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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군복이 다른 사람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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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서부 전선 이상 없다의 스포일러를 함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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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폐하와 신과 조국을 위하여 플랑드르의 전선을 돌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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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세계대전이 한창인 독일. 교사들의 선전과 선동에, 열렬한 애국심을 가진 김나지움 학생 파울 보이머는 친구들과 함께 입대를 신청하고 신체검사에서 통과. 군복을 받는다.


그런데 군복이 뭔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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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에 다른 사람의 명찰이 붙어 있던 것.

 

'하인리히 게르버'라는 이름이 쓰여져 있던 명찰이 달린 군복을 입영 심사관에게 보이는 파울 보이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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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 심사관은 "이 친군한텐 너무 작았나 보군."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 몫이었는데 군복이 너무 작게 만들어져 반납되었고 그것이 파울 보이머에게 지급되었다고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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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명찰을 떼어내주고 파울 보이머에게 다시 군복을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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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보이머가 떠난 뒤, 그는 명찰을 바닥에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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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게르버라는 명찰이 바닥에 떨어지고, 그 옆에는 수 많은 다른 명찰들이 존재한다.

 

군복 사이즈가 잘못 만들어진 군복이 그렇게 많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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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가 하인리히 게르버다.

 

 1916년/17년 서부 전선에서 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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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신은 군복이 벗겨진 뒤 현장에서 화장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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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군복은 수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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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군복은 수선된 뒤 파울 보이머에게 갔다. 전투가 급박해지고 후방의 노동자들조차 과로에 시달리는 통에 본래의 주인의 이름이 쓰인 명찰을 뗄 여유조차 없이. 

 

 

신병들이 받은 군복은 모두 몇 개월 전 전사한 또 다른 병사들의 군복이었다.

 

교사들과 심사관들은 신병들에게 "몇 주면 파리까지 진격할 것이다."라고 선전하며 파울 보이머를 비롯한 학생들을 입대시켰다. 몇 주 전에 전사한 병사들에게도 그와 같은 말을 하면서 입대시켰고, 그 몇 주 전에 입대시킨 병사들에게도 그와 같은 말을 했다.

 

그들은 모두 무의미하게 죽어나갔다.

 

 

 

원작에서는 주인공 파울 보이머가 전사한 날 독일군 사령부로 보고된 전문이 이렇다.

 

[서부 전선 이상 없음]

 

영화에서는 주인공 파울 보이머가 입는 군복의 원래 주인, 하인리히 게르버의 마지막 전투 이후 아래와 같은 문구가 뜬다.

 

"저기요, 군복이 다른 사람 건데요?"_1.png

 

 

[서부 전선 이상 없음]

댓글
  • WokeDEI8647 2025/06/03 23:38

    와 이게 미장센이라는 거구나 ㄷㄷㄷ

  • wmiwmi 2025/06/03 23:39

    처음으로 등장한 탱크가 얼마나 충격적이었을지 잘 드러나는 영화

  • 코로로코 2025/06/03 23:40

    저 영화 나올때마다 또또 독일군 새끼들 피해자 코스프레 하죠?
    이런 의견이 나오는지라

  • 슈다로 2025/06/03 23:36

    https://youtu.be/BqHX1NGr5Nw?si=iQtLMNX31UCeRReu
    배필1 오프닝도 죽으면 허무하게 이름 남기고 다른 시점으로 바뀌는 게 비슷한 느낌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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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zKpfw_V 2025/06/03 23:40

    이장르답지않게 원맨아미같은건 없이 다 죽어나가는게 진짜 센세이션이였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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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짱코스 2025/06/03 23:38

    진짜 띵작임 다들 한번쯤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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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keDEI8647 2025/06/03 23:38

    와 이게 미장센이라는 거구나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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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genDUST 2025/06/03 23:39

    얼마나 많은 '이름'들이 저렇게 무의미하게 버려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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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miwmi 2025/06/03 23:39

    처음으로 등장한 탱크가 얼마나 충격적이었을지 잘 드러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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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구마언덕 2025/06/03 23:39

    이거 얼마전에 넷플릭스로 봤는데 쫌 허무한 장면이 몇개 있긴 함
    참호전의 참혹함을 잘 그렸는데 대신 참호족이나 뭐 쥐가 끓거나 하는 내부적인것을 그리지 않아 아깝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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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하엘 세턴 2025/06/03 23:41

    본작 자체가 원작을 상당히 압축한 만큼 중간의 참호 내부에서 겪는 이야기들은 많이 생략될 수 밖에 없었지. 그런 전역중의 일상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루려면 아무래도 드라마가 더 어울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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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치카네 후쿠키타루 2025/06/03 23:39

    원작을 한번 비틀었는데도 엄청난 명작.
    사격 연기가 좀 어색한데, 그거 빼고는 아주 좋음.
    근데... 독일 내에서는 평가가 안좋다는 얘기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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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로코 2025/06/03 23:40

    저 영화 나올때마다 또또 독일군 새끼들 피해자 코스프레 하죠?
    이런 의견이 나오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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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ex.S 2025/06/03 23:41

    근데 2차말고 1차는 그리 크게 비판받을점이 없지않나요 독일제국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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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ex.S 2025/06/03 23:39

    중간에 프랑스군 참호 공격할때 공격 중간에 먹을게 잔뜩 쌓여있는거보고 허겁지겁 먹는것도 그렇고 나중에 2번이나 농사 서리한 장들도 그렇고 1차대전 말기인게 확 느껴졌던 인트로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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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ex.S 2025/06/03 23:40

    원작에서 많이 각색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각색한것 덕분에 원작 및 구작 영화들보다 훨씬 더 좋아한 영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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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토야마 키코 2025/06/03 23:41

    늙은이들 싸움에
    젊은이들이 죽어나가고
    남는건 통계+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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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잭 오브리 2025/06/03 23:41

    최신판은 암울한 배경을 어둡게 잘 채색한 느낌이 드는데 원작보다 좀 축소시킨게 있긴 해서 아쉽긴 했음.
    예전 작은 원작 충실이라 지루한 감은 있지만 그대로의 맛이 있기도 했고.
    전쟁 당시를 다룬 소설들은 확실히 참전 용사 출신들이 다룬게 많아서인지 극사실주의에 허무하거나 비극으로 끝나는 엔딩도 만만치 않게 있기도 해서 다시 읽기가 꺼려질 때도 많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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