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령술사는 회복마술을 쓰지 못하잖아요."
용사는 합리성에 기대 사령술사와의 파티를 거절하려 했다.
사령술사는 깡마른 볼을 부풀리며 약간 토라진 말투로 대꾸했다.
"저도... 회복마술... 쓸...수 있어요..."
"무슨... 그 직업으로 신성마법이라도 배웠다는 겁니까?"
그렇게 말하며 사령술사는 그녀가 맨 끔찍한 시취를 풍기는 가죽가방을 뒤적거렸다.
가방에서는 무언가의 팔이라는 것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썩어들어간 시체의 일부가 튀어나왔다.
"잘.... 붙일...수 있어요... 부품이.... 좋다면... 회복... 후에.... 더... 강해지실... 지도... 헤헤..."
'부품'을 용사에게 보여주느라 노출된, 꿰메붙인듯한 흔적이 남은-그리고 피부색이 명확하게 다른- 사령술사의 오른손목을 보며,
용사는 그녀 앞에서라면 설령 목숨을 잃더라도 절단상은 입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최악..의... 경우..에... 온몸이 산산조각 나시더라도... 영혼이...무사하시고... 부품만... 충분하다면... 회복이... 가능해요..."
"아니 말도 안되는 소리는 하지 말고..."
사령술사는 잠깐 멍한 표정을 짓다가 배시시 웃었다.
"그쵸? 농담이죠? 농담 맞죠?"
"헤헤... 그렇죠... 용사님을 부활시키는데 부품이 부족할리 없겠죠... 부족하더라도... 부품은... 징발하면 되니까..."
시커먼 죽음의 기운을 뿜는 스태프를 매만지며 성녀와도 같이 자애로운 미소를 띄우는 사령술사를 보며,
용사는 목숨을 걸어야 할 것 같은 전투가 벌어진다면 전력으로 도망치기로 다짐했다.
"죽어도 새로운 몸으로 영혼을 이식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렇게 점점 더 강력한 몸으로 영혼 이식을 반복한 용사는
마왕 엄마의 몸을 이식받고 마왕에게 승리했다
아니 적어도 기증받은 시체에 보존마법이라도 걸라고요!!!
"죽어도 새로운 몸으로 영혼을 이식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렇게 점점 더 강력한 몸으로 영혼 이식을 반복한 용사는
마왕 엄마의 몸을 이식받고 마왕에게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