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프레임 공격을 이겨내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상대 프레임을 아예 내 프레임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어렵다.
민주세력은 '무상급식'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으로 승리를 거두었던 소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상대의 안보 프레임에 필적하는 평화 프레임을 새로 구축했다. 그 뒤를 이어
문재인은 상대의 프레임을 내 것으로 가져오는 더 높은 차원의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다.
1. 경제 프레임
문재인이 논란 속에 당 대표에 취임한 직후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 "유능한 경제 정당"이었다. 다들 코웃음치면서 비웃었다. 전통적으로 '경제'는 민주세력에 잘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고, 더군다나 문재인은 경제와는 완전히 무관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늘 수세적이었던 경제 프레임을 내 프레임으로 가져오기 위한 첫번째 시도였다.
문재인은 당의 위기를 김종인 영입으로 막아냈다. 이는 김종인이 가지고 있던 "경제민주화" 브랜드도 함께 확보하면서 경제 프레임을 민주당의 프레임으로 가져오는 두 번째 시도가 됐다.
문재인은 씽크탱크를 출범시키면서 포럼의 이름을 "국민성장"으로 명명했다. 역시 다들 비웃었다. 보수의 성장 담론을 추종하는 아류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은 "대규모와 명망가"라는 전통적인 보수의 양식까지 곁들여가며 "민주세도 경제 할 수 있어요"라는 아류전략이 아니라, 고유 프레임으로서
"경제의 민주당, 경제의 문재인" 프레임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고 있다.
2. 안보 프레임
안보는 경제보다 더욱 수세적이었다. 박정희 출현 이후 장장 50년 동안 민주세력은 용공, 좌경, 친북, 종북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사실 이것은 속수무책이었다. 끊임없이 방어하고 해명하고, 때로는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도 민주세력에 덧씌워진 '안보 불안'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었다.
26일 문재인의 국민성장 2차포럼 기조연설은 안보 의제를 민주당의 고유 프레임으로 가져오겠다는 선언이었다. 문재인은 보수세력을 안보 무능과 무책임, 전방위 방산비리, 국방의무와 병역의 불공정, 사악한 색깔론과 반복적인 종북몰이를 들어 안보를 입에 올릴 수조차 없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그들이 딛고 있던 발판과 그들이 쥐고 있던 스피커를 아예 빼앗아버린 것이다.
프레임은 그물이다. 몸부림칠수록 더 엉켜든다. "종북의 새로운 규정"은 상대가 쳐놓은 그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게 아니라 칼을 꺼내 그물을 찢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진짜 종북세력"이라는 새로운 그물을 만들어 상대쪽으로 던져버렸다. 공수가 바뀌었다. 이제는 문재인이 공격하고 그들이 수비해야 한다.
3. 정책에서 프레임으로
문재인이 2차포럼에서 언급했던 안보무능, 방산비리, 병역회피 등은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개별적인 공격에 불과했다. 문재인은 이를 "가짜 보수세력의 4대 안보 적폐"로 명명하며
"총체적인 안보 무능세력"으로 프레임화했다. 종북몰이에 대응하던 방어수단들을 하나로 모아
"진짜 종북세력"으로 프레임화했다.
언제나 야당은 프레임 전쟁에서 정책으로 대응했다. 상대가 설치해놓은 프레임 안에서 "우리도 할 수 있어요, 우리는 이렇게 할 거예요"라며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상대가 점령하고 있는 고지의 아래쪽에서 소총만 쏘아대는 꼴이었다. 그러나 문재인은 50년 동안 저들이 점령하고 있던 고지로 저벅저벅 걸어들어가 깃발을 꽂고 진지를 구축하고 병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우리가 차지하고 있던 민주, 평화, 인권, 복지의 고지에 상대가 점령해왔던 경제와 안보의 고지까지 우리의 손에 넘어오고 있다. 이것이 문재인이 벌이고 있는 프레임 전쟁이다.
당당하게 저벅저벅 들어가 주세요.
국민들이 믿고 신뢰합니다
요즘 당당하게 정면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요즘 문재인님이 새누리나 국민의당에서 던지는 덫을 무시해버리고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 반갑습니다.
5급이상 고위공직자...?
공감합니다.
저쪽은 계속 구태정치하는 느낌입니다.(기름장어가 어디로 가나....)
우리가 빨리 한보 앞서 가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