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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카의 번아웃


[블루아카,소설] 후우카의 번아웃_1.jpg


새벽 5시에 후우카는 일어나야 합니다.


너무나 몸이 노곤하여 다음날 아침이 걱정된다면... 일부러 알람 시계를 베란다에 놓습니다. 


그렇게 하면 알람을 끄기 위해 몸을 움직이게 되고, 야외로 나가 바깥 공기를 마시니 어느 정도 정신이 트이거든요. 


특히 알람을 빠르게 끄지 못할 시. 기숙사 이웃들이 총을 들고 옵니다. 게헨나식 모닝콜이죠. 



'따리리링~!!! 따리리링~!!!' 



"........." 



그러나 오늘의 후우카 씨는 뭔가 이상합니다. 알람이 들리지 않는 지 침대에서 꼼짝도 안합니다.



"야 이 미'친년아! 잠좀 자자!" 



결국 옆방 친구가 현관 문에 바람 구멍을 놓아줍니다. 후우카 씨는 일어난 뒤 잠옷차림 그대로 급양실로 향합니다.



"후우카씨. 좋은 아침이에- 에에?"



"어... 좋은 아침" 



주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언제나 성실한 선배가 자기보다 늦은 것도 놀랄 노자인데 


저 기름에 떡진 머리카락이란! 주리는 후우카 선배가 식재료로 쓸 미역을 머리에 뒤집어 쓴 줄 알았답니다? 



"선배... 어디 편찮으신가요?"



"응? 아냐. 아냐. 먼저 쌀부터 씻을까"



정말 오늘의 후우카는 이상해요. 요리 시작 전 손을 씻지도 않고 채반위에 쌀을 끼얹는 거 아니겠어요?



"저어... 선배 쌀을 불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괜찮아 괜찮아."



손으로 쌀을 비비지도 않고 그대로 물에만 대충 행궈 밥솥에 때려넣습니다.



'선배님 왜 이러시지?' 



주리는 우려하던 게 와버렸다 느끼고는 눈을 질끈 감습니다. 


게헨나 학원은 안 그래도 급식은 커녕 출석도 제대로 안 하는 사고뭉치들 집합소


먹어도 잘 먹었습니다 한 마디 안 합니다. 가축들도 먹이를 주면 주인으로 인식하는데 이것들은 금수보다 못한 것들이죠.



"아이코"



오늘 메뉴에 넣을 양파가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집니다. 후우카는 고민하지도 않고 그대로 곰솥에 투하합니다. 



"선배! 방금 그거 떨어진-" 



"아 괜찮아 괜찮아. 3초 안 지났어." 



"선배......?"



눈 앞에 있는 그것은 후우카의 인두겁을 쓴 타인 같습니다. 평소와는 완전 상반된 모습이라 무섭기까지 합니다. 



"애초에 말야. 고딩들은 철근도 씹어먹을 나이라고. 오히려 너무 위생적으로 차려주면 면역력이 떨어져."



"아아..." 



주리는 현기증이 와서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후우카에게 달린 뿔은 장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억눌러 왔을 뿐 그녀의 안에도 악마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후우카 선배한테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그 분 뿐이야.' 



주리는 조용히 핸드폰 메시지를 통해 선생에게 와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요리에 매진합니다.




***




"후우카씨~ 오늘 급식 메뉴는 뭔가요?"



후우카를 이따위로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하루나가 등장합니다. 식충 세 명도 함께 딸려오네요.


부잣집 아가씨이지만 점심을 째지 않고, 학생 식당을 이용하는 저 박애적인 미식관만큼은 칭찬할 만 합니다.


하지만 저런 뒤틀린 사랑이... 괴물을 만들어버린 겁니다. 



"저기요? 제가 왔습니다만?"



그러나 후우카는 대꾸조차 안합니다. 



그저 테이블에 앉아 음료수 병 하나를 까놓고, 삐딱한 자세로 벽걸이 TV를 바라봅니다. 


