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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808170021921479안녕하세요.
[내용 추가]제가 아래 댓글에 12편을 즐겨주시길! 한건 '11편'의 오타였습니다.다음 편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시는 것 같아서 알려드립니다.
너무 쓸 시간이 없어서 쓰고나서 한번 읽어보지도 않고 올리는 바람에 오타와 비문, 내용의 꼬임이 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양한 댓글과 피드백 모두 감사합니다. 다양한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
지난 편에서 제 지인이 알아 버리고 말았다고 했는데요. 전 이 친구의 불펜 아이디를 모릅니다. 심지어 불펜 아이디가 있는 지도 잘 모르겠네요.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가볍게 쓰려고 했기 때문에 문체도 서술의 시각도 좀 가벼웠는데 읽는 분들이 감당이 안되게 많아지고 예상하지 못하게 연재가 길어지면서 처음과는 좀 바뀌었습니다 (제가 완전 아마추어라는 증거).
드라마화를 말씀해 주시는 분도 있고 편하게 술술 읽혀 좋다는 분도 계십니다.
드라마화는 줄거리 자체를 그리고 저의 극작 능력을 떠나서 생각하더라도 워낙 등장인물이 적어서 드라마 거리로는 아니지 않을까 합니다. 드라마가 되려면 "주요 등장인물"이 그래도 한 넷은 되어야 되는거 아닌가요? : )
많은 분들의 특히 30-40대의 감성이 잘 터치되어서 잘 읽었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모두들 그렇게 끝까지 즐겨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11편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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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두번 정도 부모님집에 형 식구들이 오는 것에 맞추어 저도 같이 가서 식사를 합니다.
보통 주말에 시간 맞추기 때문에 가끔 약속이 겹치면 가기 싫을 때도 있지요. 가봐야 조카들과 놀아주거나 부모님 잔소리만 듣다 오긴 하지만 아버지가 가족 모임에는 반드시 오라 엄하게 하시기 때문에 왠만하면 식사가 잡힐 때는 약속을 안 만드려고 노력합니다.
12월의 어느 주말 저녁.
형과 조카들과 여느 가족 식사 때처럼 모여서 식사를 했습니다. 형수가 출장이라 자리를 비운 것. 그리고 아버지께서 약속있으시다고 일찍 나가신 것 빼고요.
형: "야. 너 요즘 누구 만나냐? 애 엄마가 어디 삼성동 식당에서 너랑 어떤 여자랑 밥먹는거 봤다는데."
나: "무슨 초딩같은 소릴. 밥 먹으면 다 사귀나? 형도 아재 다됬구나. 밥먹는거 보고 사귀냐고 하다니."
형: "내가 아니라 네 형수가 봤다니까. 되게 이쁘다고 그러던데. 누구냐? 뭐 하는 분이야? "
엄마: "얘가 누굴 만난다고? 누구야? 응? 좀 이야기좀 듣자."
나: "아이고 아니에요. 그냥 친구에요. 친구랑 밥도 못 먹나."
엄마: "그래? 대학교 친구야? 어디서 만난 친구야? 응?"
나: "아 쫌. 엄마."
형: "야. 친구 이야기라도 해봐라. 뭐 결혼하라는 것도 아닌데. "
엄마: "너 혹시 그때 백화점에서 만난 애 데리고 나온 회사 사람이니? 그 여자 되게 분위기 있고 이쁘긴 하던데. 근데. 너 자꾸 엄마 이상한 생각 하게 하지 말어. "
형: "너 불륜에 휘말렸냐? 결혼한 사람이야? 너 그렇게 용기있었어? 헐."
나: "결혼 한 사람 아니야! 결혼 했던 사람이야."
앗.
대형 실수.
왜 난 미끼를 물고 답을 한 건가.
형: "야! 너 진짜야? 미쳤... 뭐야 너!"
엄마: "이혼한 사람이야? 너 진짜 만나는거야? 진짜야? 너 옛날에 무슨 이혼한 여자 뭐 이런 이야기 할때 이상하더니. 아이고..."
빨리 수습해야 한다.
나: "아! 진짜! 아니야! 회사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이혼한 사람이라고! 그리고 밥 안 먹었다고!"
앗. 두 가지 질문에 모두 부정을 하다 보니
꼬여버렸다.
엄마: "엄마가 이혼한 사람에게 편견은 없는데.. 그냥 편하고 안전한 결혼해. 그런거 하지 말고... 아빠 아시면.. 상상도 못한다. 야."
대충 어떻게 수습하고 집에 오는데 마음이 불편합니다.
집에서는 점점 이혼하고 애도 있는 여자랑 만난다는 이야기는 애초에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 같습니다.
형은 의사인데 수련의를 마치자 마자 동료와 결혼을 하는 통에 마흔의 나이에 벌써 초등 아들을 둘씩이나 두었고 형수는 그새 교수가 되었습니다.
일찍 결혼한 것 빼고는 큰 문제 없이 심지어 사회적으로 아들 부부가 모두 성공했으니 부모님의 기준이 제법 높아져 버렸습니다. 대단한 집안까지는 아니어도 아마도 비슷한 중산층의 집안은 기대하고 계시겠지요.
안책임님 정도면.
진짜 훌륭한데.
이쁘고 똑똑하고 학벌 좋고.
나이가 나보다 많다는 것과
이혼을 한 것과
애가 있다는 것이
조금 흠이 될지 모르지만...
아 그러고 보니.
집안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구나.
아직도 모르는게 너무 많구나.
달력이 몇장 남지 않은 12월.
그 전해의 이맘 때를 생각하면 일 년이란 세월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났나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기를 좀 써둘껄. 하다못해 혼자 보는 블로그 같은거라도 할 껄 하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에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으리란 기대와는 달리 안책임님은 친정쪽 식구들과 연말에 휴가를 몰아 써서 긴 여행을 떠났고 저도 친구 한 명과 짧게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총각이지만 아저씨 둘이 비행기 타고 나란히 여행가니 사실 이상할 것도 없는데 그림이 좋아보이진 않았습니다. 우리가 미주나 유럽으로 갔으면 게이커플이라고 했을거야.. 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는 있었지만 다시는 이렇게 오지는 말자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서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교토에서 편지쓰기를 좋아하는 안책임님이 생각나서 일본 종이로 된 편지지 여러장와 얼굴기름 찍어내는 미용 종이같은 것을 샀습니다. 같이 있던 친구는 별 희안한 걸 산다는 핀잔을 주었지만 전 좋아할 만한 선물이라고 생각했고 아니나 다를까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서 내가 잘 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또 해가 바뀌고.
