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에서 릴리가 과거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우선 작가가 했던 "릴리가 정말로 제임스를 싫어했을까요? 당신도 여자잖아요.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텐데요."라는 인터뷰 때문에 나쁜 남자 취향이라 전 세계적으로 인식됐던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나쁜 남자 길들이기 요소에 환장하는 여자들에 의해 이게 한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평가가 달라진 것입니다.(당시 유행하던 것이 꽃보다 남자 같은 것이었다는 걸 생각해보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그리고 다른 이유는 아래가 있습니다. 7권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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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햇는데?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닌가?"
스네이프가 말했다.
"맞아, 세브. 하지만 난 너랑 같이 어울려 다니는 애들 중에 어떤 얘들이 싫어! 미안해, 그렇지만 에이버리와 물키베르는 정말 끔찍하게 싫어! 물키베르! 도대체 너는 걔를 뭘 보고 만나는 거니, 세브? 걔는 아주 소름 끼쳐! 걔가 전에 메리 맥도널드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알아?"
릴리는 기둥으로 다가가서 몸을 기대더니, 스네이프의 누르스름하고 야윈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건 별일 아니었어."
스네이프가 말했다.
"그건 그냥 장난이었어, 그게 전부야."
"그건 어둠의 마법이었다고! 그리고 네가 그게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면......"
"포터와 그 패거리들이 치는 장난은 어떻고?"
스네이프가 따져 물었다. 그 말을 내뱉는 순간 그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아마도 분노를 억누를 수 없는 것 같았다.
"그게 포터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릴리가 물었다.
"걔들은 밤에 학교를 몰래 빠져나갔어. 게다라 루핀이라는 녀석은 뭔가 기분 나쁜 구석이 있단 말이야. 그는 왜 계속 외출을 나가는 거지?"
"그 앤 아파."
릴리가 말했다.
"그 애는 아프댔어."
"매달 보름달이 뜨는 날만?"
스네이프가 말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릴리의 목소리는 냉랭했다.
"하지만 도대체 왜 네가 걔네들 때문에 전전긍긍해야 하는데? 게네들이 밤에 뭘 하고 다니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난 단지 다른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 애들이 그저 멋진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려 주려는 것 뿐이야."
그의 눈빛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릴리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도 그 애들은 어둠의 마법을 쓰지는 않아."(제임스 포터가 애용하는 중급 어둠의 마법인 금지된 HEX:나도 CURSE보단 사소해도 금지된 어둠의 마법인데?)
릴리가 목소리를 죽이고 말했다.
"게다가 너는 정말 고마워할 줄을 모르는구나. 지난밤에 있었던 일 나도 들었어. 네가 커다란 버드나무 옆 통로로 몰래 들어갔는데, 제임스가 그 통로 안에 있는 무언가로부터 너를 구해줬다고..."
순간 스네이프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가 침을 튀기며 말했다.
"구해 줘? 구해 줬다고? 넌 그가 영웅 노릇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는 자기 목숨이랑 자기 친구 목숨을 구했던 거야! 너 설마 걔를......난 너를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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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서 리머스는 시리우스 때문에 늑대인간이 된 자신이 스네이프를 죽일 뻔 했었을 때, 덤블도어는 스네이프에게 이를 절대 말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스네이프는 회상에서도 릴리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합니다.
근데 정작 제임스 포터가 구했다는 식으로만 소문이 나고, 살인미수범으로 엄연히 명시된 시리우스는 아무런 처벌도 없으며 하다못해서 피해자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겠다는 주의를 받은 것조차 없습니다. 이후에도 제임스랑 함께 재미삼아서 스네이프를 린치하고 괴롭혔죠.
그리고 이 때 릴리는 스네이프에게 고마워할 줄 모른다고 비난합니다.
스네이프가 지속적으로 제임스 포터에게 학교폭력을 당해왔었던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릴리는 스네이프에게 학교폭력 가해자인 제임스 포터에게 고마워할줄 모른다고 비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릴리는 스네이프가 뭐 때문에 죽을 뻔 했는지 묻지도 않고, 자신도 이미 알고 있다면서 스네이프를 제임스에게 고마워 할 줄 모른다며 비난하기만 했습니다.
친구가 아니더라도 지인이 죽을뻔한 일이 있으면 무슨 일인지 물으면서 해당 일을 걱정하며 얘기하는게 보통이지만 릴리는 스네이프가 죽을뻔한 일을 듣고서도 그냥 관심없이 있다가 제임스 포터를 옹호하기 위해서 스네이프를 비난할 때 무기로 쓴 것이죠.
친구가 죽을뻔한 일은 걱정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으며 오로지 제임스 포터를 옹호하기 위한 무기로만 쓰면서 비난하는 용도. 심지어 스네이프가 죽을 뻔한 일을 경험했음에도 걱정하지도 않았고, 갑자기 이를 제임스를 옹호하고 스네이프를 비난하기 위한 무기로 씁니다.
