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컬) 갑자기 생각난 가설

엘리아스 프론티어 스토리를 보면 리뉴아는 수많은 엘리아스를 떠돌았다고 한다.

이미 멸망한, 혹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멸망이 진행된 엘리아스들을 보고 기록에 남겼다.

그중 첫번째 기록, 리뉴아가 가장 처음에 도달한 세계가 있다.

우주에 홀로 세계수가 남겨진 세상.

카롯이 꿈에서 보았던, 너무 거대해진 세계수를 엘리아스가 감당하지 못해서 세계수가 우주로 날아가버린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한다.

리뉴아는 여기서 세계수가 자신을 발견하고 다가온다는 인상을 받아 도망쳤다.

그런데 우린 한 가지 의문을 짚어봐야 한다.

리뉴아는 일곱 영원살이 자매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인공 엘다인이다.

시간을 멈추는 것도 세계수와 같은 궤의 능력이라고 설명한 적 있다.

그렇다면 시공간을 넘는 건?

리뉴아가 가능하다면 세계수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심지어 첫번째 기록의 세계수는 리뉴아를 발견했다는 느낌을 풍겼다.

마법이 상상력이 필요한 힘이라는 게 트릭컬 설정이다.

시공간을 넘는다는 발상을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세계수가 시공간을 이동하는 리뉴아를 보고 자신도 가능함을 깨달았다면?

저 공간에서 홀로 지독한 외로움을 타고 있을 존재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리뉴아를 쫓아 시공간을 이동하지 않았을까?

몸 전체를 이동할 수 없으니 더 트릭컬 같은 자신의 분신만 따로 떼어내서.

스토리에선 또 다른 세계수가 존재한다는 떡밥이 계속 등장한다.

그 가짜 세계수가 진짜 세계수를 잠식하고 있다는 묘사도.

그런데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알 수 없는 가짜 세계수가 사실은 다른 시간선의 세계수라면?

리뉴아를 쫓아 넘어온 세계수.

리뉴아가 멸망하지 않은 엘리아스를 보고 희망을 느꼈듯,

이 세계수도 자신이 엘리아스에 남아있을 수 있는 세계선을 보며 강한 집착을 느끼지 않았을까?

캬롯이 꾼 꿈은 어쩌면 오리지널 세계수가 아닌 저쪽 세상에서 넘어온 가짜 세계수가 경험했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 이 가설대로라면 이번 엘리아스를 위기에 빠뜨린 건 저라는 소리가 되는데요...?"

"캬아아아!! 망할 애미가 둘이나 됐잖사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