우리는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여전히 저녁 시간에 데이트는 잘 못해도 퇴근 후에 집 앞에서 조금씩 보는 것은 훨씬 자유로워 졌습니다.
안책임님이 조금 일찍 퇴근하고 제가 조금 늦게 해서 집 앞으로 가면 애 재우고 나와서 조카가 집에 있을 때 한 두시간 정도는 볼 수 있었습니다.
조카아이에게 '고모 운동좀 하러 나갈게-' 하면 조카는 애가 깨나 안깨나 보면 될 뿐이었고 제법 쿨한 젊은이라 고모가 뭐하는지 시시콜콜 관심갖고 그러진 않은 듯했습니다.
안책임님네 아파트 상가의 어느 커피집에서 우리는 그렇게 늦은 저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수다를 떠는 아줌마들과 이어폰을 꼽고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길게 허락되지 않은 시간을 보냅니다.
안책임님의 옛날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졌습니다.
나: "옛날에 나이트 많이 다니시고 그랬어요?"
안: "아이고 그때 나이트 이야길 괜히 했네. 아니에요. 솔직히 손에 꼽아요. 그냥 우리 세대에 워낙 상징적이어서 그런 이야기 했었지..."
나: "전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생활이 그리 화려하진 않았던거 같아요. 솔직히 말하자면 되게 찌질했던거 같아요."
대학생활이 나쁘진 않았지만.
이상하게 온갖 흑역사부터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나: "솔직히... 안책임님을 더 일찍 만나면 어땠을까 상상해본 적이 있어요. 예를 들면 한 십년 전이면 어떨까. 십 오년 전이면 어떨까."
안: "십오년 전이라.. 음. 난 그 때. 꽤 재수없는 아이였을 듯. "
나: "네? 왜요?"
안: "나 잘나고 이쁜 줄 알고 살던 때 아니었을까. 물론 대놓고 그렇진 않았지만 그때 했던 생각들은 참 부끄러웠던거 같아. 세상도 너무 몰랐고. 뭐 스무살 갓 넘었을 때 다 그렇지 싶기도 하고."
나: "전.. 진짜 별로였던거 같아요. 지금이야 돈도 벌고 해서 옷도 잘 입으려 하지만 그땐 옷도 정말 후지게 입고 다녔고. 집도 좀 힘든 때라 돈 쓰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
지금이야 살만해졌지만 IMF가 생각 안날수가 없었습니다.
기억 안나십니까? IMF.
나: "IMF 후에 집이 좀 어려워졌어요. 후에 대학은 어떻게 들어가긴 했는데 그 때 돈이 없으니까 너무 움츠러 들었던거 같아요. 근데 생각해보면 주위 친구들도 다 돈이 없었는데 왜 나만 유독 그랬을까... 내가 그냥 사람이 별론가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제 주위에 다 돈이 없던 게 아니었어요.
돈 잘 쓰고 옷 잘입고 다니는 친구들이 있었고 너무 부러웠었어요...
안: "난 그 때의 내가 너무 한심해서.. 지금의 내가 좋아요. 지금의 상황은 물론 마음에 안들지만... 그리고 ㅈ(한숨) 성숙한 내가 훨씬 좋아요. 아마 그때의 나를 손책임님이 만났다면 되게 싫어했을거에요."
나: "안그랬을 거 같아요.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을거 같네요."
그건 어느정도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이사때 본 안책임님의 젊은 시절 사진들은 너무 빛나고 화려해서 학번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저는 감히 좋아하지도 못했을 사람같았습니다.
나: "반대로 그때의 저는 보이지도 않으셨을거 같아요."
굳이 생각나는 비유를 하자면.
건축학 개론에 이제훈같은 애가 저였고
수지나 유연석같은 위치가 제가 생각한 안책임님과 (상상속에서의) 같이 다니던 그때의 친구들 아니었을까요.
안: "손책임님이 옛날에도 그대로라면. 난 좋아했을거 같아요. 발견할수만 있었다면."
에. 거짓말. 아니.. 전제가 틀렸어요. 전 옛날에 진짜 찌질했다니까요. (지금도.. 그런가.)
안: "난 사실 우리가 TF하기 전에 이미 손책임님을 알고 있었어요. 몰랐죠?"
에? 날? 그 전에 이미?
나: (황당해 하는 표정으로 ) " 그 전에 우리가 만난적이 있나요? 어 난 전혀 모르겠는데.."
안: "모르겠죠. 대화를 하거나 한건 아니니까..."
뒤이어 놀라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안: "우리가 TF하기 몇 개월 전에 일인데.. 회사 얼집 앞에 아니 맞은편에 샌드위치 가게 있잖아요. 언젠가 거기에 애랑 이른 아침에 샌드위치 한조각 먹이고 등원하려고 갔는데 다른 애들하고 엄마들도 있었어요. 거기 일찍 열어서 아침에 엄마들이 얼집 애들이 가끔 뭐 먹이고 등원시키고 그래요. 알죠?"
나: "아... 저 요즘도 일주일에 한번은 가죠."
제가 좋아하는 샌드위치 가게입니다.
옛날에 이쁜 알바도 있었는데...
안: "언젠가.. 주문하고 제 애는 옆에 두고 다른 엄마들이랑 이야기하며 있는데 잘 모르는 어린 애 하나가 의자 위로 올라가서 장난 치는데 그 엄마가 또 다른 엄마랑 이야기하느라 인지를 못하는 듯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다른 사람이랑 이야기하고 저희 애도 챙기고 하면서 틈틈히 곁눈으로 그 애를 보는데...."
왜 샌드위치집 이야기를 하며.
왜 애 얘기를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안: "그 옆 테이블에 손책임님이 커피랑 샌드위치 먹으면서 있었어요. 그 애를 가만히 보면서."
나: "네? 제가요? 근데요?"
안: "전 엄마라서 그런가. 그 눈빛을 알죠. 짜증나서 그러는건지 걱정되서 그러는건지. 손책임님이 먹던 샌드위치를 놓고 그 애만 가만히 보는거에요. 귀에 꼽혀 있는 이어폰을 빼 놓고"
나: "음. 기억에 전혀..."
