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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겪은 젊은 세대

부산 대학가에서 식당하는 아재입니다

 

'꼬리가 길다' 라고 글 올린 후 생각이 나서 한 번 더 올립니다

 

젊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다 보니 여러 종류의 인간 군상들을 접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착하고 순진하고 명랑합니다만 사람 특성상 별나고 안 좋은 것이 더 오래 기억에 남죠

 

그 몇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1.  안토니오 반델라스

 

저희 가게 손님 중 한 명이 정말 영화배우 빰치게 잘생겼습니다

한 번은 제가 그 학생에게

"손님 정말 멋있게 생기셨네요 영화베우 안토니오 반델라스 분위가가 물씬 나네"

라고 하니 그 학생과 친구 2명이 

"안토니오 반델라스가 누구죠?"

아 모를 수도 있겠구나 하며 넘어가는데 과잠이 롱패딩이라 다시 보니 과명이 적혀 있습1니다

'연극영화과'

물어 보니 연기 전공이랍니다

 

 

2. 식판은 어떻게?

 

저희 가게는 셀프 배식/퇴식입니다

다 드신 후 식판과 접시를 퇴식구에 주면 제가 받는데 퇴식구가  한 군데 입니다

여학생 3명이 식사 후 그릇을 올려 놓는데 한명이 퇴식구에 식판을 올리자 다른 2명이 식판을 들고 서 있습니다

제가 "퇴식구에 식판 올려요"라고 하니 식판이 있어서 못 올린 답니다

그래서 식판 포개고 접시 포개서 같이 올려라니깐 이해를 못 합니다

포개서 올린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 못한 것이죠

결국 제가 나가서 이렇게 이렇게 하고 포개서 올려 줬습니다

 

다음 주 그 친구들 와서  또 식판들고 서 있더군요

네 또 제가 포개줬습니다

성인 대학생이었습니다

 

 

3. 주차는 못하지만 공권력 이용은 확실하게

 

오후에 전화가 와서 받아 보니 제 차 때문에 자기 차를 못 뺀다고 차 좀 빼 달랍니다

그럴리가 없는데 하며 나가 보니 제차 뒤에 학생이 차를 바짝 주차했더군요

저는 아침에 주차했고 학생은 점심 때 쯤 댄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이 건 와리가리 세 번만 하면 빠져 나갈 수 있을 거 같은 데, 내가 뒤에서 봐 줄테니 차 빼봐요"

라고 하니 자기는 그런건 하기 싫고 무조건 저보고 차를 빼랍니다

옆에는 여친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거듭니다

"아저씨만 차빼주면 모두가 아무일 없는데 왜 고집을 부리세요?"

뭐 이런게 다 있어 하며 니 알아서 하세요 하고 가게에 들어 왔습니다

 

그 학생 112에 신고 해서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경찰이 듣고는 황당해 신고당한 저는 찾을 생각도 안 하고 학생과 한참 이야기 후  결국 경찰이 수신호 해 주고 학생이 차를 빼더군요

 

옆에서 보고 있다 큰소리로 지나가는 학생들 다 듣게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세상에나 요즘에는 경찰을 불러서 차를 빼달라고 하네 경찰이 그렇게나 한가하나?"

그 이후로 그 학생차는 골목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4. 그래도 천사는 있다

 

단골 중에 미얀마에서 유학온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유학생 신분이라 미용샆 같은데서 알바하며 열심히 사는 친구였는데

어느 날 식사 후 10분 쯤 뒤 다시 가게에 와서는 식사 하나만 포장해 달랍니다

이유를 물으니 길가다 폐지 줍는 할며니가 일하시다 힘들어 쪼그려 앉아 쉬시는 걸 보고는 불쌍해서 식사 한끼 대접하려고 그런답니다 

너무나 기특해서 그런거라면 내가 그냥 줄께 가져 가라니깐 절대 안된다는 겁니다

자기 돈으로 도와 줘야 나중에 자기도 복을 받을 수 있다나요?

 

정말 며느리 삼고 싶었습니다

안타깝게 다음 학기 귀국해 버렸습니다

 

 

 

댓글
  • REDRRR빨간달걀 2025/03/19 18:52

    멀쩡하게 N분의 1로 나눠서 낼 거 다 내는 사람보다.
    식탐 부리는 걸 넘어 안주를 거의 혼자 먹어치운 주제에, 온갖 핑계와 빼액질로 N분의 1  안 내려고 버티는 놈이 기억에 남는 것도 그렇죠.
    어떤 의미로는, 착한 사람이 기억에 남는 게 예나 지금이나 더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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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움터 2025/03/19 19:01

    회사에 어린직원들과 이야기하다 영화이야기가 나왔는데
    식스센스, 올드보이, 아바타 모르거나 안봐서 충격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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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룡산곰돌이 2025/03/19 19:19

    소방차 미만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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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노르 2025/03/19 19:27

    진심 요즘 애들 뇌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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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섬 2025/03/19 21:22

    초딩샘 왈 애가혼자 화장실도못간다고.. 완벽한퇴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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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코치 2025/03/19 22:32

    천사는 본국으로 귀국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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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몬로 2025/03/19 22:48

    고대에도 요즘 젊은것들은...이라는 글이 써있다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20대는 그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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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눈팅러★ 2025/03/19 22:49

    젊은 꼰대 느낌 나는 친구들을 많이 겪으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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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로이드 2025/03/20 00:38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옛날 배우라서
    연기전공자가 모를 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라고 말씀하실 분도 있으실거 같아서 살짝만 알려드리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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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오유망주 2025/03/20 00:53

    깔린 식판의 음식물/국물이 포개는 식판 뒷면에 묻고 더 치우기 힘드실까봐 그런게 아닐까요. 요즘 급식세대라 뭔가 문화가 있을 것 같네요, 도시락 세대인 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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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포대교는 2025/03/20 09:15


    반대라스를 모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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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ㅡoㅡ 2025/03/20 09:42

    솔직히 지금 20대 초반의 아이들의 대다수가
    반사회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와 인문학 교육의 부재가 불러오는 효과를 증명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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