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슈퍼맨) 영화 내내 렉스 루터에게 들었던 의문과 해답

코믹스 문외한이지만 울트라맨이 흑화버전 슈퍼맨이란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 울트라맨이 슈퍼맨 클론이구나 하는 건 금방 예상이 갔음. 뱃대슈에서도 유사한 전개가 있었고.

근데 루터가 슈퍼맨 클론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면 한가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더라고.

 "울트라맨 하나한테 2500개 공격패턴 인풋해서 하나하나 외쳐가며 싸우느니 그냥 울트라맨을 왕창 만들어서 슈퍼맨을 다구리하면 더 효율적이고 쉬웠잖아?" 하는 의문.

아니 물론 머리로는 알고 있지.

유니버스 간판아이콘이자 최강의 메타휴먼이 슈퍼맨인데 걔를 복제해서 마구 뽑을 수 있으면 유니버스 밸런스가 개망하니까, 정신 박힌 감독이면 할 리가 없음.

그래도 작중 루터 능력상 불가능한 것도 아닌데 여기에 대한 설명이 없더라고.

통제 안되면 위험해서? 여기 루터는 1피코미터만 삐끗하면 지구가 소멸하는 빅뱅실험도 하는 놈인데?

근데 후반부에 신나서 주먹 휘두르며 커맨드 외치는 루터 보니까 왜인지 알겠더라고.

얜 슈퍼맨을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 때리고 싶은 거임.

자기 손으로 패주고 싶은 거라고.

그래서 에이원! 에이원! 하면서 과몰입해 허공에 주먹질을 해댄 거고 포켓유니버스에 감금 성공했을 때보다도 싸울 때 찐웃음 흘린 거였어.

그러니까 루터는 이걸 증명하고 싶었던 거지.

"야 내가 지구인으로 태어나서 그렇지 니랑 같은 크립톤인으로 태어났으면 넌 임마 내가 탁! 치고 이어서 탁! 빡! 끝! 해서 아작을 냈어 임마!!!"

 ....라고 말하려는 거임 이 개초딩은.

루터가 원한 건 '내가 만약 저새끼랑 피지컬 조건이 똑같았다면 if'를 전제로, 자기가 슈퍼맨이랑 맞다이를 까서 이기는 거란 말이지. 울트라맨은 그 if를 실현하기 위한 타협책, 게임 아바타 같은 거고.

울트라맨 여럿을 만들어 다구리치면 더 쉽게 이기겠지. 근데 그건 '울트라맨들'이 슈퍼맨을 이긴 거지 루터가 이긴 게 아니니까 납득할 수가 없음. 그건 말하자면 다중계정 써서 그것도 오토 돌리는 플레이니까.

울트라맨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이입할 수 있는 아바타여야 하니까 하나여야만 하고, 순수하게 본인의 컨트롤로 슈퍼맨 따잇해야 의미가 있으니까 지능이 좋아도 안 됨.

그래서 일부러 지능 낮은 애한테 2500개 공격패턴 암호를 하나하나 익히게 만든 뒤 실시간 영상 보면서 구두로 동작 하나하나 지시내린다는, 효율성 구리다못해 인덕션 위에다 나뭇가지 비비는 급의 바보짓이 나왔던 거였어.

루터에게 울트라맨은 그냥 게임 아바타라고 생각하니까 다른 것도 뭔가 이해가 되더라.

루터에게 루터코프 직원들은 키보드의 타자키 하나하나였던거고

포켓 유니버스는 사이다나 업적작 인증샷 저장해 모아놓은 갤러리 같은 거였다고.

..... 근데 저 효율성 개구린 커맨드입력 작전으로도 슈퍼맨 이긴 거 보면

얘가 크립톤인이었으면 확실히 슈퍼맨은 따위였을 거 같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