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643482

호스피스병동에 들어온지 3일이 지났습니다.

지난번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긴 글에 많은 분들이 힘을 내라는 응원을 해 주셔서 한결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먼저 응원의 말씀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비록 3일밖에 지나지 읺았지만 연명치료를 포기하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긴 결정은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 글에도 밝혔듯이 진통제를 몰핀으로 바꾸었더니 최소한 육체적 고통이 사라져 편안한 대화가 가능하고 비록 적은 양이지만 식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치의는 계속 치료를 하자고 주장했지만 몇 년전 간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의 간병을 아내가 했기에 우리는 더이상 치료는 의미 없다고 판단이 되는순간 주저없이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는것을 결정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으로 들어오니 간병인 분들께 제일 먼저 감사하게되더군요. 지저분하고 힘들고 짜증날만한데 언제나 웃는 얼굴과 따뜻한 대화로 간병해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했습니다.
특히 아내는 하반신을 쓰지 못하기에 대소변 처리 부터 식사 도움, 욕창 예방을 위한 뒷바라지까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심껏 돌봐주시는것에 대해 다시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의 상담이나 간호사 분들의 헌신적인 도움 또한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정도입니다.
아내의 육체적 고통이 사라지게되니 지난 즐거웠던 가족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가 되곤 합니다.
모든 분들이 염려하신것과 달리 아내의 임종이 닥친 상황은 아닙니다. 하반신 마비와 머리 등 온 몸에 퍼진 암세포로 인한 통증과 구토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더 이상의 항암치료는 고통만을 더할 뿐 더 이상의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어 호스피스 병동을 선택하게되었습니다.
지금은 대화 중에 아내의 얼굴에 간간히 미소를 볼 수 있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떠날 그날 까지 이렇게 편안한 모습을 계속 보게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다만 며칠 되지 않았는데 몰핀 투여량이 늘어난것이 좀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
다시한번 응원해 주신 모든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댓글
  • 올뉴밀몽이 2018/06/15 00:57

    좋은 이야기들 많이 해주시고 틈나는대로 사진 남겨두세요

  • 능글닝글 2018/06/15 03:25

    이제, 얼마남지 않은 사랑하는 분과의 소중한 시간... 환자분께 최대한 편안하게 해드리시구요. 쉽지 않으시겠지만 님도 마음을 더욱 더 다잡으시구요. 가슴속에는 머리만한 돌덩이가 들어차 있고 때로는 감정이 복받치시겠지만 태연하게 아내분을 웃으시며 대해주시길... 고통이 줄어들면서 지금 좀 편해하시고 식사도 하시겠지만 어차피 마약성 진통제도 언젠가는 한계가 올겁니다. 그때는 붙이는 패치도 같이 쓰실 건데요. 그 부작용으로 제대로 식사도 못하시고 때로는 고통에 아내분께서 힘들어 하시고 예민해하셔도 항상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시길... 예전에 어머니께서 암의 끝판왕인 췌장암으로 6개월 여명을 통보받으셨었지요. 그래도 꿋꿋하게 참으시고 1년 7개월을 계시다가 고통없는 좋은 곳으로 가셨습니다만... 제가 천하의 불효자식이어선가요? 긴병에 효자 없다는 어설픈 용납 안되는 핑계지만... 결국은 배우자가 답이더군요... 고통에 몸부림 치시고 그나마 드시던 음식도 전혀 못드시고 목에 넘기시는 족족 토하시고 나중에는 피와 노르스름한 장액과 결국에는 검은 미역덩어리같은 암덩어리와 마치 검은 짜장같은 혈변을 보시고 피골이 상접해지시는 모습에 불효막심한 저는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회사와 병실만 왔다갔다... 금요일과 주말밤만 곁에서 지켜드렸었죠. 아버지께서는 그런 상황에서도 웃으시면서 농담도 하시고 어머니의 짜증도 받아주시면서 1주일 내내 간호하셨었죠. 아버지께서 간병인 아주머니께 잠깐 부탁드리고 집에 다녀오신 그 때 어머니께서 갑자기 떠나셨고... 회사에 있던 저한테 전화하시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셨지만 평정을 잃지 않으셨죠. 어머니를 산소에 모셔드리고 영구차로 공원 묘지 입구에서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나려는데 아버지께서 잠깐 옷과 신발에 어머니 보내드릴 때 묻은 흙을 턴다고 말씀하시고 차에서 내리셔서 수돗가에 가셔서 옷과 신발을 씻으시고 나신 후 그 자리에서 무너지듯 주저앉으셔서 1시간을 눈물,콧물,침까지 흘리시면서 대성통곡을 하시더군요... 언젠가는 이별하기 마련...이별하는 그 순간까지만이라도 웃으면서 편하게 떠나실수 있게 배려해드려야지요. 분명히 기적은 있습니다. 완치될수도, 더 오랫동안 함께하실 수도 있고요. 아내분이 몸과 마음의 짐을 벗고 편하게 계시면 그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아내분의 쾌유를 빕니다...

  • 95Y3GLS 2018/06/16 01:01

    힘내십시오. 담담한 모습이 저 또한 감동입니다.

  • kulguy 2018/06/16 06:21

    비슷한. 입장으로써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e2ovc9)

  • 김향기 2018/06/16 06:27

    힘내세요 화이팅입니다!

    (e2ovc9)

  • 하이브리드0 2018/06/16 06:29

    사진보다 동영상을 많이 찍어주세요. 환자 본인이 싫어 할수도 있는데.. 그래도 꼭 찍어 두시길 바랍니다.

    (e2ovc9)

  • 무쏘아이 2018/06/16 06:33

    꼭 기적이 일어나길바랍니다
    울 엄니 생각이나서 울컥했네요ㅠ

    (e2ovc9)

  • 333000 2018/06/16 06:39

    힘내세요 하늘도감동해 기적이 이뤄지길 바래봅니다

    (e2ovc9)

  • 별과달 2018/06/16 06:51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ㅠㅠ

    (e2ovc9)

  • 자몽처럼 2018/06/16 07:01

    아....전 감당할수 없을것같습니다...ㅠㅠ 힘내세요!

    (e2ovc9)

  • 맛있는된장 2018/06/16 07:03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겠습니까....
    세월아네월아님 힘내시고 평안하세요.

    (e2ovc9)

  • 어쩌다한번들렸다가 2018/06/16 07:15

    가장 먹고싶은 몇가지 음식도 드리세요. 맛이라도보게요. 저도 그음식보면 기억이 나더라구요

    (e2ovc9)

(e2ovc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