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산 포인트 지난 2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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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남한산성과 용마산 포인트 게시물에 이어 끝으로 구룡산 포인트 사진을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제가 서울 경기권에서 가장 좋아하는 야경 포인트는 이렇게 세 곳입니다. 이 외에도 몇 군데 있지만 이 세 곳만큼 애착이 가진 않네요:)
구룡산은 유독 날씨 운이 없어서 매 해 여러 차례 도전해도 아직까지 원하는 그림을 담지 못했습니다. 사실 용마산의 경우도 비슷한데 두 포인트 모두 제 개인적으로 일몰각이 중요한데다 원하는 일몰각이 나오는 시즌이 정해져 있고 그 기간이 길지 않아 이 시즌에 좋은 날을 만나지 못하면 다음 해로 미뤄야합니다.
남한산성 서문의 경우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어느 때를 가도 날씨와 대기 상태만 괜찮으면 제게 일몰각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데 (롯데타워 위에 석양을 올리는 샷은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용마산의 경우는 일몰각이 최대한 한강 쪽으로 붙는 겨울, 전날 눈이 와서 녹지 않은 날 정도의 그림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겨울철엔 대기가 좋은 날이 거의 전무하다보니 작년, 제작년 겨울에도 세 네차례 가량 포인트에 올랐다가 삼각대도 안 세우고 그냥 내려오기도 하고 그랬네요.
구룡산의 경우는 그 난이도가 더합니다. 한강 쪽으로 석양이 가장 바짝 붙는 하지 전 후로 올라야 하는데 그 기간도 짧을 뿐더러 좀처럼 대기와 구름 상태 모두 만족스러운 날 만나기가 어려워서 몇 년째 실패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구룡산에서 사진 찍기 정말 좋은 날이 있었는데 그때를 놓친게 너무 너무 아쉽습니다. 이처럼 좋은 날 하루를 놓치면 몇 년을 기다려도 만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그나마 작년인가부터 방화대교 불을 주말만이 아닌 평일에도 점등해주고 있는 덕분에 꼭 토요일이어야만 한다는 컨디션이 사라져 극악의 난이도에서 어느정도 벗어나긴 했습니다.
올해는 구룡산을 도전하고 싶어도 이제 소유하고 있는 최대 망원이 85밀리 뿐이라 한강 대교들을 쓸어담는 샷을 찍기엔 불가능합니다. 이 포인트에서 정말 원하던 그림의 사진을 담지 못하고 한동안 야경을 좀 쉬기로 한 점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옛 사진들을 포인트 별로 한번 정리해볼 수 있어서 좋네요.
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전 건물 옥상 포인트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야경을 찍는 사진사들의 딜레마가 바로 건물 옥상 포인트인데요. 다수의 무개념 사진사들이 건물 옥상 포인트를 무단으로 침입한 뒤 포인트가 공유되지 않도록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 머랄까 좀 안쓰럽더군요. 몇 년 전, 어느 동호회 카페에서 포인트 공유시켰다고 댓글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참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사실 사진 한 장만 가지고도 네이버 지도 띄워서 포인트 찾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허가없는 옥상 촬영은 불법 침입이며 어떠한 점에서도 정당화되기 힘든, 개인의 이기만을 반영하는 진상의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점을 자각하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건물 옥상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입니다. 옥상이 열려 있으니까 들어가도 아무 문제 없다고 보는건 순진한 착각입니다.) 그나마 요새는 사전에 공문 등을 보내 미리 허락을 맡아서 가는 경우도 있던데 그것도 저처럼 혼자 취미로 사진 찍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별 해당사항이 없기에 등산하느라 몸은 좀 고생해도 마음 편하게 산에 올라 찍는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D
초창기 야경 찍으러 다닐 때 저도 건물 옥상 포인트에 목을 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몰래 찍다가 쫒겨난 적은 없지만 허락을 구할 경비실 직원이나 건물 관리인이 없어서 열려있는 옥상에서 조마조마해하며 사진을 담던 때도 있었고 경비실에서 허락을 구하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 받고 물러난 적도 있었네요.
남들과 다른, 널리 알려지지 않은 차별화된 포인트에서 찍는다는 자부심이 곧 건물 옥상 포인트로 이끌곤 하는데 그런 욕심은 제게는 사진을 즐기지 못하게 하는 하나의 장애요소가 된다는걸 어느순간 깨닫게 되더군요.
건물 옥상 포인트에서 야경 찍는 사람들을 싸잡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허가는 꼭 받고 촬영들 하셨음 합니다. 많은 非사진인들에게 사진 찍는 사람들이 진상으로 비춰진다는 점은 언제나 참으로 슬픈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