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작소설을 보고 영화를 봐야 하나요,
영화를 보고 원작소설을 봐야 하나요?
사람마다 말이 다르더라구요.
- 그것 참 의견이 갈리는 주제구나.
일단 두 방식의 단점을 비교해볼까?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는 경우,
기본적으로 소설의 정보량이 영화보다 월등한 경우가 잦단다.
심지어 단편소설의 정보량이 영화를 넘어서는 경우도 종종 있지.
당장 해포 5권을 보고 영화판을 보면,
'아 원작 저거 다 씹고 지나가네'
'아 저거 묘사 뭐임 원작하고 아예 다른데'
라는 생각이 들게되지.
당연한 게야. 영화의 시각화를 위해 각색한 부분도 있고, 천 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2시간 영화로 묶어버렸으니까.
와 미친 난 초중딩 시절에 그걸 어떻게 읽고 다녔지.
암튼, 소설 보고 영화를 보니 이상한 장면들이 많았어요.
생략된 부분도 많았고, 플라잉 죽먹자도 소설과 많이 달랐죠.
판타지의 절대본좌라는 반지제왕 영화판도
원작 소설과 다르다, 부족한 면이 많다고 불만 가진 팬들이 꽤 있다고 하니...

그러면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 소설을 읽는게 답인가요?
소설 기반 영화는 원작보다 부족해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 80점 짜리 영화를 먼저 보고, 100점짜리 소설을 보는게 더 심리적으로 실망할 일이 없는 거잖아요?
세상 일이 그렇게 딱 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단다.
종종 원작을 넘었다고 하는 영화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이제 영화 먼저, 소설 나중에의 단점을 알아볼까?
이 경우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일부 매체의 경우, 소설 등 원작을 제대로 인지해야 영화를 100% 완전히 즐길 수 있는 부류란 거지.
원작을 몰라도 꽤 잘 볼 수 있지만, 원작을 알고 보는 것보단 모자라다고 해야 할까.
이것도 우리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시구나.
후기로 갈수록 원작의 분량은 두꺼워지고, 영화 분량은 한정되어 있으니
원작을 읽고 영화를 봐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지.
.....
둘째는 영화 속 이미지가 소설의 상상력을 제약해버린다는 점이란다.
교수님.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앞에선 '원작의 이미지와 다르네 끌끌' 하면서 영화판에 비판적으로 읽게 된다고 하셨잖아요?
물론 그렇지. 하지만 사람의 상상력과 무의식은 통제할 수 없는 거란다.
사람이 직접적인 이미지가 제시되지 않는 소설로 연상하는 상상력은 무궁무진하지만,
그렇기에 그 상상력을 정확하게 이미지로 구현해서 '내 이미지의 누구는 이렇게 생겼어!' 라고 하는건 꽤 힘들거든.
원작의 스네이프를 생각해보자.
분명 잘 생긴, 호평할 외모는 절대 아니라고 몇 번이나 명시되었지만

영화판의 알란 릭맨은 미쳐버린 중년 간지를 자랑하잖니?
그러면 네가 영화를 보고 원작을 읽을 때,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스네이프의 이미지는 어떤 쪽일까?
아하. 이제 이해가 되네요.
'에이 원작의 스네이프는 그렇게 안 생겼구먼' 하고 책을 읽으면서도,
스네이프 교수!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영화 속 알란 릭맨일 거에요.
왜냐하면 영화판의 스네이프가 제공한 이미지의 분량이 압도적이고, 머리에 박혀 버렸으니 말이죠.
.......
결국 영화 먼저 보고 원작 읽기, 원작 먼저 읽고 영화 보기 두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정해진다는 말씀이신가요?
세상 일의 대부분이 그렇듯 말이지 ㅇㅇ.
뭘 그딴거 고민함ㅋㅋㅋ
그냥 유튜브 요약으로 10분짜리 다 보면 그게 시리즈 완독한건데
뭔 쓸데없는 수천 페이지 책이니 8편 영화니 다 시간낭비인
난 5편까진 소설로 봤고 그 이후는 영화로 봄
소설 접은 이유는 시리우스가 너무 허무하게 죽어서 ㅋㅋㅋㅋㅋ
역시 톰 답구만!
영화판 보고 소설판 보면 이상해지는거 몇개 있는데
1. 해리 붙잡고 흔드는 덤블도어 - 이게 그 온화한 분위기가 맞나
2. 냐! 냐! 으브드크드브르! 오오 말포이 고딩이랑 멱살잡고 지붕에서 구르는 볼드모트 - 이새끼 고딩한테 질만도 하네
3. 플뢰르 델라쿠르 - 이게 세계관 최고 미녀?
4. 초 챙 - ...? 이쁘다고? 초중고교 졸업할때 한국에서만 학년당 서른 일곱명은 더 이쁜 애 있었는데?
이런 경우 결국 정답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많이 본다'다
한 번 보고 땡치는 경우도 많지만 다시 볼 때는 못 보고 지나쳤던 것들도 많이 보거든
가령 마법학교에서 카메라 들고 영화 찍는 카메라맨이라던가
7편 최종전 너무 생략 축소되서 싫어하는경우도 있고
난 원작충이지만 영화판도 혼자(혼혈왕자란 뜻)편까지 영화관가서 볼정도로 영화도 좋아했는데
포터팩트 같은 해포 트리비아 찾다보면 영화나 배우에 대한게 더 많이나와서 존나 긁힘
"그래, 그게 바로 우리가 의도하는 바야.
[새 시대의 시청자]들은 소설속 스네이프를 읽으며 파파 에시에두의 얼굴을 떠올리게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