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다녀온 후 며칠이 지났지만, 사진들은 여전히 카메라 메모리속에만 들어있네요. 언제 꺼내볼런지.
윤동주에 대한 기억만은 오래 남기고 싶어서... 핸드폰 전송해서 이 게시판에만 올려봅니다)
2년전에 윤동주의 모교인 교토 도지샤대학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탈퇴한 곳이지만 예전 글이 남아있더군요. 도지샤대학 방문기는 아래 링크에서 보시면 좋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9770083&sc...
시인 윤동주가 일본 경찰에게 체포되기 몇달 전, 시인은 고향으로 귀국을 결심합니다.
귀국을 앞두고 친구들과 교토 인근의 우지에서 송별회를 하는데요, 이때의 사진이 윤동주가 남긴 마지막 모습입니다.
이번 교토 일정중 마지막 날... 문득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교토에서 JR로 몇정거장 이동하면 '녹차'로 유명한 우지라는 마을에 도착합니다. 우지는 '보됴인'이라는 유명한 관광명소가 있는데요, 별 감흥없이 잠시 들렸는데... 역시 시인의 흔적을 찾는 주목적에 비해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다만, 박물관에 전시중인 예술품들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내부 촬영은 불가했기에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는데요, 우지 보됴인에 가시는 분들은 박물관에 꼭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보됴인을 잠시 찍고 아염없이 강가를 걷습니다. 38~39도를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그늘 한점없는 강가를 걷다보니 무척 지치더군요. 중간에 몇번 포기할 생각도 했었습니다. 지금 날씨에 인제 내린천 길을 보도로 걸어간다고 생각해보시면... -_-;;
(보됴인과 고생했던 산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힘든길을 한참을 걸어서 시인의 마지막 사진 뒤로 보이는 다리가 보입니다. 아마가세 구름다리입니다.
이쯤이 학우들과 즐거운 시간을 기록했던 그곳 근처인 것 같네요.
아픈 기억을 떠올릴수 밖에 없는 아픈 장소입니다만, 무척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아마가세 구름다리에서 조금 더 상류로 올라가면 또 다른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리 입구에 또 하나의 윤동주 시비가 있습니다.
.
이 시비는 최근인 작년 겨울에 세워졌는데요, 시인의 작품인 '새로운길'이 세겨져 있습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문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남겨진 기록에 의하면... 시인은 이 자리 근처에서, 친구들에게 노래 한곡을 청함받았다고 합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시인은 침착한 목소리로 아리랑을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오지'스러운 장소에 시비를 세운 그들을 잠시 원망했지만, '곤타니 노부코'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2001년 시낭송회에 참가하면서 시인을 알게 된 일본 주부 곤타니 노무코씨는 위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지요. 자신이 사는 마을에, 자주 놀러도 가는 그 다리에 윤동주의 모습이 있었거든요.
이후 이분은 이 사진을 들고 교토부, 교토시, 우지시를 찾아다니며 시비 건립을 위해 노력합니다.
"사진 한장으로는 기념비같은거 해줄수 없다. 하고 싶으면 자료를 더 모아와라"라는 거절을 받으면서... 이분은 실제로 더 많은 자료를 모으기 위해 사방팔방을 돌아다닙니다. 그 과정에서 윤동주를 살인했던 문제의 재판기록 원본도 찾아내고, 시인이 사망한 후 일왕에 의해 '무죄'로 사면했던 기록도 찾아냅니다.
그리고 시비건립 노력 12년 후인 2017년 끝무렵에 시비 제막식이 열리게 됩니다.
오오끼니... 노부코상~!
https://cohabe.com/sisa/704374
윤동주의 마지막 사진이 남겨진 곳을 다녀왔습니다.
- 빨대로 새우 만드는법.jpg [19]
- 리링냥 | 2018/08/06 17:13 | 2504
- 1, 2, 3대 스파이더맨 [6]
- 수인번호.503 | 2018/08/06 17:13 | 3072
- 욕쟁이 할머니네 고깃집 [8]
- 호머스핀 | 2018/08/06 17:11 | 3727
- 라면먹고 갈래? 만화 [5]
- 민울 | 2018/08/06 17:10 | 3038
- 반도의 이상적인 게임.jpg [31]
- jpdSINE | 2018/08/06 17:08 | 3526
- 잠시 오유롤 접습니다........ [36]
- 愛Loveyou | 2018/08/06 17:05 | 5267
- 윤동주의 마지막 사진이 남겨진 곳을 다녀왔습니다. [12]
- tritopiA7r | 2018/08/06 17:05 | 4725
- 일본 인터넷 따봉충 방송사고 [16]
- red-flag | 2018/08/06 17:04 | 4201
- 원피스에서의 불 취급 [44]
- 안락의자 | 2018/08/06 17:04 | 3218
- 부산 성공남.jpg [18]
- ClassicLens | 2018/08/06 17:04 | 3771
- 고프로6 4k vs 갤럭시s9 4k vs rx100 4k [4]
- Camarap | 2018/08/06 17:04 | 5387
- 야 안경 씌우면 모에해진다며? [5]
- jpdSINE | 2018/08/06 17:04 | 3302
- 지온공국은 여혐국가였다.jpg [10]
- 순규앓이 | 2018/08/06 17:03 | 4691
- 황정민 : TMI 그거 경상도 사투리 아니냐? [15]
- 골든시트러스 | 2018/08/06 17:00 | 4907
'곤타니 노부코'씨, 감사합니다. 그리고 훌륭하십니다.
넵. 고마운 분이죠.
즐감햇습니다. 스토리있는 사진 좋네요
공짜로 여행다녀온 느낌이네요
즐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얼마전 도지샤대학에 가서 봤네요..우지도 갔었는데 저 다리는 안가봤네요. 담에 들러봐야겠어요.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위쪽 다리는 댐 본다고 갔었는데 그 후에 비가 생겼군요. 왜 구름다리 말고 다른 다리에 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댐 바로 아래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우지시 차원에서도 협조가 불가능하다가... 해당 위치가 속해있는 '구'의 유휴부지가 마침 저 다리 진입로쪽에 있어서, 해당 구의 협조로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올라가는 내내 '이거 오라고 해논거야? 오지 말라고 이런데다 해놓은거야?'라고 투덜거렸습니다.
전에 갔을 땐 댐 쪾 다리에 마침 터널 공사 중이더라고요. 그때 땅 파면서 공간이 생겨서 그런건지... 왠만하면 구름다리에 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가기는...정말 힘들죠 ㅎㅎ 전 렌트카로 쓩 올라갔지만.
11일에서 14일날 일본 가는데..도지샤 대학좀 가보려 했더니..문닫는다고..흑..
학교 전체에 출입이 불가능할까요? 특별히 건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니, 들려보셔도 될것 같기도 하네요.
조카가 교환학생으로 있는데. 아에 학교 정문을 닫아버린다고 해서.. 못들어 간다네요.. 저희 추석같은 오봉절 기간이라고..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가 저 대학이랑 자매결연이라 꼭가보고 싶은데 안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