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이들이 베글을 보내준 덕에
나는 백설공주를 보고 왔다
하지만 나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
나는 돈주고 영화를 본 게 아니라
피를 주고 영화를 봤기 때문에
피가 아까운 것이다
그래도 재밌게 보긴 했는데
이건 반지의제왕 골룸을 재밌어할 정도로
내 재미의 역치가 낮기 때문에
알아서 걸러들으면 됨
어쨌든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건 백설공주가 아니다'
장점은 확실히 뚜렷하긴 했음
일단 뮤지컬 연출이 엄청 좋았는데
감독이 어스파2 감독이라 그런지
화면 연출 하나는 진짜 기깔났음
특히 노래에 맞춰 주변이 상호작용하는건
하이파이 러쉬가 생각날 정도
음악도 충분히 좋아서 듣는 재미도 좋았음
근데 각색이 좀 문제임
중간중간에 노골적으로 '공주님'을 언급하는 부분도 있긴 한데
제일 큰 문제는 왕자를 빼버린다고
백설공주가 아니라 라푼젤을 만들어버렸단 거임
각색 때문에 모든 등장인물들이
백설공주 스킨 씌운 라푼젤처럼 느껴짐
왕자를 플린 라이더로 만든 것부터 시작해서
그리고 백설을 진취적으로 만들고 싶어하는게 느껴지는데
정작 행동은 비호감 히로인의 전형인
'나도 싸울래'하고 방해만 하는 히로인 같음
심지어 독사과는 그대로 넣어서
'착하긴 해도 좀 멍청해' 그 이상도 이하도 못느낌
차라리 독사과를 이렇게 먹였으면
여왕이라도 더 사악해 보였을 텐데 아쉬움
백설공주가 백인이 아닌 건 그렇게까지 안 거슬렸는데
문제는 옷이었음
하녀복, 붉은 두건, 흰 드레스 입었을 때는 꽤 잘 어울렸는데
저 어깨뽕 들어간 백설공주 복장 입는 순간 확 깸
디자인 좀 리파인 잘하지
여담으로 거울 나올 때마다
응과장님 생각나서 웃기더라
현대에 맞춰 각색했다면서 모르는 사람이 주는 수상한 사과는 그냥 베어먹는
정치학도 추천 영화라는 평도 있더라.
왕비 - 자본주의, 군사력 증강
공주 - 공산주의, 붉은 혁명
아니 응과장 무엇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