안: "근데 그 애가 아니나 다를까 미끄러져서 넘어지는데 손책임님이 후닥닥 번개같이! 딱 애를 잡아채서 넘어지는 걸 잡고 너무 태연하게 애를 도로 앉혀 놓는거에요."
그런거 같기도 하고 제가 아닌것 같기도 하고..
안: "애 엄마는 전혀 눈치를 못챘는데. 손책임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애를 잡아서 앉히고 안전한 것 같아 보이자 도로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하는거 있죠. 전 그게 되게 멋있어 보였어요. 그리고. 참 좋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누군지도 모른채. 우리 회사 사람인가 보다 정도."
병원일로 바쁜 형과 형수덕에 조카는 저희 집에서 자랐고 심지어 제가 본 적도 많이 있습니다. 유치원 선생님 처럼 귀여운 말투를 쓰거나 놀지는 못해도 애들 안전하게 보는 건 습관에 좀 배어있긴 했습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애가 위험해 보여서 그랬을 텐데.
별 것 아닌데 안책임님은 제 얼굴이 그렇게 기억에 남았다 합니다.
안: "제가 사실 TF에 뽑혔을때 진짜 회사 그만두고 싶었을정도로 싫었는데. 손책임님 만나고. 아 이런 사람이랑은 좀 하고 싶다 생각했었어요. 그때 그 샌드위치집 일이 그렇게 기억에 남았나봐요. 그리고 좋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은 역시 맞았고."
전 애들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안책임님이 오해하는 것 같아 '전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하려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좋은 기억을 굳이...
어쨌거나.
좋은 사람.
감사합니다.
겨울엔 안책임님의 조카가 방학이니 좀더 아이를 맡길 수 있으리라 기대는 조카가 무려 한달이나 배낭 여행을 떠나면서 또 훌훌 시간이 흘러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쩌다 친정 찬스니 하는 식으로 쓰는 시간은 회사 회식에 쓰거나 급한 일을 처리해야하는 걸로 훌훌 날아가버리고 우리는 근 한달을 또 옛날처럼 회사에서나 겨우겨우 근근히 보고 늦은 밤에 집에 가서 주스나 조용히 마시고 나오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집에 가서도 애가 한 번 깬 경험때문인지 애가 자는동안 집에 몇번 갔지만 저도 몸에 손을 대지 않았고 안책임님도 따로 도발(?)하는 일은 없이 어른의 연애치고는 이상하리만치 건전한 나날들이 계속 되었지요.
여전히 우리는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입을 맞추기만 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진, 어느 늦겨울에서 초봄으로 넘어가던 날.
한번은 조카에게 늘 운동한다고 밤에 나오는 것이 무안했는지 진짜 둘이 아파트 주위를 뛰기로 하고 만났습니다.
저도 작정하고 트레이닝복과 운동화를 챙겨왔고 안책임님도 레깅스와 후디를 입고 나왔습니다.
아파트를 돌아 나가 한강까지. 워낙 잘 뛰는 사람이라 대충 한시간을 계획하고 뛰기로 합니다. 한 사십분여 뛰자 제가 오히려 벅차기 시작할 즈음..
안책임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듣던 음악이 멈추어 지고 황급히 이어폰을 떼고 숨을 고른다음
안: "아.. 엄마인데..... 미안해요. 이거 좀 받을게요."
나: "저 딱 힘들었었어요. 쉴게요..."
전 옆에서 손에 무릎을 대고 어디 편의점에서 물이나 살까 싶어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서 통화하던 안책임님은 한두걸음 걸으며 전화를 하더니 어느덧 제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심각한 얼굴로 통화를 했습니다. 과히 좋은 내용은 아니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한 손을 이마에 얹었다 목에 대었다 불안한 기색이 보입니다.
전화를 끊고 오자
나: "어... 괜찮으세요? "
안: (한숨) "네. 뭐. 나이를 먹으니 이러저러 짐이 많네요."
나: "무슨 일인지 알려주시면 안돼요?"
안: "불편하고. 보이고 싶지 않고. 부끄러운 집안 일 이야기."
이쯤 되면 묻지 말라는 건데.
알고 싶은 마음에. 알아야겠다는 고집에.
저 정도면 알려줄 수 있는거 아닌가 싶어서 조금 매달려 보고 싶어졌습니다.
나: "저 정도면 좀 알려주셔도 되지 않겠어요? 제가 도움될 거라도 있을 수도 있고!"
안: (한숨) "돈 이야기. 됐어요?"
아..
돈 이야기 구나.
맞다. 불편하고 부끄러운 이야기.
이렇게 까지 했는데
여기서 물어보지 않는 것이 좋은 건지
그래도 매달려서 알고 나서 위로라도 해주는 것이 좋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 "아.. 어.. 음.. ."
안: "이제 좀 걸어요. 집까지 걸어가면 딱 맞겠다."
뛰겠다는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안: "가는길에 뭐 보이면 우리 물이나 좀 사요. 땀이 식으면 약간 추울것 같기도 한데 걸음을 빨리 해요."
나: "돈. 필요.. 하시데요?"
애써 화제를 돌리는 걸 굳이 끌어 왔습니다.
나 정도면. 나 정도면 알아도 되는거 아닌가 하는 마음에. 남자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는 해 줄수 있는거 하는 마음에.
안: "어..."
굳은 표정.
실수 했다.
나: "아니.. 아니에요. 집에 가요."
얻은 것 없이 우유부단함만 노출.
안: (한숨) "부끄러운 이야기를 묻는 심리. 또 그걸 말할까 망설이는 심리."
몇 걸음 걸은 뒤.
안: "옛날에 아빠가 은퇴하시고 사업을 하셨는데 이제 이걸 엄마가 정리하시는데 돈이 좀 필요하신가봐요. 엄청 큰 돈은 아닌데 또 융통하려니 수월하지 않은 모양이네요. 엄마는 지금 아파트가 이혼하고 내 이름으로 온 걸로 생각했대요. 담보 대출을 생각하신건데.. 딸 이름으로 될거라니까 왜 그랬냐고 옥신각신.. 아휴."
나: "얼마나 필요하시데요?"
안: "이 이야기는 그만해요. 별로 하고 싶진 않아요. "
여전히 굳은 표정.
처음으로 매몰찬 감정을 담은 거절.
아마도 전 제 오피스텔을 월세로 돌려서라도 얼마라도 줄 생각도 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면 좋았을까요?
돈이라는 단어여서 아름답지 않은 거지.
