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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사단 군인아파트 썰. 86년도

11사단장이 새벽에 비상 벨 누름. 아무때나.평일에도 새벽5시에 사이렌 울리는데 사이렌이 어디서 울리냐면 집밖 저기어디가 아니라 우리집 거실에서 울림. 거실이래봐야 작은 식당 들어가면 있는 신발장 크기인데 거기에 집집마다 스피커가 있음. 그냥 사단장이 비상울려라 하는 순간 군인아빠고 마누라고 그 애들까지 그 시간에 강제 기상하는 거.
조금 있으면 윗집 옆집 아래집 다 불 켜지고 출근 하느라 난리. 우리 이버지만 출근 안하심. 아버지는 1군사령부 직할대대 소속이라 11사단이랑 관계가 없어서. 아무튼 또 일요일만 되면 방송으로 빗자루들고 나와서 아파트 청소해라. 테니스장이 지저분하다. 목욕탕이 어쩌고 교회에서 뭔 행사한다 이런 얘기들이 수시로 스피커로 나왔는데 다들 잘 따름.
제일 기억에 남는건 장마때 홍천강이 범람할것 같다고 범람 임박했을때 아파트 공터에 군버스가 줄을 서서 군인가족들 태우러 온거. 그때 처음으로 군인가족인게 자랑스러웠음.
내일 모레 현충일이라 아버지보러 현충원 가려했는데 보통은 며칠전에 다녀오는데 대선이 딱 겹쳐서 대통령이 다녀가고 어쩌고 복잡할것같아서 언제가나 동생이랑 술 한잔 하며 얘기하다 옛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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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27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