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 무늬만 풀프레임?…"보급형보다 못해"

오늘자 뉴스1 기사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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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국내 시판되는 캐논의 첫번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이 250만원대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동영상 기능이 떨어진다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5일 카메라업계에 따르면 캐논 'EOS R'은 '4K'(3840×2160 픽셀 해상도) 동영상 촬영시 이미지센서의 일부만 사용하는 '크롭' 방식만 지원해 베타 테스트용 제품 등을 먼저 접한 국내외 리뷰어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성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풀프레임 카메라의 강점은 35mm 필름 규격과 동일한 면적의 큰 이미지센서에 있다. 센서 면적이 크면 빛을 더 많이 받아들여 화질이 우수하고 화각이나 심도 표현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 촬영에서도 이런 장점들을 활용할 수 있어 방송제작이나 최근 유행하는 유튜브 등 1인방송 시장에서도 풀프레임 카메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도 최근 카메라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동영상 기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이같은 성능을 갖춘 제품을 많이 찾고 있다.
그런데 캐논이 야심차게 내놓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은 이같은 기능을 전혀 담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OS R'은 4K 동영상 촬영시 '1.7배 크롭펙터'가 적용된다. 크롭펙터란 35mm 풀프레임 센서의 대각선 길이를 특정 센서 포맷의 대각선 길이로 나눈 수치로, 수치가 클수록 실제 센서 면적은 작아진다. 'EOS R'은 풀프레임 센서를 갖추고 있지만 4K 동영상을 촬영하면 실제 40%도 안되는 센서 면적에서 녹화된다. 100만원 안팎의 보급형 미러리스 제품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APS-C' 센서(크롭펙터 1.5~1.6)보다도 작은 면적이다. 이에 비해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A7M3'나 니콘의 'Z6'는 4K 촬영시 이미지센서 전체를 사용하는 '풀픽셀리드아웃' 방식이어서 대조를 이룬다.
여기에 EOS R에 1초당 120프레임 풀HD(1920×1080) 촬영이나 바디 내장형 손떨림 방지(ISIB) 기능 등이 빠진 것도 소비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캐논의 센서기술의 한계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EOS R은 지난 2016년 출시된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EOS 5D 마크4' 같은 3030만화소의 센서를 탑재했는데 이는 2년전에 나온 센서를 개량한 수준이어서 센서 전체 면적의 정보를 한꺼번에 빠르게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DSLR보다 본체 크기가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로 옮겨오면서 발열 등의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것도 성능저하의 원인으로 꼽았다. 캐논 본사 임원진은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CMOS 센서와 이미지 신호처리 프로세서의 제약 때문에 1.7배 크롭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캐논이 기존 DSLR 시장과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이나 후속기종 출시 등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캐논루머스' 등 외신에서는 캐논이 내년초 EOS R의 고급형 모델을 내놓을 것이란 얘기가 솔솔 흘러나온다.
카메라업계 한 관계자는 "DSLR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캐논 입장에서는 미러리스에 '올인'하고 있는 다른 제조사들과 입장이 다를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캐논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는 다른 업체에 비해 제품 출시나 기술 도입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EOS R'의 가격은 본체가 259만9000원이고, 표준 줌렌즈 'RF 24-105mm F4L IS USM'을 포함한 렌즈키트가 392만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