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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하는데 치근덕대던 60대 할배, 손님들이 처치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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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게 참 오랜만이네요ㅠㅠ 다신 안 올 줄 알았는데 올 일이 생기네요!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크게 폭탄을 터뜨립니다.
시작할게요
아 근데 pc로 글 쓰는 거 어렵네요 사진이 위로밖에 안 올라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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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알바 2년차 두 곳에서 일하는 20살 편순이 입니다.
저희 동네 편의점은 늘 손님들이 정해져 있는 즉, 상주인구가 많은 편인데요.
어차피 매주마다 보는 사이라, 대체적으로 저와 사이가 나쁜 손님은 거의 없어요.
그 할배도 그런 경우였는데, 굳이 친해지고 싶지 않은데 먼저 말 거는 타입의 귀찮은 손님이었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때는 바야흐로 10월 마지막주 토요일입니다.
편의점을 옮긴지 4달 정도 돼가고, 이제 손님들도 익숙해졌다 싶을 때 그 할배가 등장했습니다.
그 할배는 늘 토요일 아침마다 커피를 사먹는데, 가끔 제 것도 사주는 둥 해서 부담스러운 손님 중 1이었어요.
야간 후에 커피 마시면 잠이 안 와서 잘 안 마시는데 굳이 제 것까지 들고 오시거든요.(그후 자연스레 반품!)
그러다가 그 즈음에 시험도 끝나서, 기타를 가져와 치고 있는데 관심을 보이더군요
"자네 기타도 치는가?"
"아 네.. 악기 하나 쯤은  다뤄야죠"
"그럼 나 좀 알려줄 수 있나?"
"아 누굴 가르칠 만한 실력은 안 돼서요..."
"시급 만 원 줄게 가르쳐 주세"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갑자기 손님이 와서 잘 못들었는데,  그 얘길 하고 나서 바로 번호를 달라고 하더군요.
근데 손님도 있고 빨리 처리하려고 번호를  줬어요. 설마 우리 대학 교수랑 아는 사인데 치근덕 대겠어? 하는 생각이 강했죠.
또 번호 받아가놓고 연락 안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별 생각을 안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였어요.
갑자기 문자가 오더니 그 할배였습니다. 손님 번호는 안 묻는 편이라 저장할 리도 없고, 조심스레 누구시죠 하고 보냈죠.
근데 지 이름은 말 안하고 두루뭉실하게 말하더군요 ㅉ.
그리고 나서 별 쓸  데 없는 내용을 묻네요. 사진 보면 알 것인데, 최순실 청문회 등 일상 이야기?
어른들한테는 늘 바로 답장 하는 스타일이라.... 빨리 답 하고는 했는데, 너무 사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데요.
처음에는 어른이고 또 손님이니 좋게좋게 받아줬는데 정도가 과해져서 답을 안 했습니다.
미친 할배가 기타 알려달라면서 왜 여행은 가자하고, 영화 보자, 밥 먹자 꼴깝 떠는지.. 다시 생각 해도 기분이 더럽네요.
아내가 있으면 아내한테 잘 할 것이지. ㅉ 
그리고 번호를 따간  다음주에 갑자기 그러대요.
 
"왜 답이 없는가."
 
"아 저 사적으로 연락 하는 거 안 좋아하고, 기타 관련된 거 아니면 연락 하지 말아주세요. 카톡도 3일 정도 안 읽고, 손가락 다닥거리는 거 안 좋아해요."
 
하고 단호하게 말했더니, 표정이 자존심 상한? 또 서운한? 그런 표정을 짓더라구요.
그 뒤에 연락은 안 왔죠. ㅋㅋㅋㅋ 저는 그 때 드디어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전 토요일 새벽, 저는 공무원 준비를 하는 손님과 정치 + 커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할배의 회색 구형 산타페가 편의점 입구에 섭니다.
그때 시간이 새벽 1시 40분 경?? 이었던 것 같은데, 설마설마 했는데 그 할배였어요.
처음엔 그냥 뭐 금방 가겠지 싶었어요.
근데 차 안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를 뻐끔뻐끔 피더니, 계속 저랑 손님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거예요 인상 쓰면서
하도 쳐다보니까. 저도 모르게끔 그쪽을 의식했죠. 근데 그 할배 맞더라구요.
10분동안 그러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다못해 손님한테 제가 사정 말하고, 그 할배 들어왔을 때 손가락 신호를 보내면 친오빠 역할 좀 해달라고 했어요.
그 손님은 분개하면서
 
"뭐 저런 노망난 노인네가 다 있어."
 
