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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한당이 민주당 암흑기보다 더 답이 없는 이유.txt

흔히 민주당도 12년 전에 똑같이 참패했던 암흑기가 있었기때문에 이것이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라고 생각하는사람들이 있던데,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수치가 아니라 내부를 뜯어보면 그때와 비교해서도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죠
제가 생각해도 이건 어디서 부터 어떻게 손을 봐야할지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상황입니다.
지금 자한당을 비롯한 보수세력의 위기는 구조적 측면에서부터 비롯된 뿌리깊은 붕괴라고 할 수있습니다.
정당을 지탱하는 3개의 축이라고 할수있는 인물, 이념(구도), 지역기반 모든 면이 노답인 상황인데 하나씩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이념구도의 변화
일반적으로 이념 구도를 진보와 보수 두 개로만 나누어 보는 경우가 많은데, 보수 안에서도 두가지 큰 가치가 있는데 그게 바로 '반공'과 '성장'이죠. 
생각하기에 친이는 이미지상 성장보수에 더 가까웠고, 친박은 반공보수에 가깝습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지지층의 성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반공보수는 충성도가 강한 지지층이지만 확장성이 떨어지고, 성장보수는 확장성은 크지만 충성도는 다소 떨어진다고 봅니다. 
그런면에서 이명박 당선 초기까지의 전성기 시절 한나라당이 수도권까지 다 휩쓸정도로 위세가 더 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시 열린우리당과 노통의 인기가 떨어졌던 것도 한 몫하긴 했지만요..)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드라이브로 반공보수의 가치가 사실상 붕괴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의 신북풍에서 그런 현상황을 여실히 보여줬죠.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현재의 분위기로 만약 한반도 비핵화가 성공하고 평화체제가 들어선다면 반공보수는 앞으로 영영 설자리를 잃을지도 모를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보수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영리한 포지션은 과거 한나라당의 실용주의 성장보수의 성격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B때문에 이제와 그런 소리하면 코웃음 나오는 얘기이긴 합니다만, 전성기 한나라당의 이미지는 지금과 상당히 성격이 달랐죠. 빨갱이나 외치는 보수 꼰대의 이미지보다는 나름 엘리트 중심의 실용주의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자 정두언의 인터뷰를 보면, 그것이 본인이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한나라당의 모습이었다고 하죠 
그래서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2030 젊은 층과 수도권 표심까지 일시적으로나마 그들에게 넘어갈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그쪽으로 노선을 틀면되지 않는가?하고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안 하는게 아니라 못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 이유는 2가지인데 하나는 박근혜의 남아있는 지지층이고, 다른 하나는 친박 의원들 때문입니다.
박근혜 지지층은 그들에게 계륵같은 존재입니다. 열성적이고 고정적인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지지층임과 동시에 그들과 결별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확장을 불가능하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여기서 재미로 홍준표에게 홍크나이트, 종신대표니뮤ㅠㅠ하고 놀렸지만, 원래 옛날부터 홍준표라는 사람을 알았던 사람이라면 지금 그 사람의 스탠스가 원래 홍준표의 스탠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있죠.
홍준표는 태생부터 YS에게 영입된 인사였고, 지속적으로 새누리 안의 비주류 스탠스였지요. 어떻게 보면 지금 자한당 스탠스랑 가장 거리가 있는 것이 홍준표임에도 그런 식의 태도를 보인 것은 그것이 철저히 계산된 불가피한 최선의행동이기 때문이죠,
또한 합리적 보수라는 유승민 조차도 외려 경제에서는 복지 지향, 안보에서는 극보수 라는 시대착오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으니 스스로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이런 포지션은 사실 오히려 진보정당에 있었다면 더 먹혔을 포지션이죠, 게다가 본인의 그런 포지션에 대한 컴플렉스 때문인지 더더욱 안보에서 극우적인 발언을 일삼고 대구라는 지역에 연연하고 있으니 자아당착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친박 중심의 인적구성
현재 보수세력은 박근혜 탄핵 사태를 겪으며 국민적인 지지가 크게 작아졌지만, 이전 총선 결과로 여전히 국회에서는 그런 민심과 괴리되는 거대한 덩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정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본인들의 개혁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합니다.
국회의원 구성원의 대다수가 여전히 친박이기 때문이죠
앞서 말했듯이 반공 중심의 친박보다는 성장 중심의 친이가 차라리 걔중에는 미래지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박근혜를 비롯한 친박세력은 그 뿌리부터가 과거지향적인, 유신의 망령내지는 6,70년대의 반공에 사로잡힌 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장 2012년 총,대선에서도 종북몰이를 비롯한 과거의 이념을 이용해 집권에 성공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박근혜보다 이명박이 먼저 집권했던 것이 민주진영에게는 축복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박근혜가 보다 뒤늦게 집권을 했고, 이명박 정부의 실패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친이 세력은 친박세력에 공천학살을 2차로 겪으며 사실상 괴멸 상태가 됩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2016년 총선을 복기해봐야 하는데,
당시 친박세력은 총선에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믿고, 총선승리보다는 친박을 최대한 많이 공천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문제는 친박의원들이 개개인으로 보면 그다지 경쟁력이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들은 TK를 비롯한 보수텃밭에 집중적으로 공천을 감행합니다. 
반대로 친이를 비롯한 비주류 의원들은 대부분 학살당하거나 친박이 나갈 수 없는 수도권 험지 등지에서만 살아남게 됩니다.
여기서 만약 20대 총선이 그들 예상되로 대승을 거두었다면 비박도 만만치 않게 살아 돌아와 어느정도 균형을 이루었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20대 총선에서 예상외의 참패를 당하면서 그나마 살아남은 거물급 비박 의원들까지도 싸그리 몰살당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오세훈, 김문수, 정두언 등등이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총선에서는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TK를 비롯한 텃밭에 주로 공천을 받은 신구 친박의원들은 대거 생존해서 돌아오게 되죠.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총선 직후에 치뤄진 전당대회에서 골수 친박인 이정현이 당대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자한당 개혁이 가능했다면 지금와서가 아니라 총선에서 패배한 시점에서 가능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막 총선에서 패한 세력이 곧바로 당권을 잡을 정도로 당내 구조가 비정상적이었다는 것이고 지금도 여전히 그 구조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혁이 절대 쉽게 가능할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친박의원들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TK만 굳건 하다면 자신들의 당선은 안전하기 때문에 특별히 개혁을 하려는 의지도 없는 것이고, 막말도 서슴없이 할 수있는 것 입니다.
결국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지지층이든 국회의원에서든 박근혜를 버려야 다시 태어날 수 있음에도, 어느 한 쪽도 간단히 포기 할 수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것이죠
3) 지역구도의 균열
지금까지 보수정당이 진보에 비해 꾸준히 우위를 지켜오고 심지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영호남 인구차이에서 비롯되는 지역구도에 있었죠.
그래서 지금까지 어떠한 악재가 있어도 기본적으로 유리하게 세팅된 판에서 싸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의 결친 민주당의 동진정책이 드디어 결실을 보이기 시작해 지난 총선, 대선에서 부터 조짐을 보였던 PK가 이번에 완전히 뒤집어 졌죠. 
어느정도 비등비등한 수준이 된것도 아니라 부산 울산의 경우엔 완전히 뒤집어져 버렸습니다.
또한 최후의 아성인 대구경북 마저도 이번에 균열을 드러내기 시작했죠.
물론 앞으로 민주당이나 정부의 실책의 따라 지지를 잃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상황들이 의미하는 것은 결국 더이상 그들에게 유리한 판은 없다라는 것입니다. 
굳건한 지역구도가 받쳐주는 상황에서는 여당이 조금만 실책을 해도 보수세력이 다시 세를 회복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본인들도 달라지지 않으면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결국 유리했던 조건에는 점차 균열이 가고 있으며, 불가피하게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역설적으로 변화를 하기 힘든 구조에 처했다는 것이죠. 
민주당은 이보다 나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암흑기를 빠져나오기 위해 각고의 노력과 더불어 몇 차례의 천운도 따라줬던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저들에게 펼쳐진 미래가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해 보입니다

