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글의 보배드림 실력행사에 관한 논란을 보며...

조용히 눈팅만 하다가 자게에 처음 글을 써봅니다.
몇몇 자게이(이하 '댁들'이라 하겠습니다)들이 보배드림 회원의 영업방해(?)행위에 대해 비난을 하네요. 주요 논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1.이미 국가의 사법 시스템에 의해 처벌을 받은 아우디녀에게 또 다른 응징을 가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행위이다.
2.보배드림의 실력행사로 인해 음주 사고와 무관한 아우디녀의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것은 연좌제를 금지하는 현대 형법 정신과 배치된다.
3.아우디녀에게 내려진 처벌이 불만이라면 국회나 법원에 가서 시위를 할 일이지 사적으로 보복해선 안된다.
그런데 저는 댁들의 위와 같은 주장에 전혀 공감할 수 없습니다.
반면 어이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 하반신 장애를 얻은 분, 아버지를 잃고 가정이 풍비박산되어버린 분의 고통을 충분히 공감하며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적 요소들을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보배드림의 집단행동은 크게 나무랄 바가 없어 보입니다.
1.소고기집의 위법행위에 대해 신고하고, 고발하고, 민원을 넣는 행위는 지극히 합법적인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서 항의하는 행위도 댁들이 좋아하시는 법에 위배되는 사항이 없습니다(물론 그 과정에서 욕설이나 폭행, 협박이 있었다면 경범죄처벌법이나 형법에 따라 처벌받으면 됩니다. 댁들의 어법으로 얘기하자면 '법대로 처벌받으면 그 뿐'인 일입니다).
가게 입구를 차량으로 막는 행위도 주차위반 딱지를 받으면 끝입니다. 영업을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음을 검사가 증명한다면 영업방해죄가 성립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을 것입니다. 허나 이 또한 댁들이 좋아하는 법치주의에 따른 것이니 할말이 없겠지요?
2.연좌제의 금지란 범죄자의 범죄행위에 대해 "국가권력이" 범죄자 이외의 특정관계자에게 처벌 기타 불이익을 가하는 것을 금하는 것을 말합니다.
조두순의 범죄에 대해 조두순을 처벌하는 것에 더하여 조두순 형제자매나 자식들을 처벌하거나 국가기관에 취업을 못하게 하는 것을 연좌제라고 합니다.
그러나 조두순 마누라가 운영하는 식당을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고, 조두순 아들을 편의점 알바로 뽑지 않는 것은 연좌제와 무관합니다.
현대 형사법 체계의 금과를 굳게 지키려는 자세는 좋으나, 억울한 사람이 없게끔 하려고 수백년에 걸쳐 형성되어 온 법칙들을 필요 이상으로 확대해석하여 오히려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을 비난하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네요.
3.그러면 왜 국회나 법원으로 가서 시위를 하지 않고 소고기집에 분풀이를 하느냐?
편리하기 때문이지요.
보배드림 회원은 한 사람의 개인이 아니고, 체계적으로 조직된 단체도 아닙니다.
나아가서 반드시 최선의 수단을 선택해서 행동해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현재 그들의 실력행사로 '음주사고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의 충분한 보상'에 대한 논의에 불이 붙었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 일으킨 것이지요.
그러면 된 것입니다.
그들이 하는 행동에 불법적 요소가 있다구요?
댁들과 아우디녀의 말마따나 '그 불법적 요소에 대해
처벌받으면 그 뿐'이니 댁들은 댁들의 논리에 따라 아무 소리 않고 구경하다가 처벌을 받은 사람이 나오면 비난하지 말고 따뜻이 받아 주시면 됩니다. 국가의 형벌시스템에 따라 처벌을 다 받았으니까요.
시민사회의 구성원들(현재 보배드림으로 대표되는)은한없이 감정적이기도 하고 우둔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훌륭한 집단이성을 보여줄 때도 있고 나아가 법률과 정책의 방향을 견인하기도 합니다.
글 말미에 참았던 감정을 터뜨리며 요약을 하자면...
X같은 짓을 한 인간들에겐 X같은 대우를 하게끔 X같은 법을 X같지 않게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법이 X같은 덕분에 떵떵거리고 살던 가해자가 시민들의 집단행동으로 위기에 처한 것을 또다시 X같은 법을 들이밀며 감싸주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경우에 법은 누구의 편이어야 할지 우리 모두 다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