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금낭화 세상이 되어 가는 중이다.
흰색은 번식력이 약한 것 같은데
붉은색 금낭화는 매년 여기저기에서 불쑥불쑥 나타난다.
새로 나오는 어린 싹을 제거해 주는데도 여기도 한 무더기 저기도 한 무더기다.
17년 간 화원을 가꾸면서 느낀 점은,
몸값이 비싸고 아름다운 꽃은 대체적으로 약한 편이다.
미인박명이랄까..?
잘 좀 번식해 주었으면 하는 식물은 잘 죽고
반면에 그저 그런 녀석은 번식력이 왕성하다.
나는 붉은색 금낭화보다 흰색 금낭화를 더 좋아한다.
청아한 분위기를 가진 흰색 금낭화는 사진빨도 잘 받는다.
그런데 번식력이 영~~ 시원치 않다.
배롱나무도 그렇고 라일락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흰색 꽃 품종이 약골인 것 같다.
적당히 했으면 좋겠는데 붉은색 금낭화는 밉상일 정도로 지나치게 번식력이 높다.
금낭화 입장에서는 인간류의 이 불만이 어이없기는 하겠다.
지가 좋아서 기껏 들여 놓고는 너무 잘 자라고 번식을 잘한다고 투덜거리다니..







흰색 금낭화.
번식이 잘 되지 않아서인지 붉은색보다 몸값이 좀 세다.
흰색 금낭화 씨앗을 받아서 주변에 묻어주지만 봄에 새싹을 틔우지 않았다.
지난 달에 흰색 금낭화 모종을 하나 더 들였다.
흰색 꽃은 돌연변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가 주색의 꽃에 비해서 흔하게 볼 수 없는 편이다.
배롱나무 흰색꽃 나무도 서너 번 들였는데 겨우 한 그루 살아 남았다.
다른 배롱나무에 비해서 여간해서 목대에 살이 붙지 않는다.
조심스러워서 거름을 주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라일락도 흔한 보라색보다는 흰색을 더 좋아한다.
흰색 라일락을 외목대로 관리하며 정성껏 키우고 있는 중이다.
비리비리하던 흰색 라일락이 목대가 제법 굵어졌다.



화원을 가꾸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원예사에서 월동이 된다고 해서 들였는데 양평의 겨울을 넘기지 못한 식물이 많았다.
여름 무더위와 긴 장마에 가버린 녀석들도 부지기 수다.
지금의 화원을 지키고 있는 꽃과 나무들은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적응한 기특한 녀석들이다.
아마도.. 그 동안 시도했던 식물 중에서 10% 정도가 살아 남은 것 같다.
그렇지만 번식력이 너무 강해도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식물이 제비꽃, 어성초, 로벨리아 시필리티카, 청화쑥부쟁이, 비비추.. 를 꼽을 수 있다.
가드닝 초기에 뭣도 모르고 제비꽃 씨앗을 화원 한 켠에 조금 뿌렸다.
세상에~ 세상에나~~ 제비꽃 제거하는데 거의 5년 정도 걸렸다.
제비꽃은 정말이지 무셔븐 녀석이다.
과일나무 아래 심으면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고 해서 어성초를 심었다.
지피식물로 괜찮은 것 같길래 조금 더 비싼 무늬 어성초도 추가도 들였다.
아후~ 아후~~아후후~~ 아직까지도 어성초와 전쟁 중이다.
캐서 말리고 덖어서 어성초 차도 만들어서 마시고
어성초 한 무더기를 목초액과 EM 섞어서 친환경 방제액을 만들기도 하고..
하다하다 지금은 뽑아서 버리고 있는 중이다.
청화쑥부쟁이는 꽃이 참 예쁘다.
가을에 청색으로 무리지어서 피면 가을 분위기 제대로다.
그런데 이 녀석은 영역 확장에 진심이다.
지하경으로 뻗는 식물은 경계해야 한다는 걸 이 녀석을 키워보고 절실히 깨달았다.
남보라색 꽃을 피워 주는 로벨리아 시필리티카.
남보라색을 좋아하는 터라 푸른색 계열의 꽃을 열심히 들이던 때다.
생긴 것도 강건하고 꽃도 야무지게 조르르르 핀다.
두 해 정도 겪어 보니 남의 영역에 무시로 처들어가는 무법자다. 사람도 식물도 겪어 봐야 안다.
플록스 화단에도 들어가고 꽃범의꼬리에도 섞이고
추명국을 밀쳐내고 자리잡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바람꽃은 아예 잡수신 것 같다.
걷어 내고 또 걷어 내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위풍당당 나타난다.
비비추.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돌계단을 조성하면서 경사면 틈틈히 식재했다.
뿌리가 튼실해서 경사면의 흙을 잘 잡아 준다.
이른 봄부터 연두색 잎이 싱그럽고 여름에는 긴 꽃대를 올려 보라색 꽃을 피워준다.
날이 갈수록 무시무시한 포기로 성장하더니 슬금슬금 화원으로 침범해 들어온다.
뿌리가 너무 튼실해서 뽑기도 힘들거니와 뽑으면 뿌리 덩어리만 한아름이다.
비비추와 산철쭉은 조경업자들이 좋아하는 식물이다.
거꾸로 심지만 않으면 관리해 주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이다.
하자가 나지 않으니 조경업자들의 최애 식재수로 꼽힌다.
아파트 조경에 많이 심는 산철쭉은 모르긴 몰라도 거꾸로 심어도 살지 않을까 싶다.
사진 넘 좋네요!
저희딸이 좋아하는 꽃이에요~
"여자애 머리꽃"
보면 그렇게 보이더라구요 ㅋ
와우~ 여자애 머리꽃.
닉이 사랑스럽네요.
따님이 좋아하는 꽃을 밉상이라고 해서 괜히 미안해집니다. ㅎ ^^
일단 추천
이단 2등
캄사~ 캄사~~!!!
등산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안전 등반하세요~*
미인박명이면 안되는데 ~ 우리 고래공주님이 미인 중의 미인 이시라 ~ ㅎ
ㅎㅎㅎ
이미 먹을대로 먹은 나이라 걱정 안하셔도 됩니당~ ㅋ
적어도 40 정도에 요절해야 천재던지 미인이던지 하는 겁네다. ㅎㅎ
실감나게 담으셔서 시원시원해서 보기 좋습니다,,, 추!
흰색이 곤충들 눈에 덜 띄어서 수정에 불리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반대로, 예전보다 보라색 꽃들이 좋아집니다,,,ㅎㅎ
아. 저도 보라색, 푸른색 계열을 좋아합니다.
그런 면도 있겠네요.
돌연변이 태생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