하며 고개를 휙휙 돌려 그 할배 차를 보더라구요. 그러다가 문 쪽으로 가는 순간, 그 할배 차가 쌩 하니 사라집니다.
이 때가 가장 소름 돋았던 것 같아요.
사정 말하는 시간까지 더하면 15분에서 20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서 힐끔힐끔. 그것도 새벽에 본 것도 끔찍하고..
그래서 그 날 하루종일 그 할배가 오면 어쩌지 하고 그랬던 것 같네요.
그러다가 오후에 다른 편의점으로 건너가서 1년 반동안 친하게 지낸 아저씨 손님한테 그 얘기를 했습니다. 문자 내역도 보여주면서요.
문자 내역을 보더니 표정이 진지해집니다. 그리고 한 마디 했어요.
 
"내가 전화 해줄까?"
 
"네!!!! 아빠라고 하고, 뭐라 해주세요!!!!"
 
하니까 바로 번호를 입력하고 전화를 겁니다. 딸이 저랑 동갑이라 아빠 입장으로서 화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바로
 
손-예 선생님. 저 편의점 알바생 아빠 되는 사람인데요. 제가 딸 핸드폰을 보다가 이상한 문자가 있어서요. 도대체 왜 제 딸한테 멀리 어디 다녀오자느니, 그런 이상한 문자를 보내십니까? 지금 어디세요? 제가 찾아갈게요.
 
이때 감동했어요. 와 솔직히 남일인데, 직접 차몰고 가려고 했더라구요.
 
할-? 나 그런거 보낸 적 없는데요?
 
손-아니 제가 다 봤는데 무슨 소리예요. 그니까 선생님 만나서 이야기 하자고요. 어디냐구요.
 
할-나 여기 XX인데... 난 그런 적 없어요.
 
이런 식으로 대화하다가, 결국 할배가
 
할-ㅅㅂ 고소해봐!
 
손-그래 이새꺄. 내가 너 세상에 얼굴 못 들게 할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고소한다 내가.
 
이러고 끊었는데.
 
캬- 원래 정상이라면 그 뻔뻔한 낯짝으로 커피 사러 왔을 텐데 안 오네요. 크크
끝이 허전하긴 한데, 매우 행복합니다 지금. 혹시라도 제게 보복이 올까봐 두려웠거든요.
사실 등록금 벌려고 일한 건데 부모님 아시면 십중팔구 그만 두라고 할 게 뻔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었는데 아저씨 손님 덕분에 시원하게 끊겼네요.
 
주말이 오는게 불안했는데, 이제 그럴 일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고구마 같은 짓을 하긴 했어도.. 마지막은 사이다 였을 거라 생각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총총. 조만간 또 올게요
댓글
  • 최강흑형 2016/12/24 10:20

    고구마 먹은 기분이네요
    애초에 강하게 거부하고 번호도 주지말고 답장도 하지말았어야 했네요
    그 영감탱이 같이 노망든 사람은 처음부터 상대하지않고 단호하게 대해야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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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클럽 2016/12/24 13:42

    요즘 세상 흉흉해요ㅜㅜ 아직 어리신거같은데 개인 정보 함부로 주시면 안되요ㅜㅜ
    그러시면 진짜 아버지가 때찌때찌(?)하실수 있으니까 조심하셔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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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은아기 2016/12/24 16:36

    이건 사이다 아니고 고구마예요..ㅜㅡ
    아니 왜 애초에 전화번호를 왜 알려주신거며 남자친구가 없다는둥 불필요하게 너무 받아주셨어요;
    처음에 단칼에 잘라야 합니다.
    할아버지랑 연락주고받을 일이 뭐가 있어요;
    죄송하지만 원글님 너무 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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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나사티바 2016/12/24 21:43

    개인정보 준 건 좀 ㅎㄷㄷ하지만
    결론은 사이다죠 뭐
    아직 어리신 것 같은데 깡도 좀 키우시고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하세요
    즐건 주말 보내세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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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임설랑 2016/12/24 21:43

    고구마가 있어야 사이다가 있는 것!
    이상한사람 만나서 고생하셨네요.
    큰 피해없이 끝나서 다행입니다 놀란 가슴만 진정시키면 되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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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uduchu 2016/12/24 21:47

    좋은 손님분들이랑 친해서 다행이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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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토끼 2016/12/24 21:47

    아가씨 조심하셔요 나쁘고 못된 사람들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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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상병 2016/12/24 21:49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2000EX !
    인생경험이라 생각하세요.. 고생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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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집강순이 2016/12/24 21:52

