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절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다녔음
진짜 유치원 제일 높은 곳에 법당이 있었고
절하는 법도 배우고 그랬음
근데 이제 한 가을~겨울 넘어갈 때쯤이었던 거 같은데
무슨 행사를 하는데
한 명이 아기부처처럼 머리 진짜 빡빡 밀고 가사를 입고 차에 타서 행진을 해야 했음
그리고 나는 두상이 이쁘다는 이유로 아기부처로 뽑혔고
뭔 소린지도 모르고 있다가 이발소에서 빡빡 밀리는 머리를 보며 악을 쓰면서 울었음
결국 이제 머리를 빡빡 밀린 채 한쪽 가슴을 깐 가사를 입고 행진을 했었는데
하도 울어서 눈 시뻘개지고 눈망울 그렁그렁한 표정으로 찍힌 사진이 앨범에 가득함.
그거 볼 때마다 PTSD 올라와서 앨범을 못 펼쳐봄
쉬1발
그때 깎은 머리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까지도 금방 안 나더라
그게 내 인생 최초의 코스프레이자 최후의 코스프레였음
현대식으로 재해석된 에밀레종?
지금하면 욕쳐먹을짓이지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