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조현아씨의 복귀설 뉴스를 보고 땅콩 회항 사건이 생각나더니 나의 경험이 떠 오르는군요....
1984년 해병대 상병 시절.... 당시 휴가 일정이 잘못되어 세상에 상병 달고 첫휴가를 나왔습니다. 집은 제주도...
귀대 전날 밤까지 술을 실컷 먹고 아침에 눈을 떠 보니 10시 정각... 비행기는 10시 20분 김포발 대한항공 여객기였습니다.
워커끈도 묶지 못한 채 급히 택시를 탄 나는 택시 기사님에게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10시 20분 비행기입니다. 저걸 타지 못하면 저는 영창에 갑니다!"
집에서 공항까지는 차로 20여 분 거리이니 제 시간에 도착할리가 없었지요... 10시 20분에 도착하여 허겁지겁 출국장으로 뛰어 갔으나 이미 탑승은 마감되었고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 진입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출국장 입구에 무전기를 들고 서 있는 요원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저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 영창에 갑니다. 제발 도와 주세요...."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분이 무전기를 들더니 비행기를 잠깐 세우라고 말하는게 아닌가요? 그리고 저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빨리 뛰어 가서 타세요!"
와! 이런 기적이 있습니까? 저는 저 멀리 활주로 한 가운데 서 있는 비행기를 향해 죽어라고 뛰었습니다. 그때 저쪽에서 사다리차가 저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 하나를 태우기 위해 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활주로 한 가운데에서 문이 열리고 저는 탑승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 자리고 찾아가려고 복도를 길게 통과하는데 그 많은 사람이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것에 엄청 부끄러웠습니다.
항공법에 의하면 저는 징역형을 살아야겠지요? 조현아씨도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으니까요....
아무튼 그때 그 공항 직원분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얼굴도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만일 만날 수만 있다면 꼭 소주 한 잔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해외 파병 중이셨군요...
길어질뻔 했던 군생활.. 정말 생명의 은인이네요.
흠....제가 난독인가요???
해병대 복무 중...집은 제주도.....상병달고 첫 휴가...까지는 이해가 갑니다만...
귀대 전날까지 폭음이니 제주도에 계셨을테고.....그런데 비행기는 김포발(?) 10시 20분 대한항공 비행기....
국내선을 출국장을 통해 들어가는거야....제가 제주 공항을 잘 모르니 제주 경유 국제선을 탓을수도 있을라나 싶지만....복무중인 군인이 국제선 라인 탑승???
결론은 훈훈해서 따봉~
이건 어찌보면 전선으로 가는 군인 이잖아요
아무튼 고맙네요
땅콩녀랑 비교하면 안되구요
잘 되셧네요 다행임
세월이 흘러 똑같은 상황이 최근에 벌어지면 비행기를 향해 활주로를 죽어라 뛰다가 중간에서 헉헉 거리며
그냥 가... 난 골았어...
안전요원에 지시에 따른거면 딱히 승객문제는 없을듯 싶네요...
다만 안전요원이 징계를 각오하고 해준거일 확률이 ㄷㄷㄷ
국내선도 출발 15분전에 티켓팅 마감인데...
택시가 공항에 세워주었어도, 뛰어가서 티켓팅하고 보안검사는 없으니 냅다 뛴다해도 탑승구까지 10분은 걸릴껀데 ㅎㅎ
해당 항공편이 지연출발을 이미 하지 않은 이상 이미 이륙한 비행기 돌려타고 온 수준인데요??
김포발 -> 김포행, 출국장 -> 탑승구
복귀시 절대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지 못할 것 같으면 직속 상관에게 연락을 해서 이러이러해 늦겠다, 라고 보고후 여건이 되는대로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주면 그리 큰 일은 벌어지지 않더군요... 제 경험이었습니다
요즘엔 부대에 전화하면 하루연장해주거나 헬기띄워줍니다...영창안가요...혹시나 같은 상황에 놓이실분들이 생길까봐 말씀드립니다.
