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448077

예비대학생과 살고 계신 분 글을 읽고...


안녕하세요,, 
얼마전 예비대학생과 살고 계신 분의 글을 대충 넘겼어요.. 
너무 부러워서 별로 읽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또 우울한 며칠을 지내다, 
오늘 무슨 다짐에서인지 그 글을 읽었어요.
댓글들도 전부.. 

아.. 생각이 깊어졌어요.



저는 이제 곧 서른살이 되는 전업주부입니다.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빛나는 20대의 대부분을 결혼생활하는데 사용했죠..


요즘들어 부쩍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더라구요. 

인문계열 수석으로 4년장학금까지 받아가며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1학년때부터 적응하지 못하고 휴학을 전전하다, (동기들과의 갈등)
결혼과 동시에 자퇴를 해버렸어요. 

3학년까지 수료하긴 했지만, 사실 강의도 빠진적이 더 많고 과제도 거의 하질 않았어요. 
그나마 시험성적이 좋아 어찌어찌 3학년까지는 넘긴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너무 어려서, 정말 사소한 문제들에 어쩔줄 몰라하고 방황했던것 같아요.

심적으로도 단단하질 못해서, 별거아닌거에 무너져버리고 도망치듯이 휴학을 거듭하다 결국 자퇴를 해버린거죠.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 생활이 그리워요. 

항상 제 마음속의 끝내지 못한 숙제처럼 남아있어요.

학교 가는 꿈도 자주 꿔요. 
제가 방황하느라 불참했던 조별과제 멤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꿈도 자주꾸고, 
강의를 듣는데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을 봐야하는데 공부한게 없고, 늦게 일어나서 지각하고, 사람들과 싸우고.. 주로 그런 답답하고 슬픈 꿈들이에요.

내가 좀더 융통성이 있었다면, 좀더 참을성이 있었다면, 좀더 단단한 마음을 가졌다면,, 잘할수 있었을텐데,..

자퇴하고 나왔을땐 정말 후련했는데,
한살 한살 먹을수록 후회가 되고 아쉬워요.



지금은 많이 단단해졌고, 삶에도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고, 정말 열심히 할수 있는데,

이미 곧있으면 서른살.. 너무 늦었다.


매일 우울했어요. 
매일매일 무기력했어요.





저도 다시, 공부하고 싶어요.
다시 1학년부터 시작해서, 대학원에도 가고, 할수있다면 박사학위까지 받고 싶어요.

어릴때부터 학자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인간관계에 상처받아 오랜시간을 은둔해왔어요. 

꿈은 스무살만 가질 수 있는거라 생각했어요. 

나는 이제 꿈꿀 기회마저 다 놓쳐버린거라고 자책하며 살고 있었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고, 겁도 나요.


하지만 마음먹은 순간부터 더이상 우울하지 않아요.



그 글을 써주신 작성자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 햄치토스트 2017/12/03 18:27

    상황과 형편은 다르지만...
    저도 32살 먹고 올해 9월부터 정부지원 받으면서 학교 다니고 있네요.
    늦어도 시작 할 수 있어요. 반드시 수능으로 대학 입학 아니더래도 원하시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있구요.
    조금 더 차근차근히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알아보시고 시작해보세요.

    (mU3HJ9)

  • 선비동출밴드 2017/12/03 20:15

    대학교로 가버렷~~~!!

    (mU3HJ9)

  • 51 2017/12/03 20:26

    아니오 안늦었어요~!! 전 내년이면 서른 여섯인데 님이 다시 대학 4년을 다니고 졸업을 해도 지금의 저보다 젊자나요~!! 꼭 대학이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 무언가 시작해보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mU3HJ9)

  • 본문좀읽어요 2017/12/03 20:46

    재입학 알아보심은 어떠실지.. 어지간하면 기존 이수한 학점은 인정됩니다.
    학번까지 살릴 수 있는지는 미지수지만요.