이것은 원래 작가가 제임스 포터를 릴리가 사실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려는 것이었지만, 묘사 실수를 벌여서 릴리가 욕을 먹는 원인이 됐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해당 언급이 나오면 살인미수건까지 엮여서 아예 이를 비판하기 위해서 쓴 릴리가 진실에 멘붕하는 팬픽까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작가인 롤링은 트위터 등에서도 계속해서 릴리를 꾸준히 선인으로 언급하면서, 절대선처럼 강조합니다.
해리 포터를 완벽하진 않지만 선을 추구하는 보통 사람이라고 한 것과 달리 릴리를 무슨 성녀처럼 여기는 모습입니다. 포터모어 사이트에서도 릴리는 비판점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성녀급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 롤링이 저 장면을 넣은 것은 사실 제임스를 좋아하는 츤데레 릴리를 묘사하려다가 실수를 벌인 것으로 봐야합니다.
당시 나쁜 남자 길들이기 요소에 환장하는 여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던 시기라 벌여진 실수라 봐야할 듯 합니다.
또한 학창 시절의 제임스의 행적이 안 좋은 부분들이 작품 내에서나 작가의 언급으로 까도 까도 끝이 없이 나오기 때문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유독 스네이프의 죽음을 먹는 자가 된 원인이 가정폭력 때문이라는 말이 많지만. 실제로 별 영향이 없습니다. 아버지에 대해서도 자신은 집을 떠나니 안보면 상관없다가 전부였고, 머글들에 대한 생각도 "마법세계에 살면서 안 보고 살면 좋겠다."가 전부였습니다.
롤링: James could certainly h에이브이e been kinder to this boy who was a bit of an outcast. And he wasn't. And these actions h에이브이e consequences. And we know what they were.(제임스는 이 외톨이인 소년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죠. 그리고 그런 행동들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우리는 그 결과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롤링의 이 인터뷰는 '제임스의 행동이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고, 알란 릭맨이나 포터모어에서도 꾸준히 제임스 포터와 시리우스 블랙의 괴롭힘 때문이라 언급합니다.
유게에도 흔히 도는 '스네이프의 죽먹자 필연설'은 어디에도 없는 주장이고, 오히려 롤링, 포터모어, 알란 릭맨까지 죄다 부정하는 부분입니다. 다들 하나 같이 원인을 '호그와트에서 벌어진 일(제임스, 시리우스의 괴롭힘)'을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스네이프의 죽먹자 필연설이 도는 것은 제임스 포터의 행적이 워낙 막장이라, 스네이프가 죽음을 먹는 자가 된 원인이라는 죄라도 덜어주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런 잘못된 루머가 돌아서 책임을 덜어주고, 스네이프에게 책임을 온전히 뒤집어씌우는 잘못된 왜곡을 해야할 정도로 제임스의 행적들이 부각되면 부각될수록 이미지가 나빠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제임스를 좋아한 릴리에 대해서도 "스네이프를 좋아하건 말건 떠나서, 이런 만행들을 벌인 제임스를 좋아한 건 문제 아니야?"가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쁜 남자 길들이기 + 릴리의 츤데레 면모 묘사하려고 하니...제임스와 릴리는 계속해서 막장이 될 수밖에 없죠. 롤링도 이 때문인지 나중에는 제임스 옹호는 일절 포기하고, 언급조차 안 하는 식으로 갑니다. 대신 스네이프 옹호가 이전보다 더 강해졌습니다. 스네이프 안티들에게 "(내가 만들지도 않은 설정 같고) 스네이프를 혐오할 시간에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세요. 전 저녁 먹으려 가렵니다."라고 키배까지 직접 떴을 정도입니다.
작가도 제임스와 스네이프의 설정들을 보면 볼수록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생각을 하던 모양입니다...그리고 이로인해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셈이라 캐릭터성을 부여받지 못한' 릴리의 경우도 피해가 커지고...
팬픽에선 제임스랑 이어지지 않는 릴리가 오히려 선인이자 사람의 느낌이 나는 지경이 됐습니다...
작가가 공개하는 설정들, 작품 내에 있던 것들을 정리하면 보면 볼수록 심각한지라. 심지어 스네이프는 학창 시절에 누굴 직접 마법으로 괴롭힌 적이 없다는 것+ 첫 임무가 스파이이인데 바로 배신해서 살인자도 아니라는 것 등이 합쳐져서...오히려 예언 전달 외에는 극단적인 선을 넘은 것이 없다가 되어버렸습니다. 거기다가 제임스의 괴롭힘이 아니었으면 호그와트에서 재능 발휘해서 잘 나가고, 죽음을 먹는 자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애초 죽음을 먹는 자는 사상 때문이 아니라 강한 단체에 속해서 자존감 채우고 릴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였는데, 어른이 된 스네이프처럼 자기 재능 깨달은 스네이프는 자부심이 강한지라 속할 필요가 없는 것.)
