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열의가 공식을 움직인 미담' 뒤에 숨은 공식이 무진장 고생한 이야기
제목 그대로입니다.
저는 이전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어떤 작품의 이벤트 운영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작품인지 가능한 한 특정할 수 없도록 쓰겠습니다만 당사자였던 사람이라면 혹시 알 수 있을지도 모르고 충격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실이기 때문에 부디 받아들여주시면 기쁘겠다...고 생각합니다.
※기사 중에 나오는 대화는 문장 등은 기억에 의지해 제가 재현해서 쓴 것이므로 실제와는 완전히 같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어떤 기획의 전화 대응이나 기타 제반 사항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 해에는 모 작품의 신작이 나올 예정이었습니다.
그 작품은 대단히 인기가 많았고 다루는 소재때문에 약간의 사회현상 같은 것도 일어났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작품의 팬을 가리키는 이름도 있었고 2차창작 업계에서도 대단한 붐을 일으켰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취향도 있어서 그 작품은 보진 않았습니다만 트위터의 팔로워 중에도 그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타임라인에 자연스럽게 팬아트가 보일 정도의 인기였습니다.
이런 인기작에는 대부분 열렬한 팬들이 있고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폭주해서 귀찮은 전화를 걸어오는 일도 이따금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게 걸려올지도 모른다...고 저는 속으로 조마조마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상이 적중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어느날, 회사에서 그 작품의 캐스트가 출연하는 이벤트가 개최된다! 는 공지를 했습니다.
당연히 팬분들은 기뻐했겠지요.
그러자 공지하고 바로 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 작품의 팬인 일반인이었습니다.
"지방에 살아서 그 이벤트에 응모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꼭 전국의 극장 등에서 동시중계를 해주면 좋겠다!"
라는 요청의 전화였습니다.
저도 오타쿠로서 그 마음을 잘 알고 그런 이벤트를 중계했던 전례도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 시점에서 이미 이벤트의 전국 중계 방송을 하기로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단, 그 시점에서 1~2주의 간격을 두고 그 작품의 또다른 대규모 이벤트 개최가 결정되어있었습니다.
오늘 발표했던 이벤트 동시 중계건은 그쪽의 이벤트에서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발표 전의 정보인 이상, 제가 그걸 알려줄 수는 없었습니다.
정보 발표라는 건 상당히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해서 스케줄이 짜여져있는 겁니다.
이야기가 약간 옆길로 샙니다만, 어떤 업계든지 공식의 발표가 없는 사안에 대해 '언제 발표됩니까?' 라는 문의를 해봤습니다! 같은 트윗을 하는 분들이 가끔 보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정보라는 건 제반 사정으로 '이 타이밍에 발표하겠다!' 라는 걸 사전에 정해둡니다.
또한 어떤 돌발적인 사건이나 문제로 인해 발표가 필요해질 경우라해도 관련 각 부서에 확인을 해서
'발표를 해도 괜찮다' 라는 확정이 될 때까지 정보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
전화를 했다고해서
"그럼 전화를 주신 당신에게만 특별히 가르쳐줄게요! 실은 이미 동시중계를 하기로 결정되어있어요!
하지만 이건 실은 2주 후의 이벤트에서 발표할 예정이에요! 그러니까 아무한테도 말하지마세요! 비밀이에요!"
라고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시는지???
정보가 발표되지 않는다는 건 무언가의 '발표할 수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문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빨리 알고싶다!'라는 마음에 따라 바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공식에게 문의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지면 고맙겠습니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오죠. 그런 이유로 인해 저로서는
'현시점에서 그런 발표는 없습니다. 혹시 이후 실시가 이루어진다면 공식 홈페이지나 트위터 등을 통해 발표할지도 모릅니다. 그쪽을 기다려주세요' 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화를 건 분은 '그렇습니까...'라며 조금 아쉬워보였습니다.
그 마음은 공감합니다. 하지만 기다리면 언젠가 정보가 나올테니까 안심해!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데...
'동시중계를 해줬으면 좋겠다면 요망을 공식쪽에 건의하고 싶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전개하려는데 이쪽의 번호를 넣어도 될까요?'
헐??????????????
그건 즉, 트위터로 '공식에게 문의해봤지만 현시점에서 중계 예정은 없다고 합니다ㅠㅠ
부디 전국 중계 실시를 실현시키기 위해 다들 공식에게 요청합시다! 번호는 ㅇㅇㅇ-ㅇㅇㅇ...'
같은 트윗을 해도 괜찮냐는 말?
당연히 안돼지!!!!!!!!!!! 전화 폭주로 일도 못하게 만들거냐!!!!!!!!!!
'그런 건 조금...'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도 물러설 기미는 없었습니다.
'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친구도 많이 있어서...호소를 하면 협력해줄 거라 생각되니까...분명히 다들 같은 심정일테고...' 알게뭐야...
오오...폭주하고 있다...자기자신은 작품을 사랑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거라 생각하겠지만...그건 폭주라는 거라고...
...라는 감개에 빠지면서 수화기를 꼭 쥐는 나.
오타쿠뇌를 가진 내 생각에는, 얼마후 이벤트가 대기중이니까 거기서 속보 발표가 있을지도! 라는 생각은 못하려나...라는 생각도 들어버린다...
도저히 통화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대기시켜놓고 회사의 문의 폼을 관리하고 있는 담당자분께 사정을 전달했습니다.
제가 '회사 전체의 폼이니까 이 창구를 이용하는 것도 그다지 좋을 것 같지는 않네요...'라고 상담했습니다.
담당자 분도 '그러게요...' 라며 곤혹스러운 표정.
