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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군기반장' 이낙연 총리

지난해 말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A장관은 이 총리로부터 싸늘한 질책을 받았다.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 하고 무안한 미소를 짓던 장관의 얼굴은 총리의 한마디에 사색이 됐다. 올해 초 국무회의에선 다른 장관이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채 보고하자 “이걸 보고라고 하는 거냐”며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 총리가 내각의 ‘군기반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총리가 격주로 번갈아 주재하는데, 장관들은 총리 주재 국무회의가 돌아올 때마다 ‘보고 노이로제’에 시달린다고 한다.


총리가 송곳 질문을 쏟아내는 바람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여지없이 호된 질타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관들 사이에선 ‘대통령은 자모(慈母·인자한 어머니), 총리는 엄부(嚴父·엄한 아버지)’라는 말이 돈다.


‘폐비닐 대란’의 주무부처인 환경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5일 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는 당초 재활용 쓰레기 대응방안이 안건으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안병옥 환경부 차관을 비롯한 당국자들이 총리 대면보고를 하러 갔다가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이 총리로부터 “당장 급한 쓰레기 수거 문제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무슨 중장기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냐”는 호통을 듣고 급하게 발표 취소 문자를 기자들에게 돌렸다.


이 총리의 노기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까지 이어졌다. 이 총리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질타하며 “미약한 정책은 수필 같은 것이지 정책이 아니다”며 “직원들보다 경험이 더 많고 현장을 아는 장·차관들이 정책 입안과 수립 과정에 더 꼼꼼히 관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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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사진)가 재활용 쓰레기 수거 대책과 관련해 환경부를 질타하자 김은경 환경부 장관(왼쪽 사진)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사진)가 재활용 쓰레기 수거 대책과 관련해 환경부를 질타하자 김은경 환경부 장관(왼쪽 사진)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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