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로 전생한 게 나라서 다행이군, 용사여! 진짜 적은 마왕이 아냐!

생각해 보게나, 용사여!

왜 임금은 모든 부와 권력을 손에 넣고서

국가의 정점을 자칭하면서도

정작 구원의 책임은 우리에게 떠미는 거지?

왕이 국가의 정점임이 정당화되는 이유는

그가 국가 중대사의 최종적인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운의 책임이 자네와 내게 맡겨진 이상

왕은 무슨 존재지?

아무 책임도 업적도 없이

그저 주지육림을 누릴 뿐인 돼지가 아닌가?

의식있는 시민이라면...

뭐?

내 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

못 들은 걸로 할 테니

마왕을 해치우는데 집중하자고?

......

아무래도, 민중의 진정한 적은

마왕이나 왕보다도 나와 가까운 곳에 있었던 모양이군.

날 원망하지 말게, 용사여.

진정 누군가를 원망할 자격이 있는 것은

돼지같은 귀족들에게 억압받는 민중들 뿐이니.

* 총을 발포하는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