마치 술이 들어가면 정치적 담론을 나누는 동네 맛집 아재 같은 모습입니다.



"어. 왔구나."



"크흠. 오늘 급식부터 맛볼까요? 과연 대중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맛인지." 



"먹던가 말던가 자율 배식이야. 알아서 퍼드셔."



"뭐라...고요? 당신... 아, 아닙니다. 그 태도로 보아하니 오늘 급식은 자신이 있으신가 보군요? 호홋"



서비스도 엄연히 미식의 기준이지만, 하루나는 침착하게 식판을 들고 밥을 풉니다.


이런이런 물 조절이 실패했는지 밥알이 푸스스 떨어집니다. 


이 순간 하루나는 기폭 장치를 누르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먹어보고 판단하기 위해 메인 반찬까지 향합니다. 



"이 냄새는... 3분 카레?" 



아뿔싸. 커다란 곰솥에서 익숙한 노란 국물이 보입니다. 바로 떠먹어서 맛을 확인하니 역시 그 맛입니다.



"하아~" 



사람은 말이죠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갈 정도로 화가 나면 마음이 차갑게 식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일말의 정마저 없어지기에 더 이상 상대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물로 보이거든요. 


생명이 없는 것에게 화를 내는 사람은 미련한 법이죠. 그러니 냉정한 결단력이 생기게 됩니다.


하루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조용히 기폭장치를 꺼냅니다.



"급양이라는 중노동을 버티시기에 그 노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화력을 조절해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봐주지 않고 마구 터뜨릴겁니다. 당신은 선을 넘었어요."



"흐흐흐흐... 정말인지 정신이 나갔구만. 언제나 그런 식으로 합리화하니까 편하지?"



후우카는 자리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원수에게 향합니다. 



"사실. 맛 따위 크게 상관없지? 그냥 네 잘난 허영심을 채우고 싶은 거잖아. 때리기 쉬운 만만한 허수아비를 찾는 거잖아. 정말 부러운 삶이야"



"후, 후우카 선배?"



"허! 대꾸할 가치도 없-"



"야 쿠로다테 하루나. 손에 습진은 커녕 물 한 방울 묻혀본 적 있어? 있다면 이딴 짓거리는 절대 못 해. 넌 미식가가 아니야. 넌 그냥 밥 먹기 싫으면 떼장이나 부리는 애새끼 테러리스트에 불과해."



"아닙니다. 말 조심 하시죠."



"선생님이랑은 과자만 먹어도 헤벌쭉거리더만 뭐가 아니란 거야 이 씨... 빨리 터뜨려. 이제 나 좀 해방시켜 달라고!!!"



"무, 무슨-"



'퍼걱' 



하루나의 얼굴에서 들리면 안되는 소리가 납니다. 후우카가 자신의 뿔로 냅다 들이박은 것이었죠. 



"헐... 쩝쩝." "세상에. 우걱우걱" "하루나! 괜찮아?" 



배가 고팠던 미식연구회는 3분 카레라도 오케이였습니다. 때문에 부장을 돌볼 여력이 없었죠.



"크흑..."



하루나의 코에서 두 줄기 코피가 쏟아집니다. 설마 후우카한테 맞다니! 


이딴 일은 상정해두지도 않았기 때문에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그녀 정도의 강자도 허를 내주었죠. 


또르르... 후우카는 테이블에서 먹고 있던 음료를 하루나의 면상에 붓습니다. 그 액체와 닿자마자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집니다.



"꺄아아악! 뭡니까 이건?!"



"소독 시켜줄게"



[미림]



세상에나 후우카가 병나발을 불고 있던 건 조미료로 쓰이는 술. 미림이었군요. 


이 호전적인 상태도 이해가 갑니다. 



"이게 무슨 난리야!?"



뒤늦게 주리의 호출에 응한 선생이 급식실에 왔습니다. 



"선생님! 후우카 씨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만 할까."



선생은 테러나 저지르고 다니는 하루나가 못 미더운지 잠깐 사태를 관망합니다. 