정말 줄 생각하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안책임님도 알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에게 부탁하면 제가 뭐라도 했으리란 걸.
그걸 알기때문에.
그냥 끊어버린 것 아니었을까.
조금 가라 앉은 기분으로 헤어지고 집에 혼자 돌아오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결혼할 사람이라면 나에게 이야기를 했을까. 나를 그만한 사람으로 보지는 않는 걸까.
복잡하고 이상한 책임감에 사로잡혀 주차만 하고 차에서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결혼을 한다면. 내가 이런 문제를 같이 끌어안고 고민하고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 능력있는 남편이 되어 이런 문제들을 고민만하면 턱턱 해결해주는 사람으로 옆에 있을 수 있을까.
결혼을 해야겠다는 당위와
옆에 있어야겠다는 책임과
잘 해주고 싶다는 애정과
안고 싶다는 욕망.
그리고 이 상황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까지
복잡한 생각을 그냥 안고 겨우겨우 잠을 이루었습니다.
봄으로 흘러가는 그 사이의 시간에 .
전 집에서 하라는 소개들을 겨우 쳐내다가 엄마의 의심을 거두기 위해 누굴 만나기도 했습니다. 체면치레로 만난거라 한번 만나고 애프터 거절의 의사를 확실히 전달했고 상대방도 딱히 저를 마음에 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기회를 놓치고 시간이 가버리고 불편한 사실을 숨긴채..
부드럽고 폭신한 봄이 오고 말았습니다.
모처럼 저녁 시간을 같이 쓰기로 한 봄 날.
저와 안책임님 모두 일이 마무리가 늦어 한참 늦은 저녁 식사만 겨우 하게 되었습니다. 둘다 배가 고프다고 동동거리며 회사를 뛰어나가 근처의 회전 초밥집에 가서 신나게 접시를 쌓으며 먹었습니다.
안: "아 많이 먹었다. 아직 딸애가 초밥 먹을 줄 모르는데 초밥 먹기 시작하면 밥값 많이 들겠죠? (웃음)"
나: "하하. 책임님 만큼 먹으면 많이 들겠죠."
안: "싼 것만 먹으라고 해야겠다. 하하"
옛날에 이런 드립을 치면 화를 내던 여친이 기억납니다.
겨울 내내 일도 좀 바빴고 맨날 반쪽짜리 데이트만 하는 것 같아 봄이 온 기념으로 시간을 내달라고 졸.라 봅니다.
나: "이렇게 만나는 것도 좋긴 한데. 주중에는 생각보다 잘 못보는 거 같아요. 언제 주말에 어디 드라이브라도 안 갈래요?"
안: "아. 내가 하려던 말인데! 조카가 요즘 시험기간이라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도 애기 좀 맡기고 주말 시간을 쓰고 싶긴 했어요. 우리 어디갈까요?"
나: "청평이나 양평 이런데도 좋고. 아님 인천 공항옆에 해변도 의외로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저녁은 송도에서 먹고. 어때요?"
스마트 폰을 꺼내 검색하고 사진을 살펴봅니다. 사람들이 올린 블로그 글, 후기, 기사들을 서로 찾고 같이 보고 하던 중에 제가 찾은 글이 볼 거리가 많아 제 화면을 가운데 두고 같이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메시지가 왔습니다.
[[형: 동생아. 지난번에 너 형수가 소개해 준다는 사람 안 만날래? 엄마가 마음이 급한지 나한테 전화도 하고 그래서 니 형수가 소개 압박에 자꾸 난처해 하는 거 같다. 얼마나 엄마가 형수한테 이야기했으면 이러겠냐.. ]]
그리고.
이 메시지를 안책임님과 제가 둘이 같이 보고 말았습니다.
황급히 팝업을 닫는 다는 것이
엉뚱한 곳을 손가락으로 터치했고 도리어 팝업이 열려 메시지 앱이 열려 버렸습니다.
이런.
서둘러 홈 버튼을 눌러 앱을 종료시키자 상황은 더 어색해져 버렸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하나.
일단 변명으로 시작.
아니면 잠깐만요. 하고 답장을 보내는 척 혹은 전화하는 척하며
같이 보던 핸드폰을 들고 나감.
아하하! 웃으며 뜨거운 녹차를 원샷.
아니면 주방에 여기 마구로 뱃살이요! 하면서 다먹은 마당에 다시 음식으로 화제를 전환.
아니다.
지금은. 상대방의 말과 반응을 기다릴 때다.
뭘 해도 내가 먼저 하면 망한다.
안책임님을 슬쩍 보자
안책임님도 아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녹차 티백이 담긴 컵에 뜨거운 물을 더 담아 티백을 위 아래로 담금질 합니다. 하지만 그 티백은 벌써 두어번은 우려 먹었습니다. 이미 그 컵에 담긴 물은 한 시간을 우려낸들 맹물에 가까울 것.
그 맹물에 가까운 녹차를 한 모금 호로록 마시더니
절 빤히 봅니다.
역시 보통 사람이 아니다.
난처한 상황. 평정을 잃어버린 감정.
먼저 말하는 사람이, 먼저 그 당황스러운 감정을 보이는 사람이 지는 것.
어색한 침묵이 약간 흐르고
그 침묵과 적당한 소음, 그리고 몇 모금의 녹차가 어느정도 감정을 좀 추스렸다고 판단되었을 때
한 마디를 겨우 꺼내었습니다.
나: "어디 갈지는.. 제가 찾아 볼게요. 대충 인천이나 송도쪽 좋지 않을까요? 아까 본 글에서도..."
안: "네. 그래요. 어디든. 시간을 내는 것이 중요하지 어디냐는 덜 중요하니까..."
우리는 점원을 불러 접시를 계산하게 했고 초밥값을 치른 후에 뭔가 약간 긴장된 분위기로 초밥집을 나섰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감정과 사건. 어떻게 해야할까요.
화 낼 일은 아니지만
서운할 만한 일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누군가는 미안해 해야 하는 일
회사에서 안책임님은 차를 꺼내어왔고 제가 옆에 탔습니다. 집까지 같이 가고 집앞에서 내려 헤어지기로 했는데 타고 5분도 못가서 저도 모르게 그만 중간에 내리겠다고 하고 회사 근처의 지하철 역에서 내려버렸습니다.
그 어색함을 견디기 싫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차라리 화를 내던가 뭐라 언급하던가 하지 굳은 얼굴을 내내 유지하는 안책임님에게 제가 화가 난 것인지.
