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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그리고 멸망.


어제 미스터 션샤인을 보면서 옛날 학생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이 갑자기 떠올라서 혹시나 다들 아시려나 궁금해서 글을 써봐요.

미스터 션샤인을 혹시나 모르시는분은 대강 1903,4 년부터 시작되는 시대극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초반에 신미양요 때의 사건들이 있긴 합니다.)

대한제국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드라마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드라마에 나왔던 역사적으로 사실이었던 사건 중, 대한제국의 망국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써볼까 합니다.

1. 1904~1905년 러일전쟁

1895년 을미사변 이후 일본에 대한 위협을 심하게 느낀 고종은 
1896년 아관파천을 통해 러시아의 힘을 빌려 한반도에서의 일본의 영향력을 줄이려고 합니다.

청일전쟁에서 승리하여 이후 극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싶었던 일본은
아시아에서 점차 세력을 넓히고 있던 러시아를 견제하고 싶었던 영국과 
1902년 제1차 영일동맹을 맺고 러시아와의 전쟁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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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포고 없이 뤼순에 정박해 있던 러시아 함대를 공격하여 시작된 러일전쟁은
국토가 너무 커서 군사를 쉬이 옮기기 힘들었던 러시아의 패배로 끝나게 됩니다.

전쟁 중간에 중립국을 선언했던 대한제국이지만 한일의정서를 통해 일본군은 한반도를 자유롭게 거닐수 있게되었고
서양열강에게는 이미 대한제국은 힘없는 약소국으로
그들의 눈에는 전쟁 결과에 따라 일본 혹은 러시아 밑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겠지요.

이후 일본은 제2차 영일동맹과 가쓰라-태프트 밀약, 포츠머스 조약을 통해 각각 영국과 미국, 러시아에게 한반도에 대한 통치권을 인정받게 됩니다.



2. 1905년 을사조약
공식적으로는 을사조약으로 쓰이기 때문에 을사조약이라고 적었습니다.
옥새도 찍히지 않은 불평등조약임을 강조하는 말이 굴레 늑()자를 써서 을사늑약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알고 제일 유명한 이벤트입니다.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일본제국에 이양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입니다.
이로써 제 3국에서 보게된다면 대한제국은 존재하지 않는 나라가 된 것이죠.

이를 계기로 대한제국은 일제의 조선통감부의 휘하로 들어가게 되어 감독, 감시를 받아가며 정치를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당연히 초대 조선통감은 이토 히로부미가 되구요. 
이 조선통감부는 5년 후 경술국치 이후 조선총독부가 되어 이후 36년간의 일제의 한반도 통치 기구가 됩니다.

이 을사조약에 대한제국을 대신하여 서명한 다섯 명을 을사오적 이라고 부릅니다.

제일 유명한 학부대신 이완용을 비롯하여
군부대신 이근택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이 을사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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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완용의 그림자에 묻혀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을사오적은 당연히 친일인명사전 첫 장에 올랐습니다.
꼭 기억해야만 하는 이름들입니다.



3. 1907년 헤이그 특사

헤이그에서 열렸던 만국평화회의에 고종이 3명의 특사를 보낸 것입니다.
부당한 을사조약과 일본제국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특사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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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준, 이상설, 이위종 열사

이미 러일전쟁에서 패배한 러시아, 포츠머스 조약 및 영일동맹으로 서양열강들은 한반도에서의 일본의 지배력을 인정하는 분위기였고
일본 자체도 특사가 파견된 것을 파악하자 마자 고종이 파견한 특사들의 행동을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세 명의 열사들은 언론사를 모아놓고 열변을 토하지만 동정의 눈빛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거기까지만 얻을 수 있었습니다.
UN 도 없었고 제국주의가 세를 떨쳤던 그 시기에 힘이 없는 국가는 측은함을 받을 수 있을 뿐 도움은 받기 힘들었었겠지요.

