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하게 변한 가모가 홍루에 대한 집착어린 손길을 모두가 막아내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돌파하고 가시춘을 구할 수 있을까 강구를 구하던 이때
홍루의 열린 마음에서 부터 들려오는 간질거리는 봄 바람 같은 생각이 나에게 들려온다
사람은 결코 귀물이 될 수 없다.
세상 밖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옥석처럼 키웠다 한들.
사람은 돌이 아니기에
사람을 교류를 하며 성장하고 때론 좌절감에 울고 성취감에 웃고
인연을 쌓으며 앞으로 나아가도 그 인연에 발목을 잡혀 멈춰서기도 한다.
공씨 가문의 멸문일.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무구한 한 어린 아이의 목숨이 덧 없이 쓰러지던 날
그저 지켜만 봐야 했을 같은 소년의 슬픔이란 인연이 그의 마음에 족쇄가 되어
한없이 영원 처럼 굳어만 갔다.
장래희망 마저 H사의 특이점인 환의 기술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던 아이
그 마지막이 심장에 박힌 말뚝이 되어 가장 아픈 기억으로 기억 되어
늘 홍루는 되세기고 되세기며 떠오른 감정을 씹어 넘이고 다시 떠올리고
뭇 어지러운 밤과 낮을 보내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순간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아픈 손가락과도 같아서...
홍루는 나에게 덧없이 떠난 아이를 그리워 하기에 절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
이 자리에 오기까지 닫혀있던 문이 조금식, 조금식 벌어져 그 틈이 매우 넓어지다
비로소 이제서야 온전히 열리어 모든 것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숨김없이 남김없이
치부도 자랑도 모든 것을 활짝 문을 열어 보여준다.
감정에도 만약 색이 있다 말할 수 있다면 검은색이라 할 수 있을 홍루의 생에 짙고 짙은 어둠을 상징하는 '선인'에 대한 기억
사람이 아닌 귀물이 되어 살라는 가르침을 따를 수 밖에 없던 인생을 회고하며 씁쓸한 미소 짓는 홍루.
홍루가 여기까지 오기 전 늘 입에 달고 살던 말.
'지켜만 볼 수 밖에 없지요.'
이 말을 뜻은 그의 절망을 의미함을 이제는 너무나 잘안다.
아니 누구보다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잊어야 할 거짓 된 진리.
주입 시키만 한 지식은 결코 옳음이 될 수 없음을
홍루는 이제는 안다.
그리고
가모도
그 안에 깃들어 H사란 거대한 날개 아래
슬픔과 죽음의 무대를 조율하려던 한낱 벌래도
끝이 다가옴을 아는지 그 허허 실실 거리는 웃는 표정이 살짝 금이 간 것 처럼 보인다.
가모의 등에 박힌 가마 속에 틀어박혀 있던 선황충의 움직임이 유독 심하게 꿈틀거린다.
긴 장생이란 이름의 거짓 된 삶을 벗어 던지는 떄가 옴을 피하려 몸부림 치지만
기생이란 수단을 택하여 수 많은 가주, 가모란 직책을 미끼로 붙어먹었던 그 수단이 이제는 족쇄가 되어
어디로도 갈 수 없기에...
황혼이 저물고 밤이 다가옴을 피할 수 없으리라.
어린 가시춘
홍원을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마주한 가시춘
미워하며 떠나는 가시춘의 뒷 모습을 보며 부디 영원히 싫어하지는 말아줬으면 하는 답답하면서도
그 당시의 홍루가 최대한 짜내어서 생각할 수 있었던 작은 소망 하나.
그리고 분노를 말하며 홍루는 또 다른 이를 언급한다.
시체처럼 축축하게 거뭇한 피부로 괴상한 차림을 한 설반
선인이 만든 홍원 내에서의 거짓 된 규칙으로 인해 물리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갈가리 찟겨나가 본래의 품성을 잃어 저리 변하였다 말한다.
그럼에도 홍루는 품어주려 했다.
그저 지켜만 볼 수 밖에 없어서
양 팔 벌려 아프고 슬픈 이들을 안아 줄 수 없기에
마음으로 남아 담아 두었다가 이내 흘려 보내려 했다.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이런 때에 쓰이겠지.