댓글
  • 롯데메니아 2018/06/17 17:41

    바라는 바는
    자한당 인물들 전부
    우리 정치권에서 싸그리 퇴출되는 거네요

    (tuhAza)

  • LG4강 2018/06/17 17:41

    제일큰문제가 연령대별 득표율이죠.
    자유당 지지층은 점차 줄어들고 민주당 지지층이 계속 늘어나니..

    (tuhAza)

  • LG4강 2018/06/17 17:42

    젊은층들이 서서히 투표 손맛 느끼는것도 고통스러울겁니다.
    이명박근혜가 너무 정치 관심 많이 갖게 했죠.

    (tuhAza)

  • 우리난 2018/06/17 17:42

    또하나 무조건 자한당을 찍는 콘크리트들이 너무 극우적 성향이라는 거

    (tuhAza)

  • LG4강 2018/06/17 17:44

    친박에 의한 친이 학살은 마치 도요토미가 도쿠가와에게 씨가 마르는 과정을 보는듯했죠.

    (tuhAza)

  • 플로우 2018/06/17 17:44

    상당히 일리있는 분석이네요..
    문정부가 경제만 어느정도 현상유지만 해줘도 앞으로 최소 10년간은 민주당 전성기죠..

    (tuhAza)

  • LEGEND 2018/06/17 17:54

    정독했습니다 아주 잘 읽고 갑니다
    추천 쾅

    (tuhAza)

  • 푸하하핫하 2018/06/17 18:37

    불펜에서 오랜만에 정독했네요.
    좋은 분석글 고맙습니다.