"뿔로 박으면 너는 꼼짝 못해!~"



"그아아악!" 



흥분한 염소처럼 뿔로 들이박는 후우카는... 확실히 그가 알던 그녀가 아니었죠.


차마 선생이 있는데 기폭 장치를 누를 수 없었던 하루나는 그저 팔로 막아낼 뿐이었습니다. 



"후우카! 진정해! 선생님이야 선생님."



"이히히히... 선생님... 저 여자 뿔로 박으면 꼼짝 못해..."



"자아 자 진정하렴... 선생님 따라와."



선생은 일단 싸움을 중재하고 후우카를 응급의학부에게 데려갑니다.


부축을 해주면서 풍겨오는 미림의 알콜향에 선생님은 머리가 아파옵니다. 



"선생님? 그 쪽은 급양부의 후우카 아닙니까?"



"세나. 얘가 완전히 맛이 가버렸어..." 



"히끅! 이봐 여자. 뿔이 마음에 드는군. 나랑 한 번 겨뤄볼래?"



"네. 설명이 필요 없는 상태이군요. 제가 보겠습니다."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자리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후우카는 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저도 최대한 노력해봤다고요... 그런데! 아무도 알아주질 않아!... 이딴 학원 죄다 굶어죽는 뭐든... 히끅!"



"그래 후우카. 고생이 많았구나. 지금은 푹 쉬렴 나중에 일어나면 선생님이 해결해줄게"



계속 손을 잡고 있으니 후우카는 안심하고 그대로 꿈나라로 향했습니다. 


이후 잠에서 깬 후우카는 세나와 여러 문답을 주고 받았습니다. 신체에 여타 이상은 없으나 날선 대답들에게서 스트레스가 느껴졌습니다. 



"일단 건강한 상태입니다만 정신적으로 극심하게 지친 상황입니다. 번아웃 증후군처럼 보이는군요. 자신의 행동에 아무런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이고오... 우리 불쌍한 후우카."



선생님은 직장인으로서 번아웃이 얼마나 지독한 고름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소란을 일으킨 후우카를 나무라지 않았죠.



"선생님?... 어라? 게헨나에는 언제 오셨죠?"



"후우카. 고생 많았구나"



등을 토닥거리며 위로해줍니다. 후우카는 떨려서 어쩔 줄 몰라하는군요. 



"아아! 선생님 감사하지만 이럴 때가 아니에요. 점심을 준비 못했는데!"



"괜찮아. 저길 보렴"



이런, 이미 급양부가 위치한 학생 식당은 하루나에 의해 완파되어 재를 토해내고 있었어요. 허탈감에 후우카는 허공을 응시합니다. 



"하아... 급양부가 없다면 도대체 저는 뭘 해야 할지..."



"후우카. 마음이 복잡하겠지만, 잠깐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보렴. 푸른 하늘과 신선한 바람을 느끼고, 움직이는 구름들을 봐봐. 네 고민은 별 거 아니란 걸 느껴보라고"



선생님의 말대로 창문을 열고 자연을 느껴보았습니다. 거짓말처럼 마음도 환기되는 기분이군요.



"후우~ 좀 나아졌어요."



"그렇지? 후우카는 아마 너무 열심히 살아와서 피로가 한 번에 온 거야. 당분간은 푹 쉬렴."



"아무리 그래도 쉬라뇨... 그동안 학생들의 식사는 누가-"



"어차피 급식 거르는 학생들이 다수잖아. 그냥 무시해. 흘러가게 내비둬. Let It Be라고 후우카"



"정말 그래도 될까요?"



"그럼. 교외체험학습 신청이든 결석계이든 뭐든지 해주마. 당분간은 좀 쉬자." 



그렇게 급양실이 불탄 기념으로 후우카와 주리는 오랜만에 휴가를 받았습니다.




***




"뭐야 급식실 터졌네" 



"그러게"



반짝반짝부의 키라라와 에리카입니다.


