리려는거냐며
(ㅠㅠ)
소설 한편 읽은 기분이에요... 서로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의 흡입력이 엄청나네요. 글쓴분 감사드립니다
에혀 힘내세요
힘내세요
힘내세요!멀리서라도 파이팅!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ㅠㅠ
잘 읽었습니다. 추스릴 수 없는 감정은 어쩔 수 없눈거지만 돌아보면 그런 소중함이 존재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될 때가 있더라구요...
...근데 성함이 타일러 더든이면..정말 '남 같지 않은' 친구분 이야긴가 보네요.
그 곳에서 마음도 몸도 건강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