같은 곳을 바라봄에도 서로 생각하는 다름이라.
홍루가 아닌 그 뒷 배경에 반하여 쫒아오는 사랑을 받아 주기엔
매마른 바닥은 차디 차이 따스해 질 수 없을태니까.
그래서 '웃었넘겼다' 라고 말하는 홍루
임대옥.
한때는 옛 일이던 공가멸문이 어째서 일어난지도 모른체 홍루를 원망하던 꽃무덤을 만들어 줄 정도로 심성 착한 아이
미워한다 여겼지만
사람을 비틀리도록 만든 그 시험장에서 그녀와 그는 오히려 진심을 나누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웃음 뿐이라 말하겠지.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제는 모두가 안다.
아니
앞으로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웃음에도 여러 의미가 있음을.
희노애락.
표정은 하나 일지라도 그안에 담긴 뜻은 다를 수가 있음을
기뻐서 흘리는 눈물도 있고
화가 나서 짓는 웃음도 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사람을 속인거지.
구닥다리 늙은이들아.
마성의 영지 형이 여기서 나올 줄은 몰랐는데...
이상이 가장 훌륭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를 홍루에 비유하면서 독려한다.
여정을 통해 배운 미덕을 그대는 기억하고 있다고.
이때까지 함께 한 모험에서 배웠던 그 모든 감정이
아니 본래 지니고 있었던 인간으로서 지냈던 그 감정들은
빛나고 가치있고 행복하고 슬프지만 아름다웠다고.
홍루는 당당히 가모 앞에 소리친다.
배움이 없을리가 없다.
수감자들의 저마다 지닌 그 강한 소망은 철옹성 처럼 단단한 철인조차 녹여내는 뜨거운 감정의 용광로였으니까.
먼지는 다시 뭉쳐 돌이 되고
증발한 수증기는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된다.
작은 것이 모이면 큰 것이 되고
그 큰 것은 다시 깍여 작은 것으로 돌아간다.
이 순환에 쓸모 없는 것은 없으며
헛 되어 바래질 일은 없다.
아니!
홍루도 우리와 같아!
울고 웃고 어색하지만 지을 수 있는 표정이 수많가지가 될 수감자야!
이제 부터 찾아나가면 되지!
오히려 앞으로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홍루의 속마음을 생각하면 흥분 되는걸!
웃기만 해서 다른 감정을 얼굴로 표현할 수 없다면 웃음으로 모두에게 그때 그때의 심정을 알려주자!
이상이 그러하듯 눈치 빠른 수감자들이 대신 말해주기도 하니까.
그래, 대신 화내 줄 사람도
썰렁한 농담으로 식은 분위기를 돋구어 주려는 사람도
슬플 때 같이 울어줄 수 있는 사람도
기쁠 때 한잔의 술을 털어 흥취를 적셔 줄 사람도
모두가 넘처나는 버스
림버스 컴퍼니가 언제나 함께 할꺼야.
비워 버린 만큼 채워지는 추억이 쌓이는 즐겁고 정신 사납고 슬프고 화나는 나날들
버스는 그도 그럴게 종점을 지나 차고지로 가면 다시 내일의 운행을 위해 준비하는 거잖아?
끝이란건 그저 하루 쉬어 가는 날이고
지나면 내일이 오는거지.
자.
모든 것이 활짝 열린 지금
말해봐.
그럼 보러 가야지
고요한 웅덩이에 던진 돌이 파문을 일으킨 순간.
더는 지켜만 보던 홍루가 없어진거니까.
버스에 올라타기로 마음 먹은 그 순간 부터
홍루의 공허한 웅덩이는 계속 돌이 던져지고 던저져서 파문이 쉴세 없이 생기고
그 파문들이 모여 파도를 이루어서
더이상 잔잔한 표면 따윈 없어 졌거든.
어찌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기만 할까.
비워지면 채워지고 채워지고 비워지지
물극필반
무위자연
여러 용어가 있지만 결국 흘러간 마음은 다시 돌아오는게 마음이니까.
허무를 채우자!
처음 보는 때보다 다시 볼 때 뭔가뭔가였지
문학완전공명
미친 시계 대가리가 플러팅 능력을 각성한게 분명한 8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