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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방탄소년단 앨범들 감상평

이 팀이 2013년에 데뷔한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초기작들은 예상했던 것처럼 곡들이 '아이돌'스럽네요. '상남자'에서의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가사와 '쩔어'에서의 "우린 젊기에" 가사는 각각 신해철과 서태지의 그것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두 사람의 음악을 듣고 자란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화양연화 앨범은 귀에 익은 곡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이 앨범까지는 음악 자체가 '아이돌'스러운 느낌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이돌'스럽다는 표현을 부정적으로 쓰려고 한 것은 아닌데, 제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그 특유의 느낌이 있습니다.


You never walk alone 앨범부터 사운드의 세밀함이나 구성이 현저히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집중해서 들으니 작은 소리까지 신경써서 담아냈더라고요. 트랙순으로 듣는데 '피 땀 눈물'은 그 전의 방탄소년단 곡들과 선을 긋는 분기점 같았습니다. 트랙 후순위에 배치된 '봄날', 'Not today'는 정말 좋았습니다. 


LOVE YOURSELF 承 Her 앨범에 담긴 'DNA'는 영락없는 '영미팝' 같았습니다. 방탄소년단 국외팬들이 기존 K-pop 팬층 밖에 있던 사람들이라고 들었는데, 그 이유를 언뜻 알 것만 같았습니다. 앨범 중반부(6번 트랙)에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의 수상소감을 넣었는데, 본인들의 스웨그보다는 팬들을 향한 애정과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넣은 것 같아 따뜻했습니다.


수록곡 'MIC drop'은 정말 좋았습니다. 스티브 아오키 리믹스 버전도 들었는데, 저는 오리지널 버전이 더 좋았습니다. 제가 한때 즐겨 들었던 Massive Attack이나 Portishead가 구사했던 트립합 사운드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소감 뒤에 MIC drop이 바로 이어져 나오는 점도 맘에 들었습니다. 서사가 느껴져 곡이 더 와 닿았습니다.


LOVE YOURSELF 轉 Tear 앨범은 이름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 전작과 음악이 이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운드는 역시나 세밀합니다. 피치포크에서 7.1점이라는 꽤 준수한 점수를 줬는데, 이해가 됐습니다. 하나 인상적인 점은 전작의 수록곡 '고민보다 Go'처럼 앨범의 후반부에 흐름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곡(Anpanman)을 배치했다는 것입니다. 의도적인 수록곡 배치가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곡의 배치는 자칫 앨범의 일관적인 흐름을 깰 수 있는 위험이 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이 됩니다.


국적과 사는 곳을 넘어 폭넓게 사랑받을만한 팀입니다. 유희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선한 영향력을 담아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은 꽤나 호감을 주는 부분입니다.


사족)슈가라는 멤버의 래핑이 매우 멋집니다. 거친 것 같으면서 정돈돼있는데, 리듬감이 쉽게 와 닿아 귀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

댓글
  • jojodancer 2018/06/03 02:18

    얽 방탄 글에서 브리스톨 삼인방 이름이 언급될 줄이야
    추억 돋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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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una223 2018/06/03 02:19

    이번 앨범 완성도가 좋고 퀄리티가 상당하고 장르도 다양하고 좋은곡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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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undwasser 2018/06/03 02:22

    전 글쓴분처럼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 귀에도 방탄 음악에 젤 어울리는 래핑이 슈가라고 생각합니다. 젤 노래랑 착 붙어있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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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뮌헨 2018/06/03 02:24

    첨엔 학교에서의 반항 이런거 다룬다고 "야.그거 유행지났어"란 소리 많이 들었지만, 자기들 얘기를 학창시절에 대한 얘기부터 다룬게 일관된 흐름을 이어가는데 초석이 되었죠. 방탄은 앨범단위로 곡들을 이해해서 보면 씹는 맛이 있어요ㅋ 슈가는 딕션이 정확해서 어느 상황이건 가사가 다 전달되는 멤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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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러왔어용 2018/06/03 02:25

    jojodancer// 앗, 한때 포티셰드와 매시브어택 즐겨 들었는데, 그래서 제가 그 곡에 끌렸던 건가요? 원래 방탄 힙합 곡은 제 취향이 아니어서 걸렀는데 이 곡은 이상하게 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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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ropa 2018/06/03 02:25

    저도 확실히 WINGS 앨범부터 사운드의 고급짐이나 수록곡 퀄까지 탈아이돌 수준으로 느껴지더군요
    Love Yourself 시리즈부터는 솔직히 미국 현지 팝 앨범들이랑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퀄리티의 웰메이드 팝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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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una223 2018/06/03 02:27

    그런것까지 신경쓸 필요가 있나요ㅋ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안들으면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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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ringday 2018/06/03 02:27

    추천이랑 댓글도 눈치를 봐야 하다니
    방탄소년단 팬 하기 참 힘들어요. 요즘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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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omyorke 2018/06/03 02:30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저는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 방탄소년단의 열성팬은 아닙니다. 멤버 하나 하나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서 그들이 직접 적어낸 가사의 의미까지 세심하게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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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ringday 2018/06/03 02:32

    thomyorke 님// 네. 음악 좋아하시는 분이 쓰신 글이라는 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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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sul 2018/06/03 02:32

