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뽀삐가 무지개 다리 건넜네요

뽀삐가 방금 무지개 다리 건넜습니다 ㅠ.ㅠ

04년도인가 05년도에 학대받고 버림 받은 녀석 어머니께서 데려오셨는데

집에 오니 침대 밑, 싱크대 밑 이런 어두운 곳에 숨어들어서 한동안 안나오더군요

산책 시킬때도 차 밑에 숨어들어가서 몇 시간 동안 꼼짝않고 있어서 애태운 적이 많았는데

저랑 같이 지내면서 사람 경계하는건 죽을때까지 못 고쳤지만 산책 좋아하게 만들었습니다

뽀삐가 그동안 같이 살면서 다른 개들 다 치는 사고 안치고 애교부리면서 잘 지냈었는데

올해부터 안좋아지는게 보이더라구요

제가 부르면 정신없이 흔들던 꼬리도 어느새부터 안흔들고

바스락 소리만 들리면 잠에서 깨서 맛난거 달라던 녀석이 어느날부터 불러도 소리를 잘 못 듣기 시작했고

7월달에는 비실비실 힘이 없고 아침마다 바나나 달라고 괴롭히던 녀석이 바나나를 거부해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자궁축농증이라고 해서 자궁축농증 수술해줬고

다음달에는 스케일링하고 콧등에 생긴 혹도 제거하고

그 다음달에는 등위에 혹이 생겨서 지방종 제거 수술해줬는데 더 이상 아픈 곳 없겠지 하던 녀석이

저번달 초 제가 열흘넘게 집을 비웠는데 어머니께서 전화 오셨더라구요

"뽀삐가 힘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그 좋아하던 산책 데려갔는데 배수구를 못 넘더라"

분명 저번달에는 잘만 뛰어넘었는데라고 생각하며 어머니께 농담 말라고 하고 웃어넘겼는데

중순에 집에 돌아와서 보니 너무 힘이 없더라구요

병원을 데려가야 할거 같았는데 얼마 안있어서 설사를 하길래 병원에 데려가서 이것저것 검사를 했더니

설사는 대장염성 설사고 비실비실한 원인은 췌장염이라고 해서

4일정도 아침일찍 병원 데려가서 수액 맞추고 데려오고를 반복했고

요새 변을 제대로 보길래 수액은 안맞추는 대신에 오늘 아침까지 약을 먹였습니다

12시 지나서 갑자기 숨을 못 쉬길래 저번처럼 기도가 막혀서 숨을 못 쉬는가 싶어서 하임리히법을 계속 해줬는데도 불구하고

힘없이 축 늘어지다가 자기도 살고 싶었는지 크게 한번 몸부림친 후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넜네요

자궁축농증 수술 후 식욕도 돌아와서 바나나 킬러 모습을 다시 보이길래

다른 개들처럼 20년은 내 곁에 있다가 무지개 다리 건너길 바랐는데 아쉽게 됐네요

뽀삐야 12년동안 오빠 옆에서 항상 즐거움을 줘서 고맙다

너 없었으면 무슨 낙으로 세상을 샀았을까 싶다

다음생에는 사람으로 환생해서 좋은 가정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