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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괴문서) 수지타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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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생일 때 선생님에게 고백했을 때 그 사람이 뭐라고 그랬지


"지금은 안돼. 하지만 졸업하고나서도 날 좋아한다면

그 땐 내가 너를 받아줄게"


학생신분이었던 나에게 지금은 안된다면서 고백을 보류했어

이해는 했어 학생인 나와 선생님인 그 사람이 사귀는건

세간의 시선엔 좋지 않다는걸

하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나로선 안되는건지 그런 이기적인 생각들이

떠올라 슬퍼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런게 아니라는걸 그 사람을 통해 알았지

졸업식이 끝날 쯤이었을까

난 그 때 선생님이 했던 말이 떠올라 연락을 하게됐고


[...그렇구나. 그래. 지금 갈게 기다려]


과로라도 한 듯 퀭한 목소리와 함께 내가 있는 곳으로 온다는 그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나는 살짝 겁을 먹었어.

그런거 있잖아. 1년이란 시간.

짧아보이면서도 길어보이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선생님은 다른 인연이 있을지도 모른다는게

혹여나 그런 선생님의 시간을 내가 방해한게 아닐까란 그 걱정때문에

겁을 먹었을지 모르지


그런 감정을 마음에 품고 나는 학원 정문앞에서 선생님을 기다렸고


"많이 기다렸지. 절차가 까다로워서"


"아니야 그렇게 기다리지..응?"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선생님이 오게되었는데

난 거기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어.

분명히 선생님은 평소에도 샬레 명찰을 메고 있었을텐데

지금 내 앞에 있는 선생님에겐 그런게 없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선생님은 그런 나의 의문에 대답했지.


"그만뒀어. 오늘까지였거든."


"어, 어째서..?"


"그야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그래도 걱정마

새로올 후임이 그 자리에 있을테니까."


나는 선생님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 못했지.

그 때만 하더라도 다른 애들도 이해못하지 않았을까?

선생님이 아닌 선생님. 상상만 해도 이해가 안되니까


하지만 선생님의 반응은 태연했어.


"왜? 샬레가 아닌 나는 싫어?"


"그, 그건 아닌데.."


"그러면 됐잖아. 이직처는 이미 정해놨으니까

딱히 난 문제없다고?"


뭐 딱히 본인이 문제없다면 없는거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아니 잠깐만 이 사람과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나는 그 생각을 왜 하는걸까


그렇게 자리를 옮겨 근처에 카페에 들어가

나는 여태까지에 내 걱정들을 이야기 했어.


"그, 그 혹시 선생님은 사귀는 사람 없어?"


"없지- 사귈 틈도, 사귄다 하더라도 챙길 틈도 없으니까"


"그, 그렇구나!"


"묘하게 기뻐보이십니다. 소라사키 히나씨"


그러다 아직까지 애인이 없다는 말에 조금 기뻐했는데

선생님은 반쯤 뜬 눈으로 날 봤어

뭐라고 해야하지 '그게 너에겐 기쁘구나'라는 눈빛같아서

조금 미안했을지도


선생님은 내 반응을 살짝 보다가 코웃음을 치며 말을 하게됐고


"사실 거짓말이야. 여러번 기회가 있었긴한데 내가 거절했어."


"어째서?"


"제 앞에 계시는 분께서 예약걸어두셨는데

어떻게 다른 구매자에게 가겠어"


"그, 그게...아직 기억하고 있었구나"


내가 고백했던 그 때부터 다른 사람은 쳐다도보지 않았다고 말을 해줬어.

기쁘긴한데 나때문에 그랬을거라 생각하니 미안해지네..


"또 헛 생각한다"


(딱!)


"윽?!"


그런 생각을 할 쯤에 선생님은 내 이마에 딱밤을 때렸어


"내가 결정한거고, 그 결정에 후회는 내가 할거니까

헛 생각안했으면 좋겠어"


"아, 아무 생각도 안했거든?"


"뭐래. 자기때문에 내가 여태껏 연애 안했다는게 미안하다고 생각했겠지

내가 널 하루이틀봐?"


"...."


그리고는 내 생각을 빤히 알겠다며 말을 하는데

샬레를 그만뒀어도 내 마음을 훤히 알고 있구나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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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질거 같아서 여기서 끊음

댓글
  • Esper Q.LEE 2025/05/06 17:24

    이제 선생님이 아니라 뭐라고 불러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하는 소라사키 양.
    이름으로 불러볼까 싶었지만, 그 소리는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목구멍 속으로 숨어버렸다.

    (e6Pht3)

  • TOIL 2025/05/06 17:29

    사실 그거때문에 고민 좀 함 선생 본명 어떻게할지

    (e6Pht3)

  • Esper Q.LEE 2025/05/06 17:30

    그냥 ●▪︎☆♡ 같은 식으로 적어버려
    누구든 될 수 있게

    (e6Ph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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