    아우트로티어를 보면 래퍼 3명의 랩스타일이 서로다른데 조화롭게 어우러지지 않나요? 전 방탄의 타 아이돌그룹과의 차별성중 하나가 독특하고 뛰어난 랩라인의 랩실력이라고 봐요.그 래퍼 3명이 곡을 만들고 프로듀싱에 첨여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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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러왔어용 2018/06/03 02:40

    sosul// 전 지난해 러브 유어셀프: 허 앨범 중에서 CD에만 수록된 곡 바다 가사에서 랩 라인 세 명의 개성을 느꼈습니다. 각자의 특성이 조각보처럼 조화를 이룬 게 인상적이어서 방탄 앨범을 처음으로 구입했네요. 제가 원래 가사를 유심히 보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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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mGiants 2018/06/03 03:05

    닉네임이 thomyorke보니 라디오헤드 팬이신가 봅니다.
    리뷰 잘 봤구요.
    전 신보 다들어봤고 지난 곡들 들어보는 중인데 그간 공식적으로 발표한 곡들이 많고
    믹스테입까지 다 하면 분량이 상당하더군요.
    메탈매니아로서 놀랬던 점은
    컨셉앨범으로 계속 발표한다는 점
    방시혁 PD의 수익에 대한 운영방식이
    현재 헤비메탈 밴드들의 운영 방식과 흡사하더군요.
    물론 이거야 음반이 안팔리는 시대에 음반 수익이 가능한
    메이저 스타급 아티스트들 외에 다 비슷한 구조이긴 하지만
    앨범의 완성도와 투어에 집중...유사한 부분들이 많아 좀 놀랐습니다.
    아티스트적 역량을 계속 키워나가는 중이니
    앞으로 어떤 음악을 보여줄 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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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혜리5 2018/06/03 03:51

    정성리뷰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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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떼동 2018/06/03 07:03

    꼼꼼한 리뷰 잘 봤습니다.
    전 티어 앨범 7번 트랙 이후부터 좋던데
    앙팡맨 배치를 그렇게 생각하셔서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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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hora 2018/06/03 07:08

    메시브어택과 포티쉐드라니 반갑네요. 근데 믹드랍 들으면서 그들이 연상된적은 없는데.. 다시 들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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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xus 2018/06/03 07:09

    피땀눈물로 아이돌이 좀 특이하네 하다가
    낫투데이에서 괜찮네 이 친구들로
    그리고 마익드랍에서 입덕된 낼 모레 50아재인 입장에서
    공감돼 추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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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존 2018/06/03 07:28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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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ra 2018/06/03 09:00

    잘 정리된 리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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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ielo 2018/06/03 11:40

    음악 자체에 대한 지식과 사랑이 느껴지는 리뷰네요
    아직 방탄의 앞선 앨범들까지 들어보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가이드가 될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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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적분학 2018/06/03 13:54

    저도 최고 좋아한 장르가 트립합이고 매시브어택 포티쉐드가 제 평생 최고 사랑하는 그룹이에요. 이게 방탄 음악 좋게 보는 연식 되는 사람들이 공통점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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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연악개 2018/06/03 15:18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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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uranduran 2018/06/03 15:44

    [리플수정]나중에 기회되시면 방탄 앨범 감상평 더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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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ncyman 2018/06/03 19:31

    슈가 랩이 괜찮으시다면, 슈가의 Agust D 믹스테입도 찾아 들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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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부장 2018/06/03 21:32

    마이크 드랍 너무 좋죠.
    무대 퍼포먼스도 멋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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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디스웨이 2018/06/03 22:13

    [리플수정]이런글 참 좋습니다 ㅎㅎ 보컬들은 모두 개성이 달라서 강점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려운데, 래퍼들 중에는 저도 슈가를 제일 좋아하긴 합니다 (작사 스타일도 슈가가 취향인듯 해요..) 그 외에 퍼포먼스 부분으로 가면 복잡해질테니 ㅋㅋ 더 말하긴 힘들듯 하고.. 멤버들 솔로곡 중에도 준수한 곡들이 꽤 많아요. 최근에 들은 곡 중에는 Stigma가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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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디스웨이 2018/06/03 22:16

    물론 최애곡은 불변의 Not Today, 최근 추가된 곡이 Anpanman.
    p.s. DNA 브릿지 부분(우주가~영원히 함께니까)의 점점 고조되는 듯한 특유의 그... 신스 사운드를 처음 알아챘을 때가, 제가 방탄 음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감탄했을 때와 같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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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yD 2018/06/03 22:36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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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티앙 2018/06/03 23:19

    자유에 질서가 지나치면 압제가 되어버리고
    자유에 혼돈이 지나치면 파괴가 되죠
    그래서 균형이란 언제나 중요하죠
    우리 인간들은 시간을 창조하거나 멈추거나 소멸시킬 능력은 없죠 그건 신의 영역이고 그것의 구속됨을 운명이라 한다면 그 시간의 굴레속에서 자기가 어떻게 운용하느냐는 우리의 자유의지가 되죠
    인간은 시간과 맞서지 않으면 안되는 자연계의 낯설은 존재이지만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 발현을 통해 방탄의 세계관에 접근해 나아갈수 있는 용기를 낼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지수가 이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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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이여행 2018/06/04 00:05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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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omyorke 2018/06/04 14:55

    하루 반나절 동안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네요. 댓글도 하나 하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신 콘텐츠들은 관심 갖고 찾아 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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