    (tuhAza)

  • 아시모프 2018/06/17 18:38

    스크랩, 추천

    (tuhAza)

  • 누나제발!거기만은 2018/06/17 19:21

    다 맞지는 안겠지만.. 상당히 일리있는 분석글
    잘 봤습니다... 추천은 덤입니다...

    (tuhAza)

  • Caps 2018/06/17 19:3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생각이랑 비슷한부분이 많아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네요.
    보수는 최소 총선 까지는 어렵다고 봅니다. 보수가 박사모들말고 예전처럼의 표확장을 위해서는 당에남아있는 박근혜 색깔을 빼야합니다.
    그러러면 당내 초선, 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하여 새얼굴이 나와야하는데 그의원들 들여다보면 다 친박입니다. 작년 공천에서 다 그렇게 깔아버렸거든요. 인적쇄신을 핑계삼아 내친게 친이 중진들 혹은 비박이고 그자리에 대부분 친박을 박아넣었으니깐요.
    결국 정치적신선함도, 정치적능력도별로없는 그들에게서 기대할께 없으니 기존인

    (tuhAza)

  • Caps 2018/06/17 19:36

    [리플수정]물 중에서 그나마 신선한 인물 찾는다는 사람이 남경필, 나경원, 등등의 고인물이죠. 애초에 답이 안보이는겁니다.
    그래도 쇼는해야겠으니 아마 외부에서 나름 신선한 젊은 보수성향인사박아놓고 당분간 개혁을 외치겠습니다만, 그 당자체가 이미 전부 썩은 재료들이기때문에 아무 효과없을겁니다.
    결국 총선서 싹 재개편하고 살아남은 보수, 혹은 떠오르는 신선한 보수성향의 신인(얼마나 뽑힐진 모르겠습니다) 들이 새 시작을 하는게 보수의 출발점이되겠죠. 아마 5년이상은 걸리지않을까 싶습니다 최소

    (tuhAza)

  • CVIG 2018/06/17 21:45

    매우매우 동의합니다 ㅊㅊ

    (tuhAza)

  • 시티즌 2018/06/17 22:13

    읽어볼만한 글이네요.

    (tuhAza)

  • 너무너뭄 2018/06/18 01:09

    [리플수정]노통 서거를 통해 정치권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기시작했다. 잘은 몰랐지만 늘무언가 정의롭게 투쟁하는듯 보이던 노무현. 그저 정치계에 저런 사람 한둘은 있어야지 뒷짐지고 살았는데 어느날 그런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악당무리 이명박그네와 자한당 국회의원들만 남은 현실을 직면. 이제야 나는 정치권의 내막을 다알게됐는데 노무현은 없었다. 그리고 무조건 1번만 찍는 부모님 세대때문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던 9년 세월. 나는 평생 아니 내 자식도 절대 자유한국당 출신은 낙인처럼 절대 뽑지못하게 하리라 9년동안 매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tuhAza)

  • sypapa 2018/06/18 13:32

    공감이요

    (tuhAza)

  • 돌돌이 2018/06/18 13:40

    백약이 무효. 확장성없는 충성표 20%를 버릴 수 있는 각오가 있어야 가능성이 있는데 그것도 하이리스크.

    (tuhAza)

  • Anderson Im 2018/06/18 18:09

    저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글로 아주 잘 풀어주셨네요. 자한당은 1번의 외적요인과 2번의 내적요인 때문에 당분간 반성과 혁신은 어려울 겁니다.

    (tuhAza)

  • 판토치 2018/06/18 19:43

    [리플수정]많이들 보셔서 첨언하자면, 홍준표는 자신에게 이 상황을 개혁할 힘이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인지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추측을 해보자면 아마도 다음 총선까지 자신의 스텐스를 극우적으로 철저히 속이면서, 지난 대선처럼 소기의 성과 정도만 조금씩 거둬가며 끈질기게 버텨서 총선 공천에서 인적청산을 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홍준표도 남북관계를 비롯한 국제정세의 변화를 예상하지는 못했던거겠죠. 아마도 남북정상회담쯤해서 홍준표가 원래보다도 더 극우적인 이상행동을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tuhAza)

  • 판토치 2018/06/18 19:51

    [리플수정]어쨌든 정세변화로 인해 지방선거에서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참패를 당해버렸고, 홍준표도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었던 상황이었죠. 애초에 그의 목적은 아마도 지선에서 이기는게 아니라 본인이 생존하는 것이 었을겁니다.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마자 다음날 바로 돌변해서 페이스북에 쏟아내었던 말이 상당히 의미심장한데, 이것이 자신이 그동안 숨겨왔던, 그리고 끝내 실패해버린 인적청산 계획에 대한 마지막 푸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재미있는 상상과 추측일 뿐이지만 홍준표는 생각보다도 상당히 무서운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습니다

    (tuh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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