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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유기견을 입양했습니다. 관련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유기견을 분양받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를

좀 해드리고 싶어서, 그리고 꼭 말씀드려야할 것 같은 부분도 있기에 이렇게 글 올립니다.

 

어느 날 밤, 우연히 보호센터 사이트에서 치와와 노령견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특징 : 치아 상태 불량, 노령견, 백내장, 몸통미용)




노령견이면 공고 기간이 끝나고 안락사 될 확률이 더 높을텐데..하는 마음에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그렇게 자고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전날 밤에 본 강아지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하루 종일 생각이 문득 문득 났습니다.

 

최근에 제가 키우고 있는 뇌수두증이라서 시력을 상실한 치와와 깐쵸가

고양이는 두 마리가 있지만 아무래도 개는 혼자라서 가끔 심심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저는 바로 결심을 하게 되었죠.

 

사진으로 본 유기견은 시력을 거의 상실한 듯한 모습으로 보였기에 여생을

깐쵸랑 서로 킁킁거리면서 의지하면서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해피는 저와 깐쵸랑 두 마리 고양이랑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부터입니다.

 

유기견을 입양하게 되면 중성화 수술, 광견병 접종, 심장사상충 진단, 내장형 칩 등록.

이렇게 4가지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중성화 수술은 노령견이라서 보호자가 거부를 하면 수술을 안할 수는 있지만

나머지는 의무입니다.

 

강아지의 복지에 중성화 수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제가 다니는 병원에

가서 해피가 중성화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건강 상태인지 먼저 진단을 받았습니다.

 

겉으로 봐도 그렇고 검사를 해봐도 약간의 치료가 필요한 신체 부위는 있지만

중성화 수술이 충분히 가능할 정도로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사실 노령견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활발합니다~^^)

 

보호소에서는 유기견이 분양이 되면 서류상 기입해야 하고 처리해야 할 그런

부분들이 있을테니 괜히 저에게 독촉하는 번거로움을 드리고 싶지 않아서

알려주시는 지정병원으로 일찍 갔습니다.

 

당연히 오전에 전화부터 드렸지요. 여기서부터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병원에 갔습니다. 직원분의 말씀과 태도에 당황스러웠고

지정 병원으로 가는게 의무가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나오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기다렸습니다.

 

제가 병원에 있으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하시죠?

네.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호소에서 데리고 가는 유기견과 그 보호자는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차별을 받았는지 제가 얼마나 황당함을 느꼈는지 여기에 모두 적고 싶지만

제게 지정된 병원은 어떤 것을 상상한다고 해도 그 이상이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이런 병원이 보호소 지정 동물 병원이라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정 동물 병원 해지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청에 전화를 했습니다.

 

시청 담당자분이 하루 휴가를 가셔서 다른 분이 친절하게

제 전화를 받아주셨고 담당자분의 팀장님에게 제 이야기를 전달해준다고 하셨습니다.

 

얼마 후, 팀장님이 제게 전화를 하셔서 대화를 하면서

제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몇 번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정 동물 병원 지정&해지는 구청 담당(위탁업체 관련)이니 나중에

구청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또 올거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후, 구청 담당자 분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 병원은 보호소 지정동물병원이 될 자격이 없다, 저 병원은

동물을 정말 사랑하는가보다~하는 좋은 이미지를 가질 자격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누가 거지취급을 받으면서 유기견을 키우려고

하겠느냐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겪은 일, 느낌을 최대한 상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제 입장에서 기분이 어땠을지 충분히, 그리고 진심으로 공감해주시는

모습에 고마웠습니다.

 

그 병원이 자의든 타의든 지정동물병원 해지가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했습니다.

 

알겠다고 하시면서 오늘이 금요일이니 다음 주에 다시 연락준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전화를 끊고 10~15분 후에 바로 다시 제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보고 드렸는데 위에서도 이미 알고 계셨고 이런 경우에는 해지를 시키는게

맞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오늘부터는 그 병원으로는 유기견을 보내지 않을 것이고 서류상 마무리는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으니 마무리가 되면 다시 제게 연락주기로 하셨습니다.

 

살면서 민원을 넣을 일이 없었는데 오늘 이렇게 모두들 친절하게 대화해주시고

놀랍게도 몇 시간 만에 제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너무나도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제가 분양을 받은 지역의 구청 담당 공무원분, 정말 목소리에서

얼마나 좋은 분인지 느껴져서 제가 바라는 대로 되도록 기대를

하면서도 이런 일이 이렇게 바로 결정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유기견을 키우시려는 분들은 고마운 분들인데 그런 느낌을 받으면 안되죠.”

“우리나라도 나중에 유기견 안락사가 없어질겁니다.”

“저도 노력할겁니다.”

 

담당 공무원분의 그런 말씀들에 정말 넘 행복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차별을 받았다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소중한 생명이 걸린 문제이니 다른 누군가가 저와 같은

느낌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노력하고 싶습니다.

수 많은 애견인들, 애묘인들, 동물의 복지를 위하고 싶으신 분들

우리 함께 작은 노력부터 시작해서 그 노력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안타까움이 아닌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변화가 더 빨리

생기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그 공무원분과 나눈 대화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 : 그 병원은 이제 먹고 살만하니 귀찮았을텐데 잘됐다고 생각할겁니다.

공무원 : 네. 그럴지도 모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 이 글은 수의사 전체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고, 좋으신 수의사분들에게는 항상 감사드립니다.^^ 

댓글
  • 개와백수 2018/05/25 21:33

    어? 전 유기견 입양할때 저거 네개 다 그 입양한 병원에서 돈주고 했는데...;;;;;

    (btPkWJ)

  • 킹캉MVP 2018/05/25 21:34

    개와백수//
    2018년부터 바뀌었다고 합니다.
    국가에서 병원에 20만원 지원을 해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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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덤벼기레기 2018/05/25 21:35

    국비지원받고 진료해주면서 사람을 거지취급하다니 참 못된 병원이네요.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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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정없는세상 2018/05/25 21:35

    ㅎㅎ
    저도 애들 멀리 보내고 다른 개들 지나갈 때 마다
    돌아보게 되는데 ...
    저도 님처럼 보호소에들 볼때마다 눈에 밟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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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로록 2018/05/25 21:35

    좋은일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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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불펜새닉 2018/05/25 21:38

    좋은일 하셨네요. 진짜 못된 x들 있어요. 대신 착한 사람들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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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효효 2018/05/25 21:38

    그런 병원은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기견 아니어도 그런 마음으로 동물들을 대할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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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키수 2018/05/25 21:40

    마지막 짤에 둘이 함께있는 모습이 귀엽고 보기좋네요^^ 앞으로도 잘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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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단포 2018/05/25 21:40

    쇼파 무늬 멋지네요. 고양이들의 미적 센스가 돋보입니다. 한땀 한땀 손으로 뜯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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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두부찌개 2018/05/25 21:54

    좋은 글이네요 추천하고 스크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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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jti 2018/05/25 22:34

    흐뭇하다 속상하다 마지막 사진보고 귀엽네 짜식들~ 하다가 쇼파보고 빵 터졌습니다 ㅋㅋ
    저희집 쇼파가 왜 님댁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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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ars4ev 2018/05/26 02:59

    아이고 아이들 너무 이뻐요. ㅜ 오래오래 잘 살기를... 생명이 단지 돈으로만 생각되는 그런 마음들이 빨리 좀 없어졌으면 하네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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