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가 사도들이 아무 생각 없이 살기 바란다고 추측하는 후일담 내용이 있음.
만약 이게 그저 관리하기 편해서가 아니라 그저 어린아이의 동심을 지켜주고 싶은 의미라면,
그래서 우당탕탕 트릭컬스럽게 살아가기 원해서 동심을 깨트리는 죽음을 거부하고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문뜩 해봄.
란이 순진하게 속지 않는 비비를 보며 '이제와서 세상을 좀 더 성숙하게 만들 생각이 든 모양이군'이라는 대사도 했고.
그말은 세계수가 이 세상이 언제까지나 어린 그대로이길 바랐다는 뉘앙스잖아?
그런데 그 우당탕탕한 동심이 깨지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음.
부모를 잃은 경험을 한 란은 다른 사도보다 성숙하지만, 이건 초창기 세계수가 미숙했던 시기의 실수라고 치고.
대표적으로 우로스 사태.
우로스가 디아나의 친구를 잡아먹는 건 어린아이의 사고로 할짓이 아니지.(오히려 어린애이기에 할 수 있는 광기일 수도 있고)
그 우로스를 죽인 디아나는 더 이상 어린애로 있을 수 없게 됨.
홀로 어린 수인들을 돌보며, 어린애 같은 엘리아스에서 독보적인 어른의 역할을 하게 됐지.
우로스 사태의 뒷사정이 어떻게 된 건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세상이 어린 채이기를 바라는 세계수의 의지와 정면으로 반하는 사태임은 분명함.
우로스 사태가 끝난 이후에 다시 세상은 우당탕탕 엘리아스가 된 듯하다가
시즌2에 와서 갑자기 우로스 사태 때처럼 그 법칙이 무너지기 시작함.
온갖 노동과 소동에 휘말려도 멀쩡하던 교주는 갑자기 피로에 의해 쓰러졌고,
디아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순진한 수인 아이들에게 보여줄 뻔했고,
그로인해 교주를 돕는 사도들과 티그가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정말로 이게 좋은 현상인지는 모름.
'사도들이 어린 채이기를 바란다'라는 세계수의 의지가 아직도 여전하다면 이건 그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도 되니까.
뿌리가 줄기를 삼킨다는 앨리스의 예언.
어쩌면 세상이 어리길 바라던 기존의 세계수는 점차 먹히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 뿌리라는 존재에게.
확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