보고만 잘하면 그냥 구두경고나 군장뺑뺑이 정도죠
차를 놓쳐서 제 시간에 복귀가 어려울것 같습니다. 라고 보고만 잘해주면
부대인근 터미널 도착시 당직대기차량 픽업까지 해주는걸요
뭐 다음날 몰아 닥칠 후폭풍이 있긴하지만
미보고보단 덜하죠
조현아씨랑은 다르죠. 조현아씨는 자기 기분 나쁘다며 갑질한 거고요. 님은 긴급한 사정에 의해서 도움을 준겁니다. 자기가 직급이 높다고 비행기를 돌려라... 법을 위반한 거고 님의 경우에는 긴급한 경우니까요. 비행기에서 긴급한 환자가 생기면 회항합니다. 회항하는게 빠르다고 생각되면 사람의 목숨이 달렸으니까. 이를 법률용어로 긴급피난에 해당됩니다. 긴급피난의 예가 119 출동시 너무 긴급한 환자의 경우 신호를 안지키고 막 갑니다. 환자의 생명이 위중하기 때문에 신호위반이나 과속으로 잡지 않습니다. 문제는 모 연예인처럼 행사 간다고 119 타고 간 경우가 문제가 됩니다. 님의 경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었으니까요.
다들 자기가 군대에 있었을 때를 생각하며 껄껄 웃으며 도와주셨을 듯해요...
제주-김포 비행편수가 그리 적었나? 하고 생각해보니 84년 해병대셨으면 영창보다 염라대왕 면접이 더 빠를뻔 했던 에피군요.... 물로누비행기뿐만 아니라 섬간무시면 연결 배편 문제가 더 컸을지도 모르지만요...
글을 읽고 나니 저정도까진 아니지만 저도 비슷했던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약 10년 전에 칠곡 50사단에서 군생활을 했었는데 휴가를 나와서 복귀중이였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면 넉넉하게 한 두시간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2시간 30분 전에 출발했는데도 차가 막히고, 버스를 놓치다보니 시간이 애매해졌습니다. 대구에서 칠곡 군부대로 직행하는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까지 막 뛰어가는데 마침 150m 쯤 앞에 버스가 정차해서 막 출발하려 하더라구요. 버스를 보니까 심장이 막 뛰면서 저거 놓치면 귀대시간 늦겠구나 큰일났네 하면서 막 뛰는데 버스가 출발하다가 제 앞에서 세워주는거에요. 얼른 타라면서.
와 그때 일병이였는데 눈물날 뻔했습니다. 귀대야 늦는다고 신고하면 큰 탈이 나진 않지만.. 선임한테 갈굼당할 수도 있어서 걱정이 많았었거든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버스기사님이 버스정류장이 아니면 거의 안 세워줬었는데 기사님이 제가 군복 입은 모습을 보고 차를 세워주셔서
너무 감사했었습니다.
그때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니까 웃어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1984년 상병...할배요 대단하십니당
이 상황에 비할건 아니지만 저도 소소한 경험하나..
예비군 3년차였나 4년차였나
암튼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아침 8시 20분을 지나고 있더라고요
(저희집은 일산이었고 예비군 교장은 노원구쪽 차로 40~50분 걸리는곳이었습니다 8시 50분 입소마감인데 ..)
소리 악악 질러가면서 전투복이랑 전투화 대충 손에 들고 잠옷바람으로 그냥 뛰쳐나갔습니다.
택시타고 아저씨 땡땡 예비군 교장으로 가주세요 하니
나의 영웅이신 그 아저씨께서 표정이 저보다 더 급한 표정으로 돌변하시더니 내립다 밟기 시작하셨습니다
니드포 스피드인줄..암튼 졸라 빨랐습니다.
(아마도 사이렌 있었으면 삐요삐요 하셨을 기세였어요)
그런데 아저씨의 환상적인 드라이빙에도 이미 앞에 도착하니 9시 20분이더라고요
난 글러먹었다 하고 그냥 다시 집에 어떻게 가야되나 하고있는데
택시아저씨가 정문앞에 내리시더니
대뜸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시면서
"얘 일산에서 택시비 5만원 내고왔어!!! 니들이 5만원 줄거야!!! 빨리 들여보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앀ㅋㅋㅋ
어찌나 소리를 지르시는지ㅋㅋㅋㅋㅋ
조금 높은분으로 보이는 분이 오셔서 고정하시라고.. 달래주시고
저를 들여보내주셨습니다.