차에서 내리면서 전화할게요! 하는 말만 남기고
차 문을 닫고 지하철역의 출구로 들어가고 나니
뭔가 단단히 잘 못한거 같습니다.
왜 그렇게 쪽팔리고 속 좁은 행동을 했을까.
보통 차에서 내려 혼자 갈게. 하는건 여자쪽이 하는 거 아니었나.
지금 일이 벌어진건 내 핸드폰. 메시지를 보낸건 우리 가족.
근데 난 왜 나도 모르게 말 한마디 남자답게 하지 못하고 그냥 인사를 하고 헤어진 것일까.
전화를 해도 안책임님은 받지 않았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집에 갈까 고민을 하다가 더 꼴이 이상한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지하철을 타지 않고 개찰구앞만 빙빙 돕니다.
아 난 왜 이다지도 *신 같은가.
고민을 하다가 메시지를 보냅니다.
[[나: "책임님. 혹시... 화 나셨나요? "]]
답은 커녕 확인도 안 합니다.
[[나: "아까.. 메세지 보셨어요? 그거.. 그냥 엄마랑 형이랑 제가 말하지도 않았....."]]
네.
말이 길어지고 있어요. 전형적인 변명.
하지만 이건 미안하다고 해도 이상하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기엔 석연찮습니다.
위 메시지를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가.
안책임님이 뭐라 하지 않는 이상 나도 할 말이 없다 싶어서 메세지를 보내지 못하고 그냥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새벽에 추운 눈이 떠져서 옷이라도 하나 껴입고 자려고 일어났는데 메시지가 와 있었습니다.
[[안: "전화도 하고 메시지도 보낸걸 한참 있다 봤어요. 전화기를 차에 두고 그냥 집에 올라가버리는 바람에..."]]
보낸 시간을 보니 새벽 1시 30분.
[[안: "서운한 마음이 안 든 건 아닌데. 그건 책임님 잘못이 아니니까. 책임님보고 어찌하라는 거 아니에요. 애처럼 화낸거 같이 보였다면 미안해요. 제가 혼자 생각하고 해결할게요. 주말에 어디 갈지 그리고 맛있는거 찾아 주세요. 굿나잇."]]
차라리 화를 냈으면 더 나았을것도 같습니다.
제 행동을 나무라거나 속이 좁다고 저를 욕했다면 차라리 편했을 것 같습니다.
답을 보내려다가 할말이 떠오르지 않아 "굿나잇"하고 짧게 보내고 너무 건조해 보여 이모티콘 하나 붙여서 보냈습니다.
오피스텔 앞 도로는 새벽에 차 하나 없다가
저 멀리 오토바이 한대가 쌩하니 지나가고
첫 차인듯한 시내버스가 요란한 엔진음과 함께 멀어집니다.
불편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아 한참을 뒤척이다가
컴퓨터를 켜서 아무 의미없는 웹서핑을 한 후에
형에게 메세지를 하나 보내고 도로 침대에 누워 몇 바퀴를 이리저리 구르다가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습니다.
드디어. 드라이브가기로 한 주말.
어이없게도 우리는 지난 추석이후 처음으로- 하루종일 짐 정리하며 일 한 이후로- 하루를 온전히 쓰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친정에 애를 맡기기로 했는데 여의치 않았는지 조카의 애기 좋아하는 친구까지 같이 와서 하루종일 같이 있기로 했고 일일히 옆에서 지켜봐야하는 나이는 지나서 아주 걱정되지는 않나 봅니다.
며칠 전의 불편한 감정은 생각보다 만났더니 쉽게 잊어졌습니다.
가라앉아 버린건지 없어진 것인지 애써 무시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선글라스를 끼고 때때로 선루프도 연 채 우리는 신나게 고속도로를 쏘고 봄 해변을 걷고 맛있는 것도 먹을 생각으로 인천 공항 고속도로로 차를 몰았습니다.
안책임님은 얼마 전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바꾸었다며 차 안에서 유튜브로 음악을 검색해서 틀기 시작합니다.
안: "이 노래 알아요? 크으 이거 내가 중학교 때 나온건데 지금 들으니 되게 촌스럽네."
나: "알죠. 이거 알이에프 아닌가요? 난 춤도 기억나는데. "
우리는 이런 대화를 하며 90년대를 추억하는 놀이를 하고 드라이브를 즐겼습니다. 어느덧 작년 출장길에 안책임님이 공항 전송해준 것이 기억납니다. 다음에는 공항에 여행으로 같이 오자 했는데 어떻게 같이 온단 말인가.
애까지 같이 여행 가자고 할까.
내가 가자고 하면 갈 수 는 있나.
오늘 어디.. 쉬다 가는 기회가 있을까.
이쯤 되면 안책임님도 생각하겠지.
모텔같은데 싫은데. 차라리 우리집에 가자고 할까. 아 청소좀 잘 할껄...
머릿 속 한 부분으로는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우리는 어느덧 공항을 지나 영종도 옆의 해변가에 도착했습니다.
봄 바다
바람은 세지만 3월의 바람은 확실히 다릅니다. 이 바람에도 중국에서 보내는 흙먼지 금속 먼지가 있겠지만 알 수 없는 부드러움이 있어 도시에서 느껴지는 건조함과는 차원이 다른 봄을 주었습니다.
비치샌들을 가져왔어야 하는데...
해변을 걷자고 하고 준비를 안한 우리의 무지를 탓하며 맨발에 썰물의 백사장을 걷자니 발이 제법 차갑습니다.
손을 잡다가 허리를 안고 걸었습니다. 백사장은 엄청 넓은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우리는 간간히 키스도 하고 번쩍 들어 빙빙도는 티비에 나오는 유치한 놀이도 하면서 평범한 여느 커플처럼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으로.
바다를 걷다가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 데에서 밥을 먹고 좋은 카페를 찾아 책을 좀 읽기로 하고 푹신한 소파에 앉아 커피를 놓고 서로 기대어 앉았습니다. 안책임님은 읽을 책을 가지고 왔고 저는 까먹고 가져오지 않아 카페에 비치된 책을 좀 보다가 핸드폰도 보고 그러는 와중에.
이 시간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연애 애틋하고 좋긴 한데 우리는 나이를 계속 먹고 있고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삶도 더욱 무거워 질테니까요.
또 이런 생각에 잠겨.
이건 나의 용기 문제인가.
