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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의대생의 고백.txt

나는 의대생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의대생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한의대생이니까... 지금 당장 세상에서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의학...그것을 배우는 한의대생이니까..
어느날 나는 외국인 친구 존에게 물어보았다
"연금술을 하던 시절의 영국 화학을 두고 현대에서 '영화학'이란 이름을 붙여 가르치면 어떨까??"
"천동설이 옳다고 믿던 시절의 로마 천문학을 두고 현대에서 '로마천문학'이란 이름을 붙여 가르친다면 어떨까?"
................
부끄럽다...나는 너무나도 부끄럽다....
그럴때 나는 속으로 수십번씩 외쳐댄다...한의대가 최고다 한의학이 최고다....
그러면 잠시 괜찮아진다....
하지만 곧 캠퍼스를 걷는 의대생들을 본다... 언제나 그들의 발걸음은 어쩐지 '떳떳해'보이는 것이다.
그들이 옆구리에 두꺼운 전공서적을 끼고 최신의 현대의학을 들으러 갈때
나는 칙칙한 교수에게....수백년전으로부터 전래된 본초학 따위나 들으러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우리의 열등감은 '양의학', '양의사', '양방'이란 단어들로 표현된다.
페라리 앞의 인력거처럼 도저히 상대조차 되지않는...완전히 다른 범주의 대상 앞에서
우리는 주눅과 열등감을 숨기려 '양방'따위의 구질구질한 접사를 붙여 마치 현대의학이
우리들의 '한방'과 라이벌 구도인양 교묘하게 어감을 맞춰넣는것이다
오후 7시 반....모든 수업이 끝나고 시내로 나가 동아리 동기들과 선배들과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신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본4선배가 한의학의 우수성을 열심히 설파한다....우린 모두 끄덕거리며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있다....한의학이 얼마나 열등한지를... 우리는 평생 의학과 의사에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야 할것을...
그들이 매일 빠르게 축적되는 데이터로 눈부신 현대의학의 상아탑을 쌓아올릴때.... 우린 때묻은 고서나 뒤적이며 땅속에 묻힌지 천년도 넘은 옛사람이 집약해놓은 약초와...침법과...증례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못했고
그들이 무서운속도로 외과학과 응급의료를 발전시킬때 우린 아직 인체의 분자적 메커니즘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이렇게 ...모두들 예1때부터 이어온 무겁고 음울한 생각 한 가닥씩을 뒤로 숨기고....
술에 젖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쾌활하게 큰 목소리로 건배를한다.
본4 선배는 술이 오를대로 올라 계속 한의학의 위엄을 미친듯이 떠들어댄다..
이때 술집의 낡은 문이 열리고...의대 예과생들 다섯이 웃으며 들어온다...
본4는 입을 다물고... 꼭 짜기라도 한듯이 이제 아무도 한의학에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우리의 대화주제는 자연스레 학우들의 밀애사와 추문 같은것으로 옮겨간다....
두시간 후....
다들 술이 오를대로 오른 우리 동아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술집을 나온다...
의대생들이 아직 이야기꽃을 피우고있는 그 술집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졌을 즈음
동기인지 선배인지....누군가가 외치기 시작한다...그리고 다들 한마디씩 크게 외쳐본다...
"요양 월 500!!!"
"우리가 qol하난 최고야!!!!!"
"한방실비보험!!!"
"양백 로딩 14년!!!!"
어쩐지 힘이없는 외침들... 비내리는 저녁의 공허를 담은듯 너무도 쉽게 골목 뒤로 바스라진다...
만취한 본4 선배가 계속 외친다... "요양만가도 월500!!!!"
ㅡ아직 한의대의 거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던 수년 전..... 의대를 예비 3번 차로 떨어지고 여기로 왔다고 했다.....
"요양만 가도 월500!!!!!"
ㅡ 젊고 푸르던 고등학생 시절...그의 꿈은 의료낙후국가로 가 인술을 펼치는 외과의사였다고 했다...
"요양만 가도 월500!!"
ㅡ맹자를 외우며 몰래 수학 문제를 풀던 예1시절... 동아리 선배들에게 끝없이 세뇌당해 반수를 접었다고 했다...
"요양만가도 월 500!!"
하늘과 같던 선배가 이토록 초라하게 무너진다...
한의학에 회의와 의구심이 들 때마다 나를 꽉 잡아주던 선배가...
"요양만 가도 월 500!!"
6년의 긴 울음을 삼킨 외침이다...
선배는 완전히 실패했다...그는 진정 헌신적인 의사가 될수도 있었다....
그는 명석한 두뇌를 길고 긴 청춘 내내 중국산 전래요법에 바쳐넣은 것이다.... 그 댓가로...
"요양만 가도 월 500!!"
무엇이 선배를 무너뜨렸을까... 선배는 비겁한 사람일까? 아니 단지 한명의 피해자일 뿐일까?
어쨌든 그의 인생은 이제 처참하게 무너졌다...그의 졸업 후 봉급은 얼마일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의학에 뛰어들어 한몸 불사르려던 재기넘치는 청년 ooo는 이제 죽어버린것이다..
"요양만 가도 월 500!!"
선배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길
뒤를 돌아보았더니
학교 언덕 위 눈부시게 희고 큰 대학병원 건물이 보인다...
그 아래를 한개의 작은 점처럼...비틀대며 걷는 본4 선배의 등이 오늘따라 쓸쓸하고 허전해보인다...
나는 의대생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의대생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한의대생이니까... 지금 당장 세상에서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의학...그것을 배우는 한의대생이니까..