이준 열사는 헤이그에서 순국하시고 다른 열사님들은 그 이후에도 일제의 부당한 침탈을 알리려고 노력하십니다.

고종이 헤이그에 특사를 보냈다는 사실을 파악한 이토 히로부미는 고종을 폐위시키고 병약한 황태자엿던 순종을 강제 즉위시킵니다.


4. 1907년 정미 7조약

정미 7조약을 통해 통감부는 외교업무 뿐 아니라 볍령 제정, 행정권, 임명권 까지 가져가게 됩니다.
또한 비밀조치서를 통해 대한제국군이 해산됩니다.

정미 7조약의 체결에 동의한 자들을 정미칠적 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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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조중응, 임선준, 이재곤
아래 왼쪽부터 이병무, 송병준, 고영희, 이완용

정미7조약을 통해 대한제국군이 해산되자 대대장 박승환이 자결합니다.
이를 본 군인들이 분노하여 무기고를 부수고 총을 꺼내 일본군과의 교전을 시작하여 남대문 전투로 이어집니다.
(어제, 미스터 션샤인에도 나온 장면이지요.)
후에 대한제국군 군인들은 의병부대에 합류하여 정미의병에 참여하게 됩니다.


5. 1909년 기유각서

기유각서를 통해 대한제국의 사법권 까지 일제는 가져가게 됩니다.
대한제국의 사법권과 교도행정권을 모두 일본제국이 가져가게 되어 
당시 황제였던 순종은 단 하나의 실권도 가지지 못한채 일제 통감의 꼭두각시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겠지요.

역시나 각서의 체결자는 이완용 입니다.
을사오적, 정미칠적에도 이름을 올린 매국노답게 대한제국을 망국으로 치닫게 만들었죠.



6. 1910년 경술국치

을사조약, 정미7조약, 기유각서를 통해 사실상 국가의 전권을 통감부에 넘겼던 대한제국은 
1910년 경술년 한일병합조약을 통해 대한제국은 멸망하고 일본제국에 병합됩니다.

이 조약을 체결하였을 때 찬성했던 8명을 경술국적이라고 합니다.
이완용, 윤덕영, 민병석, 고영희, 박제순, 조중응, 이병무, 조민희
가 그 여덟 명으로써 각자 조약 체결후 일제로부터 귀족작위와 은사금을 받았습니다.

이로써 대한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되고 일본본토에 핵폭탄이 두 방 떨어지고 나서 항복하기까지 일제강점기가 지속됩니다.



볼때마다, 떠올릴때마다 참 가슴아픈 역사입니다.
가끔씩은 만약 저런 격동의 시대 한가운데에 있었다면 나는 과연 어떠한 선택을 했을 것인가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앞으로 대학갈 친구들이나 지금 초,중,고등학생들은 국사를 필수로 배우고 있을 것이고
예전에 사탐 중 근현대사를 선택한 분들은 이미 알 정보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과생들이나 국사를 배우지 않았던 사람들은 아마 이러한 역사들에 대해서 자세하게는 모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이과 출신이고 공대 출신이다보니 제 주변은 얼마나 알까 궁금해 지기도 하구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서 다시금 기억하고 다짐할 수 있게되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시대극이란 이런 장점들도 있는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이나 관심 없었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연결통로 같은 느낌이랄까요.

현재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게 목숨바쳐 희생하신 수많은 열사들, 독립운동가들을 잊지말고, 또한 매국노들 역시 잊지않고 단죄할 수 있다면
슬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Stigma 2018/09/17 15:57

    흥미롭고 유익하고 재밌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할 역사

    (ZcU298)

  • 엔델 2018/09/17 16:24

    광복이후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못한 휴유증을 21세기인 지금도 겪고 있다는 것 역시 슬픈 현실이죠.