아니면 현실의 문제인가.
지난 반년여간 계속 반복되는 물음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와중에
책을 읽고 있는 안책임님을 보자 또 이런 생각이 사라지고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싶기만 했습니다.
어깨에 있던 손으로 머리를 가만히 귀 뒤로 넘겨주고 어깨아래로 떨어트려 허리까지 내렸습니다. 허리를 안던 손으로 배를 쓰다듬다가 두 손으로 아예 안기 시작했고 안책임님의 머리를 가지런히 옆으로 밀어 뒷목에 키스를 하고 어깨에 기대었습니다.
구석자리라 해도 사람이 있는 카페에서 이러는 절 밀어내지 않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이상한 용기가 생겨 손으로 가슴을 슬쩍 대기도 하며 스킨십의 강도를 높여가던 중...
안책임님에게 온 전화.
분위기는 깨졌지만 저는 안고 있던 손을 풀지 않았고 안책임님은 어. 왠일이지 하면서 전화를 들었습니다. 조카였습니다.
얘가 문자를 하면 했지 전화를 할 애가 아닌데.
왜 전화를 했지.
하는 불안한 말.
안: "응. 지연아... 어! 뭐라고? 어디서? 어! "
표정이 완전히 변했고
저는 안았던 손과 팔을 풀고 허리를 세워 바로 앉았습니다.
안: "계속 울어? 어... 그래. 지연아 잘들어. 괜찮아. 우는 건 괜찮은거야. 울음 그치고 나서 토하거나 불러도 반응이 없는지 봐. 앞으로 계속. "
안: "고모가 일단 가는데 좀 걸릴거야. 응.. 한시간 즈음. 빨리 갈게. 네가 병원에 데리고 가. 차 주인인한테 병원으로 가자고 해. 지금 당장. 영동 세브란스로 가. 어딘지 알지? 거기 고모 친구있어. 전화 해 놓을거야. 일단 주위에 경비 아저씨에게 도움을 부탁해. 지혈을 해야할텐데.. 고모가 여기저기 전화 할게. 니가 감당할수 없을거 같으면 119로 전화해. 일단 지혈부터 해. 경비실에 구급약이나 비슷한거라도 있을거야. 아니면 친구에게 잠깐 애와 있으라고 하고 니가 집에 뛰어 올라가던지. 아. 아니다 상가에 약국에 가. 그게 더 빠르겠다. 약사 아줌마가 잘 도와줄거야. 넌 빨리 뛰어 가고 차주인 바꿔줘. 잠깐!"
또 한손으로 이마를 만집니다.
표정은 긴장이 역력한데 말은 매우 차분합니다.
애를 보던 조카를 책망하는 말 하나 없이
안: "지연아. 잘들어. 괜찮은거야. 알았지? 당황하지 말고. 애가 울면 괜찮은거야. 이제 차 주인좀 바꿔줄래."
사고를 낸 차주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통화를 하는데 놀랍도록 냉정합니다. 긴 말 하지 않고 병원으로 갈 것과 차주인 번호만 빠르게 묻고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은 안책임님은
안: "애가 다쳤대요. 빨리 가야겠어요. "
나: "어디가요? 많이 다쳤나요?"
황급히 일어서 차로 뛰어갑니다.
안: "조카가 데리고 나가서 자전거를 같이 탔는데 차랑 부딪히면서 크게 넘어졌고 어디에 부딪혔는지 찔렸는지.. 찢어졌는지 피가 많이 나나봐요. 피가 너무 많이 나서 조카애가 패닉인거 같아요. 어디가 부러진건가. 머리는 괜찮은건가. 아 어떡하지."
뛰어가면서 여기저기 전화를 합니다. 많이 다친 모양입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내달리는데 안책임님은 여기저기 전화하고 받고 텍스트를 보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때때로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가 전화가 오면 또 전화를 받고 전화를 하고. 또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가 전화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자책일까요.
애가 다치는 순간 엄마는 데이트를 하고 있었고 남자는 엄마의 몸에 손을 대고 있었고.
아마 전화가 안 왔다면 좀 더 진한 스킨쉽을 했을거라 생각에 미치니
안책임님이 더 자책하고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무슨 위로를 할 수 있을까요?
무거운 침묵 속에서
운전을 한 이후로 가장 빠르게 서울을 향해 달렸습니다.
(계속....)
연재 감사!
선리플 후감상!!
선추!
4 아스날
앗 실시간이다!
저는 비를 뚫고 이제 출근합니다.
12편이 모두의 출근길에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와!!
선추천 후감상!!
오오!
[리플수정]실시간ㅇ로 보는것도 처음이고
댓글다는것도 첨이네요..
50이 넘었는데도 이 이야기에 빠져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와 이글을 내가 순위권으로!!! 잘보겠습니다
크 일어나자마자 확인했는데 글 올라왔네요 오늘도 무조건 선 추천~
감사
선추!
좋은하루 되십시오~
하아... 너무 기다렸어요!!! 또 한줄 한줄 조심스럽게 읽어내려가야겠네요. 한줄 한줄 내릴때마다 (계속) 이 나올까봐 두려워요 ㅋㅋㅋ
선추갑니다ㅎ
ㄱ ㄱ
하 비도 오고 센치해지네요. 부디 해피엔딩이기를
슬프네요.. 진심을 다한 연애란 참 슬픈 듯.
1편은 야한 썰 기대하면서 읽었는데 점점 지날수록 한 편의 작품이 되어가네요. 감사합니다.
선추,선댓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실시간ㄷㄷ잘보고있습니다
으어 연재 감사!!!
와 실시간ㄷㄷ 출근길 즐거움입니다! ㄱㅅㄱㅅ
1편은 그냥 썰 같았는데
이거 드라마로 봐도 잼나겠어요.
잘읽었습니디ㅡ.
오피스누나를 읽고 댓글 하나 남기려고 가입했는데 이제야 한달이 넘었습니다. 다음편이 완결이네요. 여러말 남기고 싶었는데. 11편을 읽으며 여름이 지나가고 있고, 이야기는 어느새 올해 3월 이네요. 여태껏 읽은 텍스트 중 무엇보다 몰입도 높게 보았고, 지인들에게 많이 권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즐거움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지막까지 몰입도가 일품입니다 :)
추천요 실시간 감상중 ㅋㅋ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금요일 밤엔 프듀
금요일 아침엔 오피스누나~~
연재 감사합니다 너무 좋네요 좋은하루되세요
진짜 볼때마다 감탄하는 완벽한 가독성과 필력이네요.크으~~!!