학교 시설이 박살났는데도 시큰둥합니다. 어차피 밥은 어디에서나 사먹을 수 있거든요. 급식은 무상으로 배급되었기에 왠지 먹기도 전에 얕잡아봤습니다.


그렇기에 그녀들의 선택은 오늘도 학교 매점입니다. 



"우와아~ 잠깐 뭐야뭐야 이 엄청난 인파!"



매점은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급식실에서 밥을 먹던 인원들이 전부 매점 쪽으로 가세했거든요. 



"저, 저기 아주머니~! 야키소바빵 하나만여~" 



"다 나갔단다."



"안돼! 내 세상이..."



야키소바빵만이 아니었습니다. 메론빵에 명란마요빵, 햄버거까지... 인기 있는 빵들은 이미 다 털렸습니다.


심지어 사먹으면 흙수저라고 놀림 당하는 초코칩 스틱빵 6개 세트(100엔)까지 오늘은 품절입니다.



"하아... 어쩌지..."



"배달 시켜 먹을까?"



"아아... 이번 달 용돈이 간당간당한데..."



"오늘은 내가 쏠 게 키라라짱"



"쌩큐~ 다음엔 내가 살게!"



"어...어?"



에리카는 배달 어플을 켰지만 음식을 주문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식당들의 배달 예상 시간이 기본 70분이 넘어갑니다. 아무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 많았나 보죠?



"어떡하지? 배달이 오래 걸린데 이래서야 점심 시간이 끝나고 도착하겠어."



"허얼... 그럼 차라리 밖에 나가서 사먹을까? 그 정도 시간이면 음식도 식겠다."



"그러자."



밖으로 나가도 상황은 변함없었습니다. 딱히 맛집도 아닌데 식당은 학생들로 붐벼 엄청난 웨이팅이 생겼어요.


심지어 편의점과 마트의 즉석 식품 코너에서도 당최 먹을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아아~ 잘먹었다."



"다음은 디저트나 먹어 볼까나"



둘은 배를 문지르며 다음 사냥터를 몰색하는 미식연구회 바라보았습니다. 


드디어 이 사태의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게헨나의 수수께끼 하나를 풀었죠 대부분의 학생들이 급식 먹기를 거부함에도 그동안 급식이 유지되었던 이유를요.


급양부의 존재의의는 급식을 먹는 소수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식연구회의 폭주를 잡아두는 억제기였던겁니다. 



"한 그릇 더요. 곱빼기로 말이죠"



미식연의 노란 야수 아카리부터 



"어째서 우삼겹 부위를 사용하는데 메뉴엔 차돌박이 덮밥이라 써져 있는 건가요?"



"하하. 이봐 아가씨 진짜 차돌박이는 비싸요~ 요즘 식재료값이 얼마나 비싼데~ 이해해주라고"



"아뇨. 이해 못해요."



"뭐? 으아아아악!"



그리고 맘에 안들면 음식은 물론 식당째로 날려버리는 광기의 미식가 하루나까지. 


덕분에 게헨나 주변 상권은 수천명이 넘어가는 학생들을 포용할 수 없었습니다.


식량난에 빠지는 것은 예견된 재앙이었습니다.


결국 근처에 마땅한 식당을 찾지 못한 반짝반짝부는 학교로 돌아갑니다.



'왜 이리 늦어 진짜!...'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빠른 법.


선도부도 이 사태를 전달받았습니다. 말이나 글 따위가 아닌 직접적인 본능으로 말이죠.



"아코. 오늘 점심은?"



"에에- 그게 잠깐만요 히나 부장님... 분명 부원을 보냈는데"



아코는 손톱을 물어 뜯으며 가만히 있질 못합니다. 단순한 샌드위치 조달인데 무려 40분이 소요됐거든요.



히나의 식사에 차질이 생기다니 이런 경우는 난생 처음입니다.



"저...저 아코 행정관님?"



