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효~ 여캐잖아, 하무하무팡팡이 이젠 좀 뭘 아는구만)
뜻 모를 이야기를 왜 굳이 이순간에 하는지 모를 하얀 달의 기사 '바리'
그저 모든 것을 잊어 버리길 소망하는 산초
단순히 무언가를 잊기를 바라기엔 너무나도 위험한 강물임을 재차 강조하는 바리을 말에
산초는 머나먼 추억을 바라보던 눈동자를 그녀에게 돌린다.
사후지원까지 약속하는 그녀의 말에도 그저 심드렁한 산초
모든 것을 잊는 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큰일인지 아는 바리에게 산초의 반응은 차라리
목장에 소에게 아까전 경고를 읊어줘도 더 산뜻한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억지로 떠나야 했던 모험이기에 즐거운도 보람도 희망도 없던 산초에게 있어서
어찌보면 굴욕과도 같은 로시난테의 인도를
단지 강물 한줌을 마시는것 만으로 잊어버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뿐이였다.
뒷 일 조차 염두 해두지 않은 정신력의 한계까지 다다른 산초
그나마 끝까지 곁에서 있어준 일행에 대한 정을 자각할 정도의 정신은 남아있었기에
뭉툭한 작별 인사 하나를 덧붙인다.
그렇게 망각의 샘에 깃들 물을 마셨지만...
다시 이 라만차랜드로 돌아와서 자신을 자각한 그녀는 생각한다.
길고 긴 유년기가 그저 오랫동안 지속 되었을 뿐.
유예 되었던 세월을 되찾은 어린 새가 날개를 피고 날아오를 때
세상이 얼마나 험난한지 깨닳는 것을
다시금 마주한 어버이 돈키호테와
충실한 권속 산초
로시난테가 억지로 모험을 보내던 그날과 다를바 없던 어버이가 자식인 산초의 의문점을 풀어준다.
기어코 굶주린 피의 욕망을 해소했던 혈귀들은 세상과 단절 되어 영원히 피를 마실 수 없다 생각하자
제일 먼저 그를 찾아가 용서를 구걸했다.
이미 함껏 절제를 잊은 괴물들에게 죄없는 사람들 곁으로 풀어줄 수 없던 돈키호테는 그저 자식들의 비명을 외면했다.
이에 돈키호테의 자식들은 미처버린 결과와 폭주하기 시작한 욕망을 분출하기 위해 어버이를 학대했다.
그동안 금기라 정해졌던 흡혈을 하지 못했던 만큼의 울분을 쏟아내려는 듯이
그 아름답던 가족애는 증오와 광기로 물들어서
길고 긴 막대를 너나 할것 없이 들어 그들 모두가 고통스러운 만큼
어버이에게 고통을 전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