다음 편을 기대 합니다. ㅋ
실시간 ㄷㄷ
[리플수정]왠지 12화에선 다친 안책임님 조카와 아이 담당 전문의가, 팔메이로님 형 or 형수님일 거 같은 근거 없는 기대가 ㅋㅋㅋ;;
근데 손책임님, 직접 다신 저 댓글... 희망스럽게 읽어도 되는 댓글인가요? ㅠㅠㅠ; 11편 올려놓고는 느닷없이 12편 출근길 즐거움이라니...
일단 선 추천이요~~
일단 추천먼저
근데 드라마 하니까 굳이 생각나서 더 말씀드리는데요, 오피스 누나 시리즈를 보면 볼수록 손책임님에 적격할 배우로 박해수씨(굳이 캐릭터까지 찝어 말하자면 슬기로운 깜빵생활의 김제혁 딱 그 역)가 점점 더 머릿속에 고정되어 가는 거 같습니다. 오늘 11화에선 정말 더 그런 거 같구요....
배우 박해수씨한테도 엠팍 가입 시켜서 이 시리즈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네요....
애기가 다친것을 계기로 두사람이 멀어지겠군요. 한사람은 자책으로 다른 한 사람은 죄책감으로... 기다린 만큼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에피소드마저 드라마네요....
결혼 하셨죠? 결혼하신걸로 알게요..
NeRyung// 1회 보셨으면 결혼하신 걸 알 수 있습니다.
늘 재밋게 보고있습니다
일주일 기다리다가 지쳐서 저라도 뭔가 써보자했는데
달달한 연애가 아니라
땀내나는 군대얘기를 쓰고있네요
태풍 피해없이 출근 잘하시길~
드디어 업뎃
선추천 후감상^^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담편에서 완결되나요? 한가지 궁금한건.. 안책임님 홀어머니 아니셨나요? 6편에서 서둘러 결혼하고 같이 유학길 못오른 얘기에서 수술후 혼자 남으실 엄마 때문에 못간거라 읽었는데.. 아버지가 계셨나요?
잘봤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11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일주일을 또 기다려야하네요!
와 11편이다~~~~ 이따가 봐야겠네요~
많이 안 다쳤었으면 좋겠네요ㅜ
vanGogh// 첫 댓글 감사합니다!
송도동// 이런 신뢰를. 감사합니다.
바지콘// 글 올리고 10초도 안지났는데 ㅠㅠ 감사감사
Wolverine// 제가 요즘 epl을 안 봐서..
괴물초장이// 크. 좋은 타이밍이셨습니다.
OASIS// 감사합니다!
성범사용법// 즐겁게 감상하셨기를!
불판// 프로필 사진 멋집니다!
늘 즐겁게 감사히 봅니다 일단 추천부터... 아 해피엔딩 이었음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끝이, 글쓴님의 현재가요
wangler// 불펜의 형님이시군요. 이 이야기로 인생의 어떤 기억을 만지고 보게 되셨습니까? 저로서는 감사하네요. 그렇게들 읽어주셔서.
12편도 곧 쓰신다는거죠?ㅋㅋ오예~
롯데안주연// 확인해보신다는 이전 댓글 기억합니다. 업데이트가 기대에 부응했기를!
문선재홈런// 그래도 끝. 보단 낫지 않겠습니까?
Plusultra// 저도 솔직한 마음에 처음 쓸땐 그런 비슷한 생각 안한것은 아닙니다만 쓰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피장// 으앜 군대이야기. ㅋ 모든 이야기는 다 가치있고 재미있지요!
oliveoil// 그냥 일주일 등판으로 하겠습니다. 5일은 도저히 지키기가 어렵네요 ㅠㅠ
상촌리// 아이고 피드백 감사합니다. '아버지가 은퇴하시고 하던 사업'이라고 쓴다는게 꼬였네요. 이래서 다 쓰고 읽어보고 올려야 하는데 ㅠㅠ
아이가 많이 다치지 않았어야 할텐데...
조마조마한 맘으로 12편을 또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11편 잘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간의 흐름상 12편이 완결인가요..? 결과가 궁금하면서도 완결되면 오피스 누나 이야기 기다리는 설레임을 못 느낀다는게 아쉽네요... 완결되도 그냥 끝 이러지 마시고 에필로그라도 하나 더 부탁드립니다. 독자와의 문답으로 글 하나 파셔도 질문 엄청 많을 거 같아요ㅎㅎ
LG33TWINS// 아마 팬들이 후속작 또 열화같이 요청하겠죠...ㅋㅋ
초반부터 나올때 마다 찾아 봤는데 아마도 첫추천 하는거 같습니다
두 사람의 감정선이 잘 드러나서 그런지 글 읽는데 막힘이 없고 이미지가 그려지는 글이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결혼을 해야겠다는 당위와
옆에 있어야겠다는 책임과
잘 해주고 싶다는 애정과
안고 싶다는 욕망.
그리고
이 상황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까지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 편이 완결이라니. 슬프네요.
잘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 작가님
이거 일주일에 한편은 좀 너무한거 아닙니까? 미니시리즈도 주말연속극도 최소 주2회는 하는데...
아 아닙니다. 일주일에 1회라도 좋으니 꾸준한 연재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재밋어요.
다음편이 완결인가요?어디에도 그런말이 없는데.
헐 벌써 완결이 되나요
사랑에 있어서의 이항대립은 역시 로맨티시즘과 리얼리즘..
ㅊㅊ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하네요
류헨진 등판보다 님글 등판 기다리는게 더 힘들어요ㅠㅠ
어릴때 감성 다시 불러일으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파크에 오면 즐겁다!
언제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잘 봤습니다. 정말 몰입도가 대단해요. 12회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그리고 꼭 극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크
재밌게 봤습니다. 하필 그때 교통사고를 당해 전화가 오다니... 드라마틱하네요
하아 또 일주일...매번 연재에 감사드립니다 필력이 너무 좋으세요 작가님
언제나 쩐다쩔어!
이번 편도 역시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아.. 후반부를 달려가는데, 사고라니요 ㅠㅜ
오늘 것도 좋았습니다. 내용과 배경이 어쩜 이리 다양한가요? 독백 파트들 정말 좋군요.
새벽녘까지 집필했을 작가의 노고를 생각하며 한 줄 한 줄 읽었습니다.