    (ZcU298)

  • lucky 2018/09/17 16:34

    매국노의 면면을 보면 조선의 최상위 지배계층으로 온갖 혜택을 누리던 넘들이었음

    (ZcU298)

  • 40년굶었어요 2018/09/17 16:45

    저 사람들 보다 더 큰 역적은 고종 자신임
    왕이 매관매직하고 탐관오리가 전국에 넘쳐나는 상황이 되었음 결국 농민들이 살기 힘들어 동학형명일으키게 되었고
    나라의 돈을 몽땅 탕진해버려서 일본이 쳐들어와도 군대를 만들 수 가 없었음.
    더욱이 왕이  충신을 배신해버리는 일도 부지기수였고  왕이 배신하는데 사람들이 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건 말도 안되는 것임
    고종이 그렇게 말아먹지 않았다면 조선에는 일본에 굴복하지 않을 충분한 힘이 있었을 것인데 그 토대를 싹다 갈아 갈아 엎어 버린게 고종임..
    고종 자신도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도 아니였음..

    (ZcU298)

  • 베니굿 2018/09/17 16:45

    이완용 후손은 어캐 죽었나 찾아보이 떵떵거리고 살고 있었네요
    어떻게 우리는 근현대사에서 처죽일 역적들을 한번도 단죄를 못하고 넘어 갈가요?
    "친일파 후손에 의한 재산반환소송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된 것은 이완용의 증손자가 1992년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경기도 고양시 향동동 소재 2만 5000평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였다. 이 소송은 원고의 소취하로 종결되었지만, 이후 경기도 여주군과 강원도 철원읍 관전리 일대, 서울시 북아현동 일대 부동산에 대한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여타 친일파 후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소송이 연속 제기되는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고." - 2006년 한국토지법학회가 발행한 <토지법학>에 실린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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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garita 2018/09/17 16:49

    이완용은 3관왕이네요. 아주 열과 성을 다해서 나라 팔아먹는데 앞장섰구만? -_-
    거래처 상무님 이름이 권중현인데, 으어어어엄청 좋은 분이신데 을사오적에 같은 이름이 있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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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005 2018/09/17 17:47

    '여의도 면적의 7.7배'... 지금껏 몰랐던 이완용의 재산 (2017.8.15)
    https://youtu.be/4rj6YQxRJk4 - VIDEOMUG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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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짠지 2018/09/17 18:13

    30여년전 배워 가물가물한데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글 감사해요~중3아들에게도 읽어보라고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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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퇴한회원임 2018/09/17 18:15

    어제 실시간 검색어 1등에 정미칠적이 떠 있는거 보니 문화의 힘이 이리 크다 생각되더군요
    댓글들이 을사오적이나 이완용은 많이 들어봤어도 정미칠적은 처음 들어봤다고..물론 저도 처음 듣고요
    넷플릭스통해 전세계에 방영되어서 일본놈들의 만행과 전범기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더욱더 잘 알려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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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델라 2018/09/17 18:18


    아들이랑 같이 미션봤는데 오늘 학교에서 빌려왔네요. 더 깊이 알고싶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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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ulGuardian 2018/09/17 19:56

    이런 역사속에서도 지금의 한국이 성장한걸보면
    국민성은 참으로 대단하다 생각해요.
    일본이 침략할때 그랬다죠.
    조선백성들은 강하고 무서워서 이기기 힘드나
    정치관료들은 멍청하고 타협과 배신을 잘하니
    위엣놈들을 구워 사람으면 조선을 지베할수 있을
    거라고 하고 침략방법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읽은게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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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ko 2018/09/17 20:13