댓글
  • underpressure 2018/09/30 13:36

    계속 한의학에 관련된 글만 쓰시네요 원수졋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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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kΩ 2018/09/30 13:49

    싸고 가면서 뒤돌아보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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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말을믿지않아 2018/09/30 13:36

    "연금술을 하던 시절의 영국 화학을 두고 현대에서 '영화학'이란 이름을 붙여 가르치면 어떨까??"
    "천동설이 옳다고 믿던 시절의 로마 천문학을 두고 현대에서 '로마천문학'이란 이름을 붙여 가르친다면 어떨까?"
    비유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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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7.Κοοki™ 2018/09/30 13:38

    소설이 찰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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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제키엘 2018/09/30 13:39

    제가 아는동생도 한의사하면서 실제는 별 효과없는약을 잘 포장해서 팔아야하는게 너무 싫었다고 하더군요. 그후로 의전원가서 이제 졸업이 얼마 안남았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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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손은거들뿐 2018/09/30 13:46

    감초 당귀 이런거 넣고 끓여서 몇만원씩 받는거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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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minos 2018/09/30 14:04

    친구들 중에 한의대 들어가고 바로 환멸에 반수해서 탈출 시도한 놈들 여럿 있는데 다행히 의대 입학에 성공한 녀석들은 당당하게 살고 있고 대충 공부하다 재수 실패하고 못 옮긴 친구들은 저 수련하는동안 다들 개원했는데 의대 참고서 베끼고(그나마도 못 알아먹음) 소아 상대로 비경(내시경) 구경시켜주고 한약 팔고 그렇게 살더군요. 너 해부학 제대로 모를텐데 비강 소견 보면 아냐고 물었더니 어차피 보호자는 못 알아본다고 하길래 그 길로 절연했는데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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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DMK4/6D]나먕쥬 2018/09/30 13:39

    로마천문학ㅋㅋㄲㅋㅋㅋㄱㄱㄱ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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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또 2018/09/30 13:39

    "연금술을 하던 시절의 영국 화학을 두고 현대에서 '영화학'이란 이름을 붙여 가르치면 어떨까??"
    "천동설이 옳다고 믿던 시절의 로마 천문학을 두고 현대에서 '로마천문학'이란 이름을 붙여 가르친다면 어떨까?"
    비유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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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차원의프리터 2018/09/30 13:39

    의대생 : 임상도 없는 꼴통 3류무당 한의사가 의사라고? 주제파악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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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러드드레싱 2018/09/30 13:40

    별필요 없는데 환자서비스로 하려고
    요양병원 월 300 준다니까 12 명 원서 냈다는 말 들음.
    그리고 뭣모르는 여자 졸업생 사무장이 월 1 천 준대서
    자 기이름으로 다 했는데
    나중에 빚20 억인가 텀태기 써서 자살 했다는 말도 ..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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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타이즈 2018/09/30 13:42

    ㅋㅋ
    변호사 vs 법무사
    회계사 vs 세무사
    의사 vs 한의사
    간호사 vs 간호조무사
    경찰,군인,소방관 vs 여경,여군,여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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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ㄹr요 2018/09/30 13:50

    남경,남군,남소방관 이랑 여경,여군,여소방관은 월급이 같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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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등심먹을래? 2018/09/30 13:44

    ㅋㅋㅋㅋㅋㅋ리얼한데
    근데 요양병원에 한의사 가면 월500을 주나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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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드불♨ 2018/09/30 13:47

    한의대 떨어졌어요?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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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터헹복 2018/09/30 13:51

    전 사실적으로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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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muban 2018/09/30 14:00

    쨌든 잘나가는 한의원은 엄청 돈 마니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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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1]lushman 2018/09/30 14:02

    위정자가 똑똑하지 못하니, 저 훌륭한 인재들을 저렇게 썩히게 되는거죠. 물론 그 위정자를 뽑는건 국민..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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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해 2018/09/30 14:03

    한무당하면 치가 떨림. 얼굴에 침한대 맞으러 가면 비급여 30만원짜리 한약 덤태기로 씌우려고 아주 발버둥을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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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부터가자 2018/09/30 14:08

    제가 보기엔 침 맞으러 가시는 것자체가 호구처럼 보이는데요.
    전 한의원 교통사고 당했을 때 빼고는 얼씬도 안합니다.
    보험사에서 한방자생병원 같은데 입원했다고 하면 버선발로 뛰어나오서 합의금 챙겨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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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해 2018/09/30 14:09

    맞습니다. 저도 그래서 교통사고 피해자 입원은 늘 한방병원잊니다. 최고죠 그럴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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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minos 2018/09/30 14:17

    그게 주요 벌이수단이죠. 글쓴분은 아마 퍼온 글이겠지만 저치들이 양백 로딩 14년이라고 외치는게 아마 의사 교육수련기간이 6-5-3-2로 보통 남자 기준 14-16년인걸 비꼬는거 같은데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그 긴긴 시간동안 수련해서 쌓는 경험과 지식보다 6년 얼치기로 실제 해부와 수술 참여도 제대로 못해본 유사의학이 의학과 전혀 관계없는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보험에서 더 대접받는게 아이러니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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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부터가자 2018/09/30 14:06

    여러번 보지만 글이 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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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해프 2018/09/30 14:12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이분 아무래도 한의사한테 첫사랑 뺏기신거 같은데; 담담하게 서술하려하나 한의사에 대한 증오가 곳곳에 담겨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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