    세상무서워요. 손님이던 뭐던 절대 번호알려주시지 말고 너무 친절할필요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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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랑비파 2016/12/24 21:52

    엄마 뱃속에서부터 만랩 찍고 나오는 사람 있나요, 원래 다 실수 해보고 드러운 상황도 겪어보고 배워가는거죠. 할배가 그쯤해서 다행이라 생각하시고 다음부턴 번호 함부로 주지 마시고 어른이니까 하는 생각에 무조건 예의 바르게 응대하지 마시고 (공적인 영역 말고 선 넘을것 같은데? 싶을때요)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응급 상황 아니면 아저씨 손님께 도움을 요청하지도 마세요. 마침 좋은분이라 잘 해주셨지만 어쨌든 잘 모르는 사람은 '좋을지 나쁠지' 모르는거니까요. 오다 가다 마주치며 보니 인상이 좋더라, 는 사람 판단하는데 별 도움 안됩니다. 아주 큰 그림에서 '좋은 사람일지도 모름?' 카테고리에 넣는 이유 정도로만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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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mnation 2016/12/24 21:54

    저거 완전히 도랐네요. 노망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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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젠장 2016/12/24 22:09

    작성자가 엄청 순진하신분인듯...
    근데 순진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이용해먹는 새끼들이 쓰레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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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다 2016/12/24 22:10

    첨부터 세상일 다 아는 사람은 없죠... 저도 20대때 저런 노망한 놈들 한 셋쯤 지나치고 나니 겨우 감잡을 정도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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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쥬링 2016/12/24 22:13

    별 미친 노인네가..
    엄마 번호도, 다른 사람 번호도 주지마세요
    그냥 딱 잘라 싫다고 하시구요
    톡와도 씹고 답하지 마시구요
    다 받아주시니 계속 저러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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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rius시저 2016/12/24 22:15

    참 이럴때보면 내얼굴이 세상살긴 편한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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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quaporin 2016/12/24 22:15

    많이놀랬죠  ㅠㅠ
    이번에 좋으신 분들이 잘 해결해 주셨으니깐 다음부턴그런일 생기면 단호하게 처치해요~!! 대학교수님이랑 알믄 뭐하나요...ㅠㅠㅠ 저런놈들은 무시나 신고가 답 ㅠㅠㅠ
    근데 작성자님 겁나 싹싹하고 붙임성 좋으신가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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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냐콩4 2016/12/24 22:16

    1절들만 합시다.
    내내 공부만 하고 학교에 묶여살다가 갓 사회나와서 이것 저것 해보는 초년생들이
    어찌 30 40대 어른들처럼 원숙하게 대처하나요.
    게다가 어른한테 잘못하면 망할 인간이다 수준으로 양보며 배려를 강요하는 사회인데요.
    남자고 여자고 저런 늙은이들때문에 상처받는 초년생들 많아요..그러고 배우는거죠.
    니탓이다 고구마다가 아니라 다음엔 이렇게 하세요 경험담이나 조언을 들려주는게 더 나을거에요
    다른 상황을 대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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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主希 2016/12/24 22:31

    그나마 결말이 다행이네요.
    이런건 처음부터 여지를 주지 않는게 최선입니다.
    심성이 유약한 분들이 보통 거절을 못해서 많은 고초를 겪는데
    [언젠가는 거절해야 할 상황이 옵니다]
    그렇다면 처음에 잘라야 가장 내 피해가 적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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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dnimnaq 2016/12/24 22:51

    스무살이라잖아요.. 저도 스뮤살땐 단호박 아녔음. 지금이라야 저런 할배쯤이야 엿맥일순있어도..
    이런거 통해서 대처스킬이 늘어난다는게 서글퍼지네요. 글쓴이님 다음부턴 만리장성 철벽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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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잭맨굳맨 2016/12/24 22:53

    알바 끝난 후 다음 알바 준비 중에 오유에 왔더니 제 글이 베스트로 올라갔네요.
    쓴 소리, 격려 해주신 모든 오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머니 번호를 준다는 것은 제 가정사가 얽혀 있어 말해드릴 수가 없네요...ㅠ
    또한 저희 어머니 성격이 엄청 화끈하고 야무지셔서 남들한테 지지않는 성격이라 말한 거예요.
    그 점은 제가 생각이 짧았고, 몇몇 분들이 불편했을 수도 있겠네요. 죄송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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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부한모주소 2016/12/24 22:58

    조심스럽게, 번호바꾸시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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