"샌드위치 하나 사오는데 뭐가 이리 늦나요? 공장에서 직접 만들고 온 건가요? 자 빨리빨리 내놓으세욧!"



"그게... 아아 죄송합니다 어느 가게를 가도 품절이라..."



"장난해요!? 빈 손으로 왔다고? 히나 부장님이 허기로 쓰러지시면 책임 질 수 있나요?"



"조용히 해 아코. 한 끼 굶는 게 뭔 대수라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히나 역시 이상한 느낌을 감지했습니다. 


아무래도 근시일내 일이 닥칠 것만 같은 예감을요.




***




"저기다! 저 놈 미식연이다!"



"히익!"



준코는 달렸습니다. 황륜대제 이어달리기에서 최종 우승을 안겨준 준족이지만... 압도적인 물량 앞에선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잡았다!"



"이, 이거 놔! 무슨 짓이야!"



준코는 다른 부원들처럼 게헨나 중앙 교정에 구속되었습니다.



"너희들 때문에 밥도 못 먹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어. 심지어 학교 앞엔 장사꾼들이 꼬여서 평소 물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식품을 밀매하고 있고"



히나의 기관총이 금방이라도 불을 뿜을 것 같습니다만, 고고한 하루나 양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요. 



"허. 새삼스럽게 이게 무슨 짓일까요 히나씨. 올바른 미식관을 설파하기 위해서 이 정도의 희생은 당연하죠."



"변명은 그것 뿐-"



"닥쳐라!!!"



커다란 호통 소리가 들립니다. 만마전의 의장 하누마 마코토네요. 


하루나는 그녀의 당당한 풍채에 화색이 돌았습니다. 마코토와 히나의 관계가 앙숙이란 건 장님이 봐도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자신을 도와줄 줄 알았는데 



"쿠로다테 하루나. 이 천인공노할 불한당 같으니...!"



"네, 네에? 저요?"



"네 년 때문에 이부키의 푸딩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밥을 못 먹은 학생들이 간식으로 식사를 떼우던 게 원인이더군!"



"하아... 애초에 놀고 먹는 동아리에 예산을 지원해 준 것부터가 에러입니다. 처분이 끝나면 동아리 철폐까지 고려하는 게 낫겠어요 마코토 선배."



이부키와 관련된 일이니 이로하 역시 토라마루까지 끌고 오며 적극적으로 가담했죠. 그 모습에 흡족했는지 마코토는 곧바로 명령을 하달합니다. 



"포병! 수신한 좌표로 쏟아부어라!"



"잠깐! 선배 데인저 클로즈-"



중앙 교정에서 일어나는 폭발들을 보며 선생은 불멍을 때렸습니다.



"하여간 한결같구나 게헨나는"



마침 모모톡으로 후우카의 안부가 전해집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후우카에요. 고향으로 내려오니 마음에 안정이 온 기분이에요! 그동안 쉬면서 마음도 정리된 거 같아요. 우울감도 사라졌어요. 혹시 게헨나 학원은 어떤가요 별 일 없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회복했다니. 후우카의 회복력에 존경을 담아 선생님은 메시지를 회신합니다.



-아무 일도 없어 후우카. 더 쉬다가 오렴.


-하하... 그런가요. 다들 급식은 안 먹고 군것질만 해대다니 커서 분명 후회할 거에요!


-훗. 그러게 말이다. 후우카 널 그리워 하는 사람들도 많아. 그러니 힘내. 나중에 보자.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나중에 돌아오면... 그... 휴가를 준 선생님을 위해서 뭔가 대접하고 싶어요.


-기대되는걸~



선생은 휴대폰을 닫고 타오르는 게헨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습니다.



'말려야 하지만 뭐 내버려두자. 미식연구회도... 급식을 거르던 아이들도... 교훈을 얻었겠지.'



'자신을 위해 밥을 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지. 그리고 소중한 건 잃고 나서야 뼈아프게 다가오는 법이란 것을...'







후우카의 번아웃 完







====후우카가 불쌍하다면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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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mw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