지각했기때문에 끝나고 제식훈련 추가로 더 받긴했는데
엄청 감사했어요 ㅋㅋ
택시아저씨 건강하세요
1984년이면 항공보안 이런 개념이 거의 없을때니까 가능했을듯
KAL 폭파테러가 1987년이니
쓰다보니 생각난 일화 하나더 쓰고 일하러 가야겠네요 ㅎㅎ
이건 제가 갓난애기때 있었던 일이라서 아버지께 전해들은건데..
제가 갓난애기때 무슨병무슨병 해가지고 엄청 아파서 병원에서 살고있었더랍니다.
이야기 시점 당시는 서울대학교 병원에 입원해서 있었고 백혈병 진단을 받아 (나중엔 오진으로 판정되었지만)
부모님 속이 시끌시끌 하셨을때였어요
하루하루 위기 속에 보내고 계신 시점에 갑작스런 서울대학교 노사분규 사태가 벌어져서 그야말로 병원이 아수라장이 되었다고합니다
(여기저기 소리지르고 의사멱살잡고 바닥에 쓰러져 소리지르면서 울고 다른병원 앰뷸을 부르네 어쩌네 암튼 난리였대요)
저희 부모님도 멘붕 (당시는 이런 단어가 없었겠지만)이셨는데
아버지께서 일단 의사 멱살잡고 진단차트 이런거 저런거 다 내놓으라고 흔들어제껴서 뺏어오신담에
저를 안고 병원 로비로 내려오셨답니다.
당시 차가없으셨기때문에 앰뷸을 부르던가 해야되는데 그럴 상황은 못되었고
택시라도 어떻게 잡아보자 하고 일단 뛰쳐나가셨는데 그짓말 처럼 드라마처럼 택시가 한대 아수라장을 뚫고 병원 정문으로 오더래요
얼른 타서 을지병원으로 가달라고 하고 출발했땁니다
그런데 가는길에 차가 엄청 막히는 거에요
설상가상으로 저는 고열을 동반한 토를 하기 시작하고...
그때 택시기사아저씨.. 뒤에 상황을 보시더니
갑자기 싸이렌을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역주행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달리시는데 이내 곧 경찰차가 붙었더랍니다.
잠시 멈췄는데 택시기사 아저씨 창문내리고 아무말 없이 뒤쪽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셨대요
그렇게 앞뒤로 경찰차 호위받으며 저는 무사히 을지병원에 입원했고
30년 넘게 흐른 지금 똥쭐빠지게 바쁜 이 시점에 무두절인 것을 기념하며 몰래 오유하고 있씁니당
그럼 이만
조종사가 자의로 해준거랑 강요받은거랑은 많이 다르죠
아 죄송합니다. 제주발입니다...
제주도는 특성상 해병대밖에 없고, 도민은 해병대밖에 지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도내에서만 복무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달랐나보네요.
저두여 군인두 아니구 그냥 놀러가는거 였는뎅 김포공항 체크인하는데서 딱 정각에 도착했음...
사정 부탁하니 그냥 타러 가라고 하더라구요.
연착 되었다네요. ㅋ
여수에서도 타봤는뎅 연착 때문애 두시간 기다렸어요
20년전 이야기
90년에도 머 사정 잘 봐주었눈뎅 80년대면 더 잘 봐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땐 담배도 태우고 ㅋ
나라지켜주신 덕분에 제가 잘 태어났네요
제가 태어나고 몇개월 후에 입대하셨을듯 ㄷㄷㄷ
활주로는 아니고 택시웨이 일거 같네요. 활주로 가는 길.
활주로에 진입한 항공기는 멈출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용.
특히 사고 아닌 경우 멈춰 서 있어도 안되는 곳이고
우아 ㅋㅋㅋㅋㅋㅋ 진기한 경험 하셨네요
지금 저런 미담이 나오면 태워준 사람 여혐댐
??? : 여자였으면 안태워줬을텐데 남자라서 태워줬다
http://m.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097&l=620084
휴가 복귀때 공항검색대에서 선임이 부탁한 시디때문에 비행기 못탈뻔함...방송에서는 이륙한다며 막 이름을 부르는데 기무사간부가 군인이 ㅇ동구워 간다며 안놓아줘서 잡혀있는데 항공사 직원들이 달려와서 구출해줌 시디에 적혀있던 제목은 "오네가이 티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