하지만 최종적으로 '하지만 전화를 걸어오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테니...어쩔 수 없으니 이 폼을 가르쳐주죠. 제가 대응해보겠습니다' 라고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한 뒤 다시 전화기로.
이 시점에서 이미 쓸데없는 일이 하나 늘어났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폼 접속 방법을 설명하고 통화 종료. 하아...팬 무서워...라며 한숨을 쉬는 나.
1시간 뒤 '그 사람 진짜로 트윗했나...' 라고 조금 신경이 쓰여서 적당한 단어로 트윗을 검색.
그러자, 진짜로 나왔다.
대부분 예상 그대로의 문맥으로 '이쪽 폼에 요청사항을 보냅시다!' 라는 글자.
그 열의는 고맙...지만....이미 정해졌다고...2주 기다리면 발표될 거라고...라며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나.
트윗은 고만고만한 리트윗수에 좋아요도 찍히고 있었다. 좋아요가 아니라고...
댓글을 보자 트윗 계정주에게 친구로 보이는 유저들이 '역시 ㅇㅇ씨! 행동이 빨라!' 라며 칭찬의 목소리.
그에 대한 계정주의 반응도 '당연하죠!!! 다들 열심해 해봐요!!!' 라며 득의양양한 모습.
아무래도 업계에서 유명? 하다는 건 사실인 듯 그 사람을 가리키는, 작품과 연관된 닉네임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아아...자신에게 힘이 있다? 고 착각하는 오타쿠다...라며 전율.
걱정이 되어 조금 전 허가를 받은 문의 담당자 분께 갔습니다. '메일 오나요...?'
'응....엄청나게 와요...현시점에서 200...300정도...?'
히이이익!!! 이 되는 나와 공허한 눈빛이 된 담당자분.
메일을 지우는 것도 일일이 열어서 확인한 다음 하는 수작업.
어째서...어째서 이런 아무도 행복해하지 않을 일이...
전화가 걸려온 건 업무 시작후 거의 바로였습니다.
점심이 될 쯤에는 조금 위험한가...라고 느낄 정도가 되었고 급기야 이벤트 운영 책임자인 담당 프로듀서까지 움직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점심이 지나고 그 작품의 공식 트위터가 갱신되었습니다.
'조금전 발표한 이벤트에 대해 현재 동시중계 실시에 대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 건에 대해 근일 중 속보를 준비중이니까 기대하시며 기다려주세요!' 라는 발표였습니다.
거의 확실하게, 중계를 하는 게 확정적인 문장이었습니다.
한 팬의 행동을 계기로, 열심히 이벤트를 향해 준비해온 정보 중 하나가 망해버린 순간이구나, 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팬 입장에서 보자면 한시라도 빨리 정보를 알고싶었겠죠. 하지만 큰 이벤트에서 수많은 고객이 있는 회장에서 발표해서
'와아아아!!' 라고 불타오를 예정이었던 공지가, 이 때문에 하나 없어져버렸습니다.
그 트윗 댓글을 보고 저는 기분이 더 우울해졌습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재빨리 받아들여주셔서 고맙습니다!!'
'팬을 소중히 여기는 공식, 최고입니다!!!'
아아...이 사람들은 분명히 자신들의 작품을 생각하는 뜨거운 마음과 행동이 일으킨 미담이라고 생각하겠구나...
아니라고...당신들이 공식이 준비한 정보를 망쳤어.
단순히 생각해서 전국 이벤트 동시 중계 실시 같은 큰 일이 문의가 있었다고 몇 시간만에 결정될 리가 없잖아.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기쁜 뉴스를, 팬의 열의라는 자신들의 흥분에 따라 움직인 결과 정보 선공개라는 형태로 공식에게 폐를 끼친 건 분명히 당신들입니다...
(결과적으로 팬들의 운영 공식에 대한 신뢰가 크게 상승했다는 효과는 있었기 때문에 그건 그 나름대로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지만 저는 트윗 공지를 낸 후 프로듀서 씨가 말했던
'이렇게 되었다고 중계가 이루어지는 게 자신들의 업적이라고 생각하면 싫은데...'
라는 말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전국에서 이벤트 동시 중계라는 대규모 행사 실시에 앞서 열심히 움직여온 장본인 프로듀서의 열의까지 부정할 수 있는 일이다.
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공식에 문의한 적 있는 오타쿠 여러분.
저도 오타쿠라서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문의하기 전에 그것이 작품에 있어 운영을 해주는 공식에게 있어 정말로 필요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세요.
끝.
옛날에 어느 가면라이더 기념작에
출연하냐고 배우가 질문받았다가 한 얘기가
[거기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할수 없다.
만약 캐스팅 오퍼가 들어왔어도 당연히 내가 발표해선 안되는거고
나중에 오퍼가 들어올수도 있으니 안나온다 확답할수도 없다.
근데 여기 가로 촬영장인데 그걸 물어보는거냐고.]
나중에 당연하다는듯이 출연. 오퍼는 진즉에 들어와 있었다고.
무슨 작품이지? 러브라이브나 걸판인가?
옛날에 어느 가면라이더 기념작에
출연하냐고 배우가 질문받았다가 한 얘기가
[거기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할수 없다.
만약 캐스팅 오퍼가 들어왔어도 당연히 내가 발표해선 안되는거고
나중에 오퍼가 들어올수도 있으니 안나온다 확답할수도 없다.
근데 여기 가로 촬영장인데 그걸 물어보는거냐고.]
나중에 당연하다는듯이 출연. 오퍼는 진즉에 들어와 있었다고.
가로 방영하는데 가면라이더 물어보는건 미친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