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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녀는 오지 않았다' 텍스트만 봤을 때는
야 공연 장소를 계속 옮기는데 어떻게 와ㅋㅋㅋㅋ 하고 농담했는데
이렇게까지 약속했는데 노쇼한 거면 내가 진짜 쓰레기 같잖아
심지어 과거사에 대한 공감과 다름없는 말까지 했다고?
그랬는데 안 왔다고?
플로로 만화 올라올 때마다 랑자탓 하는 게 밈인줄 알았는데
이게 왜 어느 정도는 진짜인 건데ㅋㅋㅋㅋㅋㅋㅋ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에 빠진 방순이
사실 지금의 랑자 입장에서는 미친 짓 저지르고 다니길래 막았던 테러단체 간부가
알고 보니 과거에 너 나랑 연 있었음 해서 ????? 하는 거에 가까움
+
저 장면의 충격이 워낙 커서 그렇지 농담 다 빼고 확실하게 요약하면
몇몇 월드 임무들처럼 큰 아픔을 겪은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건넬 뿐이었던 셈인데
워낙 돌아다닐 때마다 "젠장 또 전임자년놈이야" 했던 게 다 이전의 내가 했던 일이니
얘는 누구 원망을 할 수도 없을 거라 참 환장할 상황이네ㅋㅋㅋㅋㅋ








과거의 험난했던 행적들을 스스로 다시 떠올리게 하며
가장 후회되는 순간들을,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기억을 되새겨
이 일에서 발을 뺄 수 없을 거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한 번 더 못 박고
여태껏 사탕발림과 얄팍한 '신뢰' 같은 망발이 아닌
순수한 목적만을 위해 우린 널 도울 수 있다는 세 치 혀놀림
그리고 마지막의 목소리를 확 내려깔면서 변하는 말투까지
트리체 모습으로 나타나서 임무 재확인시킬 때도 이야 난놈이네 싶었는데
본격적으로 타락시키는 순간을 보니까 NPC 모델링을 쓰는데도 공포스럽게 느껴졌음
스토리 밀면서 검은 해안에 플로로가 들어간 IF를 꽤 상상했었는데
그 생각들을 잠시 잊게 할 정도로 압도적인 포스를 보여주네
이미 지옥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지옥의 유혹을 거절할 이유가 뭐가 있겠냐는 말처럼
나는 너를 평가하지 않고 오로지 앞으로의 가치만을 받아들이겠다는 듯 말하는 게
랑자가 플로로에게 했던 위로와 완벽히 정반대의 방식이라 소름이 끼쳤다
그래 메인 악역 집단의 수장이라면 이 정도의 카리스마는 있어야지




이전까지의 처연했던 모습에서 악당의 모습으로 돌아온 후
설령 우리가 정말 만났다 해도 바뀌는 건 없다 읊조리는 게
다시 보면 나름대로의 랑자에게 하는 일종의 복수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
이미 시간은 흘러갔고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선택의 대가를 치렀으며
상술한 IF마냥 만약 내가 저 사람을 검은 해안으로 데려왔다면? 이란 생각도
지금의 혼란 속에 빠진 급박한 상황 속에선 아무 도움도 안 될 뿐이고
그렇게나 그리워했고 원망스러웠던, 하지만 지금도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사람이
저렇게 만감이 교차한 표정을 짓는다면 그것만으로도 통쾌할 테니




보스전 ost에 상상 이상으로 힘을 빡 줬길래 놀랐던 펜리코 아저씨
개인적으로 보스전 진행 방식은 배리어에 막혀 고정된 딜 위치+
계속해서 현재 자리에 중첩되는 패턴들 때문에 불호긴 했지만
정성훈 성우의 혼을 갈아넣은 연기와 넘실대는 흑조 연출이 너무 압도적이라 뽕이 찼음ㅋㅋㅋㅋ


"할 수 있다!!!!!!!!!!!! 나라면!!!!!!!!!!!!!!!!"
"이 미친 영감탱이야 그 말 하던 사람들은 다 조진다고!!!!!!!!!"





그래도 마지막의 마지막에 소중하게 생각했던 원점을 돌이켜 보고
정신이 조금이라도 붙어있는 순간에 방랑자에게 사죄를 구하는 장면은 생각할 거리가 많았음
이렇게까지 흑조에 대항하려 했던 사람조차 타락에 물들 정도로 명식은 재앙 그 이상의 존재구나...
하지만 사실상 꼭두각시로 전락한 상황에서도 그 마음만큼은 진짜긴 했구나... 하는












