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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소맨) 《레제편》에서 레제와 대칭되는 캐릭터는 마키마가 아니라 (장문)


체인소맨) 《레제편》에서 레제와 대칭되는 캐릭터는 마키마가 아니라 (장문)_1.jpg



임.



절대 농담이나 드립이 아니라, 진지하게.

레제와 빔은 영화 안에서 속성과 역할 등이 완벽하게 대칭을 이룸.



우선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보자면,


레제는 덴지가 좋아하는 '여자'고

빔은 덴지가 거부하는 '남자',


레제는 악마의 힘을 사용하는 '인간(무기 인간)'이고

빔은 인간의 몸을 가진 '악마'임.



더 중요한 건 여기부터인데,


레제는 물에 빠지면 악마의 힘을 못 써 약해지는데,

빔은 물을 좋아하고 물 속에서 가장 자유로움.




그런데 레제는 수영장에서 덴지와 함께 놀거나, 살인마를 죽일 때도 굳이 폭우가 쏟아지는 옥상에서 흠뻑 젖어가며 싸우는 등,자신의 약점인 걸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몸을 적시는 상황에 스스로를 자꾸 유도함. 이는 물에 빠져 있는 동안만큼은 폭탄인간이 아니라 인간 소녀로 있을 수 있기 때문이고.


즉 이 영화에서 '물'은 폭발이 없는 삶, 레제가 바라는 '평화롭고 평범한 삶'의 상징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레제의 '헤엄을 가르쳐주겠다'는 말은, 그 이전 '열여섯 살이 데블 헌터 같은 걸 해서는 안된다'는 말과 엮어서 생각하면, 물(평화)에서 사는 법, 즉 '평범하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겠다' 라는 말이 되는 것.




반면 빔은 천사의 추궁에, "체인소 님은 다리도 빠르지만 체인을 걸어서 허공을 이동해다녔다" 라고 체인소 맨 특유의 이동법을 알려줌.


즉 레제가 수영이라는 평범한 인간의 이동법을 덴지에게 가르쳐주었다면,


빔은 인간이 아닌 체인소 맨으로서의 이동법을 가르쳐준 존재로, 그 의미가 서로 상반되는 것.




여기서 또 한 가지 아이러니가 발생하는데,


레제는 덴지를 체인소 맨이 아니라 덴지라는 열여섯 살 남자아이로 인식하고 그를 덴지로서 대접하지만,


빔은 덴지를 언제나 '체인소 님'이라고만 부르고, 체인소와 별개의 덴지라는 개인을 바라보지 않음.


하지만 결과적으로 레제는 덴지의 적이 되고, 빔은 덴지를 살려내는 최고의 아군이 됨.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을 상징하는 '물'은 다름아닌 빔과 함께할 때 가장 잘 누릴 수 있는 것이지. 이건 뭘 의미할까?


이미 덴지의 평화로운 일상은 '덴지'로서는 불가능하고, '체인소 맨'으로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함.


실제로 공안에서의 생활이나 그의 인간관계는 모두 덴지가 체인소 맨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니까. 덴지에게는 보편적인 인간에게 있어서의 평화와 고난의 조건이 전도되어버린 거지.





그리고 레제와의 마지막 싸움에서 덴지는 체인으로 레제를 휘감은 뒤 함께 바다에 빠지는데,


이건 빔이 가르쳐준 방법(체인을 날려 이동)과 레제가 가르쳐준 방법(물 속에서 헤엄치기)을 모두 선택하겠다는 덴지의 각오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음.


즉 '체인소 맨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평범한 삶의 행복도 손에 넣겠다'는 표현인 것.



마지막 모래사장 씬에서 레제는 덴지를 떠나고 빔만 그의 곁에 남음. 체인소 맨으로서의 평범한 일상, 기괴하게 전도된 평화를 상징하는 빔이. 내게는 이것이 결국 덴지의 현 상황을 알려준다고 읽힘.




그래서 내 생각은, 극장판을 볼 때 덴지의 갈등을 꼭 레제 - 마키마의 구도 하에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것.


오히려 레제와 빔이 덴지를 축으로 대칭에 있다고 생각하고 해석할 때, 숨어있던 의미들이 더 풍요롭게 보이는 것 같음.

댓글
  • 반짝이는 잔물결 2025/11/06 13:04

    타츠키: 네? 제가요? 이런 메세지를요??

  • 양치라노사우루스 2025/11/06 13:04

    오 아직도 참신한 해석이 나오다니

  • 임시로로그인 2025/11/06 13:04

    생각도 못한 해석인데 맛있네요

  • 양치라노사우루스 2025/11/06 13:04

    오 아직도 참신한 해석이 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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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이는 잔물결 2025/11/06 13:04

    타츠키: 네? 제가요? 이런 메세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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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텀페인 2025/11/06 13:05

    만력 풀해방일때의 타츠키는 자신도 모르게 만력이 작품에 스며들지
    진짠지는 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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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시로로그인 2025/11/06 13:04

    생각도 못한 해석인데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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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거된 강도 2025/11/06 13:05

    라고 쓰라고 빔이 시키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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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VCIVS BRVTVS 2025/11/06 13:05

    확실히 레제는 못하고 빔은 할 수 있는 것들이 체인소맨이 되야하는 운명으로 이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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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첩-4999474945 2025/11/06 13:05

    뭐냐 너
    타츠키에게서 '만력의 악마'를 훔쳐간 게 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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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리프 2025/11/06 13:06

    확실히 마키마는 1부 전체의 축이고 포치타와 대칭되고 레제편에서는 레제와 빔이 대칭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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