    고종이 일부러 나라를 말아먹었다고 할수는 없겠지만 나라가 망한데 가장 큰 책임이 있었다는데에는 이견이 없을겁니다
    물론 100여년이 넘게 이어온 세도정치의 책임까지 고종에게 있닥 할 수는 없지만 혼란한 시기에 대원군이 세도정치를 정리(?)하고 나라를 정비하는 과정을 억지로 막고 민비 일족이 막장의 끝으로 치달을때까지 아무것도 못한건 무능과 무지외에는 달리 할말이 없는거죠
    본인이 무능한 걸 알면 신하라도 믿어야 했지만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수시로 신하를 갈아치우고 일못하게 우왕좌왕한건 임진왜란의 선조의 판박이였죠
    선조는 이순신장군과 명나라가 있어서 나라를 구했지만 고종은 그게없어서 망했다고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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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pudu4mnu 2018/09/17 20:18

    민족을 배신하고 나라를 팔아 얻은 자본으로 부를 축적하고 생활을 영위하는 후손들에게서 토지와 재산을 환수 하는것은 연좌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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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근충만 2018/09/17 20:55

    역사라면 먼 옛날얘기같은 아주오래된  옛일이라고 생각할수있지만 이내용은 나름 근대역사인데 이에대한 수업이 너무 부족한거같아서 슬프네요 알아야할 내용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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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ryu4 2018/09/17 22:11

    알기쉽게 잘 풀어 쓰셨네요.
    지난 역사를 모르면 현재와 미래에 대응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죠.
    좋은 글은 자주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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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금포도 2018/09/17 23:33

    고종이 용서가 안되는 이유가.
    가장 큰게 동학과 외교부분임.
    내정을 개판으로 한 결과가 동학농민운동. 근대 자국민이 배고파서 일으킨 농란을 외세를 불러서, 그것도 텐진조약으로 일본군까지온다는걸 알면서도 청나라가 있는대 일본이 함부러 행동못할거란 낙관으로 청군을 불러들임. 모두가 알다싶이 호시탐탐 한반도진출을 노리던 일본에겐 쟁반에 떡이 떨어진꼴. 결과 역시 일본의 승리와 일본제국에 의한 조선의 보호국화가 진행되는 기록적인 첫스타트를 끊음.
    사실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청제국과 러시아제국을 이겼다한들. 일본이 인구가 2000만에 육박하는 조선을 집어삼킬 국제적 위치가 안됬음.
    일본이 훗날 미국,영국과 태평양에서 쌈박질하는걸 생각하면안됨. 그건그때이야기.
    러일전쟁 직전 고종은 러시아에 일본을 막아달라고 접근함. 이때 아관파천이란 사건이 일어남. 한나라의 군주가 외교공관에 대피했단건 사실상 주권을 그나라에 맞기겠단것. 알다싶이 러일전쟁은 일본의 간신한 승.  여기서 중요한건 일본이 이겨서 배팅이 망했단것이 아니라.
    당시 그레이트게임이라 불리던 최초의 냉전체제에서 국제왕따,미영프의 적이였던 러시아에 배팅을 했다는게 망국의 운명을 가른 패착.
    그결과 서구열강은 조선이 "주권도 희미하며 주권을 갖는게 민폐인 약소국"이란 인식을 가지고 일본에게 조선먹는것을 허용함.
    사실 가쓰라-태프트 조약은 미국이 대표로 지장찍었다뿐(필리핀이 미국령이라서) 영국,프랑스,독일등 모든 서구열강이 조선지배를 승인함.
    일본은 지화자 신나서 냠냠조선을 먹었고. 그탓에 1945년 일본제국이 패망했을때도 일본의 조선지배는 정당하고 합법적이였다는 연합국의 결론이 났고. 우리 현대사가 일본에 저자세로 나오는 나비효과를 유발함.
    결론:고종 개객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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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말대참사 2018/09/17 23:39

    추후 정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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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통일이다 2018/09/18 00:00

    고종은 말하자면 503 이네요
    근데 503은 4년인데 고종은 나라 망해먹을때까지 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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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dercarrier 2018/09/18 00:36

    제가 봤던 한에서, 현 교육과정의 한국사 교과서에는 을사늑약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503 집권기 교과서까진 조약으로 표기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ZcU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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