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에 관련글이 2개나 걸려있는데...
본문은 그렇다쳐도, 이해할 수 없는 댓글들 읽으면서 굉장히 화가 나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할 수가 있나 싶었습니다.
1.단순히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인가.
"この大広間に近代日本の歴史のあゆみを感じさせる扁額が並ぶ。 亭名の名付親である井上馨をはじめ、明治の元勲といわれる伊藤博文、木戸孝允(桂小五郎)、山縣有朋、とつづき山口県出身の総理である田中義一、岸信介、佐藤栄作もあるがいづれも自筆であり各々の人間味や個性が感じられる。"
사이트에 소개된 초대관장의 인사말입니다. 이 요정에는, 근대 일본의 역사 발자취를 느끼게할 현판들이 걸려있다는 것과, '이토 히로부미' '기시 노부스케' '카츠라 코고로'등의 인물들의 자필들에서 각각의 인간미와 개성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냥 현판만 걸려있는게 아닙니다.
실제로 우익인사들의 사교장이기도 했기 때문에, 이들이 빈번하게 출입한 곳이지요. 이런 스토리텔링이 엄연히 녹아있는 곳이고, 관장도 이러한 점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익박물관'이라는 얘기는 분명히 흑색선동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평범한 문화공간또한 아닌 것이죠.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완용의 종로 옥인동 가옥에 이완용의 글씨를 인테리어 삼아 걸어놓고,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만든다면... 순수한 문화공간으로 볼 수 있을까요?
과연 이런 것을 기획하는 사람은 공직에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그나마 이완용 명필 소리 듣던 양반이라 글씨 수준은 높은편인데도요...
물론, 운영주체인 'NPO법인 역사마을 야마구치를 되살리는 모임'에서는, 그저 자기네 지역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을 뿐. 정치적인 의도는 크게 없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공식사이트에서도 이 지역 유지인 오우치씨 일족의 시조를 백제 임성태자라고 언급하기도 하더군요. '임성태자'라는 사람은 한국의 역사기록에는 등장하지도 않는데도, 그들의 시조로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에게는 소중한 고향의 역사가 우리에게는 식민침탈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는 점입니다.
2.어떤 전범들의 휘호가 작성되어 있는가.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内正毅)-초대 조선 총독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민비살해(을미사변)을 계획한 주범. 의열단 암살대상.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県有朋)-군인칙유 실질적 선포(메이지 일왕이 형식적으로 선포함), 일본 군국주의화의 선봉장.
가츠라 다로(桂太郎)-국사책에 나오는, '가츠라테프트 밀약'의 체결자.
기시 노부스케(岸信介)-A급 전범 체포(경제통이라 살림), 도조 히데키의 절친, 자민당 창당. '이동형의 김대중 VS 김영삼이라는 책에 나오는 박정희의 스승'. 참고로, 동생 사토 에이사쿠(기시의 원래성이 사토였습니다.)와 정치적 동료 마츠오카 요스케(일본의 외교관으로, 일본의 국제연합 탈퇴를 이끔)의 휘호도 걸려있습니다.
다나카 기이치(田中 義一)-의열단의 암살대상. 당시 군부요인.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자료 중에서 어거지로 까는 것 같은 몇명을 추려도 이 정도는 됩니다.
이 사람들 외에도, 아베 신조라든지 자민당 초창기 원로 인사들의 휘호도 수없이 많이 걸려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대단한 명필가라서 휘호를 걸어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겠지요?
우리 국민 입장에서, 이러한 휘호들을 곱게 볼수가 없고.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이 곳을 단순한 문화공간으로 간주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3.미우의 잘못이 있는가?
없습니다. 없다고요.
옥천사는 아이돌... 예컨데 오마이걸의 지호나 러블리즈의 이미주가 '육영수 생가'를 소개하는 방송을
했다고 칩시다. 그런다고, 누가 이들에게 "박정희, 박근혜 지지자냐!"라고 말하겠습니까?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누구?"라고 물었을때, "육영수"라고 대답한다고 해서, 육영수를 존경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까? 심지어 이미주라는 아이돌은 "장래희망이 영부인"이라는 드립을 쳐도, 그 누구도
육영수와 엮어서 까지 않았습니다.
'역사박물관은 아니라는 것'
'그냥 지역명물 차원에서 방문했다는 것'
이 정도로만 반박해도 충분한데,
그리고 "어린소녀에게 너무 가혹하다. 그냥 지역 명물이라 그런건데"라고 얘기하면 될 것을...
"그냥 한국인들도 기모노 빌리는 곳"
"그냥 있어보이도록 꾸민 문화공간"
"그냥 야마구치 주민센터같은 곳"
이렇게 주장하면서, 떼거지로 몰려와 추천으로 좌담에 올리니...
험한 말을 할 수밖에...
저도 프듀 즐겨보고 있고, 일본 연습생 좋아하는 것도 OK지만...
지켜야할 선은 지켜야죠.
이완용은 부귀영화에 매국노가 되었는데, 몇몇 분들은 그깟 아이돌에 나라를 팔아넘기실 분인거 같습니다.
뭐, 이런 글을 써봐야 못본척 넘어갈게 벌써부터 뻔히 보이긴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