참 마음이 복잡해진다
결국 플로로의 논지는
"구원의 실마리를 보여주고 약속까지 했으면서 그걸 나에게서 앗아간 건 결국 너다,
유일한 내 모든 것의 이해자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마지막까지 너는 부정하는구나."
이고 랑자의 논지는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불확실하고 불가능한 이상에 집착하는 것은 당신을 위해서도 의미가 없다,
게다가 이 길은 당신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의 생명의 가치조차 무시하는 헛된 짓이다."
인 건데... 둘 다 각자의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라는 게 제일 씁쓸해
마을의 폐허 위에 또 다른 건물들이 세워질 시간동안 상복을 입고 방황하던 플로로에게
방랑자라는 사람은 정말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고 동시에 앗아갔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도 이 사람은 과거를 알게 되면 일말의 희망을 주는 존재였던 셈이고
기억을 리셋하는 한이 있어도 세상을 구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도우려는 방랑자에겐
플로로란 사람은 충분히 동정할만한 과거사를 극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지만
결국 유혹에 사로잡혀 결국 선을 넘고 또 다른 괴물이 되어버린 가해자니까
저 너야말로 나보더 더 편집증적인 사람이란 말 또한 냉정하게 보면
설령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건 플로로가 할 말은 아니다 라고 논파할 수 있겠지만
감정과 신념이 맞부딪히는 이 상황에서는 충분히 나올법한 대화라는 게... 허탈하네...









아 이 짤이... 여기서 나온 거였구나
무슨 살의MAX 표정을 짓고 있어서 뭔 상황이길래 랑자가 저래 싶었는데
타임스탑 걸린 거 힘으로 푸느라 오만상 다 쓴 장면이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
추가로 플로로 서사에 대해서 다양한 생각 하느라 마음이 복잡해진 상황인데
크리스토포로 이새끼 눈치도 없이 ㅎㅎ 저 얼굴도장 한 번 더 찍고 갑니다~
하길래 나도 짤 방은우 표정 그대로 지어버림
부탁이니 너는 제발 고통스럽게 죽어다오
그 순간조차 크크큭 이건 나의 운명에 대한 반역 이딴 소리나 해대겠지만




...세탁이 아니라 표백(물리적)을 해버렸잖아 이건
아무튼 이러면 리나시타 스토리의 대립자 역 캐릭은 두 명이 한 번에 퇴장한 셈인데
이런 식으로 과감한 수를 둘 줄은 몰랐네... 극작가가 워낙 강렬한 캐릭터라 이렇게 한 건가


?
살아있다고?
아무리 봐도 그건 안 죽어주면 실례인 수준의 연출이었는데?
100% 사망플래그였는데?

아 맞다 플로로가 사실상 자기 존재로 피안을 유지하고 있다 했지
그러면 치명상을 입은 지금은 소노라와 하나가 되어서 내부에 요양 중이라는 거구나

거 나름대로 걱정돼서 와본 사람한테 말씀이 심하십니다




...방순방순아 이건 주인공이 할 대사는 아니지 않니
애가 이번 스토리에서 특히 표독하네 평소같지 않게


엔딩은 피안 앞에 선 젠니
4막, 6막처럼 뽕이 찼다는 감정은 없었고 그럴 내용도 아니었지만
이번 스토리는 여러가지 고찰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종종 창작물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실패하는 스토리'를 차용한 것도 차별화되었고
인격적인 단점은 아니나, 동시에 어쩔 수 없는 방랑자란 한 인간의 한계도 주목했다 생각함
스토리 초반 라군나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자는 포포의 제안에도
타당한 이유긴 했지만 결국 혼자서 걸어가는 길을 택한 끝에 실패한 장면과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 지는 모르는 일이나 플로로의 비판엔 결국 아무 말도 못한,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자기 자신까지 희생해가며 세상을 구하려 하나
외롭게 누구와도 이어지지 않는, 부정적인 의미로서의 '방랑'을 보여준 느낌?
그와 동시에 플로로의 캐릭터성을 다각적으로 해석한 점도 좋았음
이번 스토리는 검은 해안 파트처럼 사실상 얽힌 별 임무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그만큼 한 인간의 인생역경을 과도한 비난도 동정도 하지 않고
온전히 보는 사람이 판단할 수 있도록 자세히 보여준 건 괜찮았음

이제 호평은 저 정도로 마무리하고 하나 아쉬웠던 점을 꼽으면
나름대로 중요 등장인물 중 하나였던 펜리코의 스토리가 미묘했다는 정도?
흑조에 대항했던 타락한 선인이었다는 반전과 행적을 비판하는 건 아니고
상술한 얽힌별 형식의 스토리라 주로 랑자-플로로 관계가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보니
꽤 스토리에서 중요한 지점임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등장하고 마무리된 감이 좀...
조금 더 잘 보자기를 쌀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왜 사람들이 계속해서 플로로 이야기를 꺼내는지는 확실히 알 것 같았음
이 정도의 서사를 쌓아냈다면 여러 의미로 슈퍼스타가 될 만 하지
에휴 그래도 금주서부터 얼굴 본 사인데 기분이 이상하네


다음 여정은... 드디어 고대하던 장관님과의 만남이다...!
(한짤요약)
+ 할 수 있다 나라면 한 인간들이 모두 에헤이 조졌네 하는 이야기
플로로는 이미 파수인과 카멜리아가 완벽한 반례를 보여줘서..
플로로가 파수인이나 카멜리아와 달리 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이라 더 애잔하고 안타깝더라.
그동안 명조에서 늘 방랑자가 다 해결해줄꺼야 하는 식이였는데 그 한계를 보인 게 오히려 좋더라.
그뫼엥과 함께 슈퍼스타 양대산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