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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잘못된 [꽃보다 할배] 제작비화


어딘가 잘못된 [꽃보다 할배] 제작비화_1.png



나영석PD 토크콘서트때 꽃보다 할배 제작 비화 썰을 풀음.





나PD가 KBS를 나가고 TVN으로 옮긴 후 첫 예능을 제작 할 때 엄청난 부담과 위압감이 있었다고 함.

거기다 1박 2일이라는 걸출한 인기 예능을 만든 것으로 인해 윗선의 기대도 있어서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았음.


어찌됐든 새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기에 자신을 비롯하여 여러명의 방송작가와 제작진들을 데리고 회의.


'요새 뭐가 잘 나가?'

'이건 어때?'


이런 식으로 대화만 오가다가 하던 가락인 여행을 테마로 잡음.


그 중에서 골랐던 건 배낭여행.


그래서 20대 연예인 이름을 화이트 보드에 주루륵 쓰기 시작함

그러면서 어떻게 프로그램이 만들어 질 것인지에 대해 온갖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재밌겠다 생각을 했는데...


나중 가서 되짚어보니 '재미없는데?'로 도달하게 됨.


이유는 배낭여행 자체가 20대들이 즐기는 것이고,

그 섭외하는 연예인도 20대이며 자기네들이 나눈 대화에서 이미 예측 가능한 범위면

시청자들에겐 '너무 뻔한데?' 소리가 나오고도 남을 것 같아서 폐기.


하지만, 이미 윗선에 배낭여행 컨셉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질러놨기에

다시 무르기엔 아니다 싶어서 노선 변경하기 시작함.


20대가 안되니

30대 연예인으로

30대도 젊다 생각해서 40대 연예인으로

그렇게 50대, 60대로 넘어가니까

제작진 한 명이 '그러다가 80대 연예인까지 가겠다!' 라고 농담침.


나PD는 그 말을 듣고 진짜 80대 할아버지들이 배낭여행 가는 게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함.

그런데 도저히 예상이 안되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느껴져서

정말로 80대 연예인을 섭외하기로 마음 먹음.


하지만, 윗선에서는 20대 배우, 아이돌, 예능인 등등을 꾸려서 만들 줄 알았는데

80대 어르신들을 모셔서 예능을 하겠다는 나PD의 안건에 부정적이었음.

거기다 주변 사람들까지도 말릴 정도였고.


어찌됐든 윗선은 '그래, 섭외 할 수 있으면 해봐라.'하고 지켜보기로 함.


나PD는 우리나라 80대 연예인 중에 누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이순재님이 생각났고 어떻게든 연락처를 구한 다음 직접 만나러 감.


당시, 연륜이 많은 남자 배우들은 예능을 잘 하지 않아서 섭외 요청 할 때

뭐라 한 소리 듣지 않을까 싶어서 되게~~~~ 조심해서 물어봤다고 함.


이순재 : 그래서 누구랑 가는데?

나PD : 예!?

이순재 : 여행간다며, 누구랑 가냐고.

나PD : 선생님부터 먼저 뵈었기에 아직 다음 사람이 없는데 혹시 추천할 만한 친구분 안 계시나요?

이순재 : 친구? 친구들은 이미 다 죽었지.

나PD : 그럼, 주변 사람들 중에 같이 가도 괜찮은 분 있으면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이순재 : 신구에게 물어볼래?


이런 과정으로 신구님에게 찾아감.

그리고 긴 설명을 하게 됬는데, 신구님은 배낭여행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이해를 좀 못했다고 함.


신구 : 그러니까, 방송국에서 여행 보내주는데 비행기 태워주고 돈도 준다는 거 아냐?

나PD : 예.

신구 : 그럼, 가야지.

나PD : 추천할 만한 주변 사람 없나요?

신구 : 일섭이랑 같이 가면 괜찮겠는데?


이렇게 백일섭님에서 박근형님으로 바톤터치하며 섭외성공.


다시 문제 시작.


4명의 어르신이 해외 길바닥에 던져놓고 배낭여행하는 컨셉을 잡긴 잡았는데

아무래도 체력문제가 있고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나이 드신 분 생고생 시키네' 나올게 너무 뻔하고

나PD가 봐도 진짜로 쌩으로 냈다간 그림 이상해질 게 너무 예상이 되버림.


물론, 그것 역시 예능이다라고 할 수 있는데

재밌게 봐야 할 프로그램을 불쾌감을 만들면 안되겠다라는 마음이 들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옵션을 고민하게 됨.


'4명의 어르신을 도와줄 도우미를 붙이면 되겠다.'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배낭여행 컨셉을 생각하면 도우미는 아무래도 이질감이 너무 크다는 것.


하지만, 어떻게든 4명의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고 즐겁게 여행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적어도 너무하네 소리 안 들으려면 도우미 역할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윗선을 설득하여 추가하기로 결정함.


여기서 이 도우미 역을 할 연예인 후보를 화이트보드에 주루르르르륵 쓰기 시작함.

그러다가 '우리가 왜 주제넘게 정해야 하지? 어르신들이 편한 사람이 맡아야 하잖아.'라는

결과값에 도달하여 다시 이순재님에게 찾아감.


나PD : 주변에 있는 젊은 배우들 중에 편한 친구 추천해주세요.

이순재 : 요새 애들 다 착해, 다 잘해줘.

나PD : 그래도~ 유독히 잘 대해주는 젊은 친구 있지 않아요?

이순재 : ...... (생각 중) 이서진 어때?

[MBC 사극 '이산'에서 이순재와 이서진은 영조와 정조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서진으로 발탁.

거기다 이 당시에 이서진은 한동안 방송을 쉬었을 때라서 적절한 시기였음.


이서진을 섭외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사실대로 어르신 4분 데리고 여행 가는 거라고

말했다간 단박에 거절할게 뻔해서 '여자 아이돌과 함께하는 미술여행'이라고 속임.


촬영 당일.


이미 어르신 4분은 인천공항에 대기.


나PD가 직접 이서진을 데리고 촬영장소로 이동 할 때

'꽃보다 할배, 이서진 출연 결정' 기사가 나버림.


나PD는 이서진이 이 기사를 보면 안됐기에 어떻게든 말 붙여서 휴대폰 볼 시간을 없애버림.

그리고 공항에 도착하고 뒤에서 이순재님이 이서진의 어깨를 툭 침




댓글
  • dfccsasdpxffss 2025/11/05 20:22

    '하지만 그렇게 되면 어르신 4분만 따로 가서 찍는다.'
    와 막타로 장유유서 어택을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dfccsasdpxffss 2025/11/05 20:22

    '하지만 그렇게 되면 어르신 4분만 따로 가서 찍는다.'
    와 막타로 장유유서 어택을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IPQas)

  • 아이유는뉘집아이유 2025/11/05 20:23

    저 말 듣고 안 한다고 하면 연예계 매장되것구만 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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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기방패◆ 2025/11/05 20:22

    잘되서 다행이지 저거 본인 동의 없는 무개념 예능에서나 볼법한 이야기네 ㅋㅋㅋㅋ
    예능 pd 버릇 어디안가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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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jk4NDk1 2025/11/05 20:23

    나피디 이 나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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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rc_Ode 2025/11/05 20:23

    성공하는 예능 프로들 보면 다들 이런 전설같은 얘기들이 하나씩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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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로소년 2025/11/05 20:23

    이서진과의 기나긴 인연도 이렇게 시작됐구나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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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DYyNDc5 2025/11/05 20:24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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