    (mU3HJ9)

  • 어설픈백여시 2017/12/03 21:14

    정말 오랫만에 댓글쓰네요. 결혼과 이혼
    나이 47에 새내기 대학생이네요.
    공부는 버겁고 힘들지만 넘즐겁고 행복해서 요샌 졸업후 편입을 진지하게. 꿈꿈니다. 전혀 늦지 않았어요^^

    (mU3HJ9)

  • Dextrocardia 2017/12/04 01:44

    제가 작년엔가 글 올린적 있었는데..
    94학번인 저는
    2000년도 1학기 휴학..(당시 8차학기였지만 졸업을 위한 학점은 20여학점 남은 상태)해서 이후 꾸준히 휴학유지해서 제적..
    2015년에 재입학해서 16년 2월에 졸업했어요..
    (1학기 20학점, 썸머 6학점, 2학기 학점등록..)
    다녔던 학과에 재입학 티오있는지 여쭤보고 서류준비해서 재입학 절차밟으시면 큰 무리없습니다..
    저는 썸머로 교양 들었었는데 저보다 연배있으신 분들도 꽤 보였었어요 (80년대 학번인듯)
    암튼 복학(재입학) 알아보시고, 졸업 까지 홧팅하시길 바랍니다!!

    (mU3HJ9)

  • 너가보낸편지 2017/12/04 01:46

    자퇴는 재입학할 수 있지 않나요? 할 수 있어요.

    (mU3HJ9)

  • S#arp 2017/12/04 02:00

    맘도 단단해지셨고, 대학생활이나 문화도 예전보다는 개인중심이니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그리고 반드시 오프라인 대학 아니라도 온라인 대학도 있고...
    아 입학성적이 좋으셨으니 재입학이 되면 더 좋겠군요.
    하지만 석박사는... 직업 선택에 관련된 거 아니면(또는 승진) 전 말리고 싶어요.
    돈도 많이 들고, 맨탈 가루되기에, 열정 페이도 없는 노예 생활까지도 봤고요.
    맨탈 쉴드치려면 또 돈 발라주거나 발라서 뭐 사주거나, 자료조사를 자기비용으로 해서 올려야 할 때도 있지요.
    어쨌든 다시 시작하시는 공부 용기내서 잘 하시길 바라고,
    좋은 지도교수 만나시면 석사학위까진 추천 드립니다. ^^;;
    .
    사족입니다.
    박사는... 울나라에선 잘해봤자 연구소 진출이고,
    진짜 혼신을 다해도 자기 제자를 자기 제자로 안(못) 삼고,
    서울대(학연의 압박, 제자도 비용 때문에 울 학교 왔는데)나 외국학회에 연줄 되주는 사람 교수 뽑더군요.
    아 지금 생각해도 열받지만... 제가 논문 컴작업 때문에 받았던 특혜에 비해(+대학원 오라고) 결국 선배들 재심까지 탈락시키면서,
    제자들이 제물포 강사라고 일컷는 자기 후배들 줄줄이 들어오는 거 보고 그쪽은 저같은 사람은 근처도 가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듭니다.
    그렇게 부려먹고(계절학기 석박사들 논문도 도와주게 하고), 새벽 3시에 대리운전까지 시켜놓고는... 하아...

    (mU3HJ9)

  • 수다쟁이아짐 2017/12/04 02:24

    세상에 늦은게 어딧어요..시작해보세요.
    우선 자퇴한 학교부터 가셔서 알아보시고요..
    저도 워킹맘으로 얼마전부터 주말마다 공부 시작했는데요..네 쉽진 않지요.
    어른들이 왜 공부는 때가 있으니까 열심히해라~ 이러셨는지 절실하게 느낍니다.
    It's never too late to learn!!!!!!

    (mU3HJ9)

  • 고오급시계 2017/12/04 02:28

    우울증이 잇으셨던 것 같네요.

    (mU3HJ9)

(mU3HJ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