이걸 작가가 공인한 공식 스토리인 세드릭 디고리와 스네이프 같은 교사가 된 헤르미온느의 모습으로 저주받은 아이에서 보여줍니다. 여기서 세드릭이랑 비교로 스네이프는 오히려 당한 것에 비해 덜 타락했다는 듯이 묘사합니다. 세드릭은 스네이프보다 덜한 굴욕과 상처만으로 죽음을 먹는 자가 되어서 진짜 살인자가 되어서 네빌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60살이 된 스네이프는 농담도 잘 하면서도 친근한 성격이고, 그러면서도 숭고한 정의감을 가져서 이 스네이프의 모습을 본 스콜피어스 말포이는 완벽 그 자체의 영웅인 그 모습에 감동까지 느낍니다.
본편의 스네이프와 달리 정신적으로 성장한 스네이프는 흠결 없는 완벽한 영웅이 되는 것으로 나오며, 볼드모트에게 죽은 원래 역사의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도 "다크 로드에게 죽었다면 명예롭게 죽었겠군."이라고 그리핀도르스러운 발언까지 합니다. 거기다가 유언으로 스콜피어스에게 "알버스 세베루스에게 전해라! 내가 그가 내 이름을 물려받은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고!"라고 말해줍니다.
본편의 학생들 괴롭히는 쓰레기 교수의 모습도 사실상 제임스와 시리우스가 만들어낸 가해자가 된 피해자의 모습이라는 것을 암시하듯, 상처를 이겨낸다면 흠결 없는 영웅으로 성장하는 면모를 보여준 것입니다.
반면 제임스는 이런 성장하는 모습이 나온 것이 없고, 스네이프도 어두운 면이 있으나 본성적으로 이런 완벽한 영웅으로 도달할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을 망쳐놨다는 이미지만 더 강해졌습니다.(더들리나 드레이코는 부모의 가정환경이 망쳐놨다가 나중에 바뀌었죠. 본성은 사실 선한데 오냐오냐 가정교육이 망쳐놓은 거고, 드레이코 말포이는 심지어 오클루먼시 고수인 이유가 원래부터 양심의 가책을 억지로 숨기는데 능숙해서라고 할 정도니)
시간이 흐를수록 스네이프는 작가에게 온갖 버프를 받고, 제임스는 이미 있는 것만으로도 까도까도 끝없이 나오는데 전쟁영웅 시절은 그냥 생략인데다가 심지어 있던 것도 원고를 도둑 맞아서(...)
덕분에 릴리는 이런 제임스를 원래부터 좋아한게 이상한 것이 됐습니다. 그리고 스네이프에게 대하는 태도 때문에 "사람 죽을 뻔한 일, 심지어 친구가 죽을 뻔한 일도 신경 안 쓰며 학폭 당하는 건 별로 대수롭게 생각 안 하는 여자." 이미지가 붙어버린. 덤블도어도 살인미수 은폐로 욕 먹고 있죠.
점점 보면 스네이프가 설정 면에서도 작가의 편애를 온갖 형태로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 스네이프는 원래 숭고한 영웅이 될 본성과 용기가 잠재됐어. 근데 가정 환경 때문에 사교적이진 못했는데, 이럴 때 제임스가 입학 전부터 찍고 학창시절 내내 학폭을 가한거야. 그래서 강한 단체에 의지하고 싶고, 릴리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으로 잘못된 길로 빠져들었던 거지. 그는 커서 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두 번 다시 죽음을 먹는 자에 기웃하지 않을거야. 그러나 그는 선악 양면성을 가졌지만 믿을 수 없게 용감했어. 그리고 본편에서 더 나이 먹는다면 선악 양면성을 가진 회색인 본편 모습(마법 세계를 구하기 위해 죽음 + 악의를 갖고 학생들을 괴롭히는 쓰레기 교수)이 아니라 모두의 존경을 받을 인격적으로도 완벽한 영웅이 되는 것이야.
이렇게 해놨으니...제임스 포터에게 작가가 직접 씌운 만악의 근원 이미지를 지우고 싶은 심리가 독자들에게 크게 발동해서 "스네이프 죽먹자 필연설"이 나올 수밖에 없었으니...
제임스 포터와 릴리 에번스는 롤링을 저주해야 할 듯 합니다. 캐릭터 호불호 떠나서 설정 자체가 밸런스 문제라 생각되네요.
오타쿠식으로 해석하면 일진한테 괴롭힘 당하는 오타쿠에게 잘해주는 반장같은 여자애가 사실 일진이랑 연인이였던거임!
이것 또한 롤링이 잘못한거구나...
제임스가 잘못했다.
스네이프가 나쁘다.
등 떠나서 롤링이 밸런스를...
ㅅㅂ 한국으로 치면 현대랑 LG 정도되는 가문 재벌 3세가 서민 하나 이악물고 괴롭히는데 어케 버티냐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