아니 읽었다기 보다 문장과 문장의 끝에 멈춰 서서 숨을 골랐습니다.
'나라면.. 나였다면..'
도달하기 어려운 것, 도달하기 쉬운 것,
도달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
어쩔 수 없는 것,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 것,
열매를 맺는 것, 꽃이 피고 지는 것,
영원한 것, 영원하지 않은 것..
작가님 덕분에 또 생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추천꽉
아무리봐도 픽션의 느낌이 강하네요... 일어나기 힘든 일들이 이렇게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걸 보면
계속 기다리다가 반갑게 단숨에 읽었네요.. 두 분은 운명적인 만남이 맞는것 같네요.
우와와와외왕~~~몰입도 역쉬
아.... 결말이 다가오니 조마조마 떨면서 보게 되네요...
그동안 줄기차게 해피엔딩을 구걸하는 댓글을 달았었는데....
지금은 이런 생각까지 합니다.
지금이라도 차단하고 혼자서 해피엔딩이었다고 생각할까.....
1편을 보면 결혼 하신건 알수있죠.. ㅎㅎ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한다니!!
유부녀랑 간질간질 썸타고 감정 느끼는게 좋으시나?소설이던 사실이던 유부녀한테 쓸데 없는 뻘짓거리 좀 그만 합시다.
앗 오누이 나왔다!
루겐// 최소한 성의있게 읽어 보기라도 하든가.... 님이야말로 쓸데없는 어그로 좀 그만 합시다?
정말 재밋게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헤헤헤
언능 다음거 봤음 좋겠어요
흑맥콜//애있는 유부녀랑 키스하고 안는 스킨십이 정상입니까?에휴
아 연재 감사합니다..... 중독성이 장난 아니네요.....
읽을 때 마다 뭔가 아련한게 슬프네요. 잘읽었습니다.
[리플수정]루겐// 시리즈나 좀 읽고 어그로를 끌던가요.... 누가 유부녀입니까? 그리고, 설령 상황이 어땠든 둘이 좋으면 그만이죠... 자기 일에 대한 책임을 못 지는 어린애들 이야기도 아니고... 왜 그쪽만 공감못하고 유독 여기 공감대에 그런 식의 감정배설을 해대는지 이해가 안갑니다만?
으...
늘 잘보고 있습니다 기다릴게요!!
와 진짜 겁나 잼있네
연재 쿨타임 빨리 돌아랏 ㅋ
님 글솜씨의 가장 뛰어난 점은 흡입력
두번째는 캐릭터 표현력
세번째는 절단신공입니다!ㅠㅠ
처임 부터 이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 했는데..
다음에 마지막이면 한 편으로 지금 상황 수습 불가능 할 거 같은데....
아마도 새드엔딩 일거 같음... ㅠㅠ
손책임 죄책감에 아이에게 더 집중하기 위해서...
헤어짐....
12화에 뭔가 좋은일이 생기나보네요. 기대하겠습니다!
이건 뭐 트루만쇼 처럼 많은이들이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네요.
궁예질을 좀 하자면, 각색을 한다해도 한 여성의 사생활을 이정도로 노출하는건 도덕적으로(?) 예의가 아닐거 같은데,
우리가 기대하는 결말이 있기때문에 이정도로 서술하는게 용서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ㅎ
지부랄타// 아 좀 연재하느데 쓸데없는 말 좀 하지 맙시다.
팔메이로님이 다 알아서 하시겠죠
루겐// 불편하면 그냥 읽기 마요.
괜한 태클 걸지말고
드라마작가들이 오피스누나 주시한다던데 조만간 연락갈듯~
루겐// 이혼한 여자분인데 다른편읽어보시면 망설이시다가 이혼결정나고 더 가까워지신거에요
팔메이로님 스타일상 댓글 하나하나 다 보실거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중간에 좀 이상한 어그로 댓글들은 담아두지말고 스킵하시길..
이정도 대형커뮤니티의 최고 인기글에 어그로가 안꼬이는게 비정상이죠 머.
부부가 되셨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화는 걱정 안하셔도... 기둥 줄거리가 흡인력이 있는건지가 중요하죠.. 주변인물이나 서브 주인공 커플은 드라마 전문작가가 만들어주고 살을 붙여지겟죠...
늘 잘 보고잇습니다.. 이제 마무리가 되는 느낌인데 끝까지 기대할게요...
아.. 참.. 두분 인연이 아닌가봅니다.
정말 오래동안 뜸을 들이네요..
최고의 밥을 짓기위한 절균가요?
조금 짜증이 나는 느낌이 있네요..
싸와디// ....실현 가능한 응원글을 부디... ㅠㅠ;
연애시대2
제발 마음편히 처음 생각대로 연재 마치시길...
항상 응원합니다...
제 얘기 같아서 항상 심장이 뜁니다...^^
몇부작인가요 아 현기증나요 ㅜㅜ
그래서안책임님이랑결혼했어요안했어요 ㅠㅠㅠㅠㅠ
오늘 드디어 해피엔딩을 직감했습니다~ 다들 나중에 성지순례 오세요 ㅋ
잘 보고 있습니다. 연재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잘 보고있습니다여...^^
오늘편은 안타깝고..긴박하고.. 많이 답답하네요
필력 너무 부럽습니다 전문작가 되시면 좋겠다는 바램.
좋은글 감사합니다
[리플수정]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성향이 다르고 이에 따라 연애스타일도 다르겠지만 붕붕 띄워놓은 안 책임님의 마음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X)/않는(O) 팔메이로님 연애 스타일이 개인적으로 답답하게 느껴지긴 하네요.
그래도 그 덕분에 이토록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까워질듯 쉽게 가까워지지 않는 두 분의 관계를 응원하며 팔메이로님의 글을 목놓아 기다리는 것이겠죠.
매번 글에 몰입해서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팬입니다 늘 잘보고있어요
결말 전 절정에 다다른 것 같네요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편이 마지막이라니......아니라고해주세요ㅠㅠ
매주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피라고해서 제눈에 음란마귀가 씌여서 읽지않다가...
끌량에도 관련 글이 올라왔길래 이제서야 봤는데 1에서 11편까지 한번에 다 읽었는데....
아.. 뭐랄까 기분이 묘해지면서 응원하게 되네요
담편 기대할께요~~
아~ Viagra 모델이었던 팔메이로가 11회까지 홈런을 못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