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문서모음)
어느 날, 여우는 들개 무리를 만났습니다. 무리의 왕이 여우를 보고 '너는 고양이냐?'라고 묻자 여우는,
'왕이시여, 제가 고양이라면 저 앞의 나무를 올라탈 수 있겠지만 저는 그러지 못하니 개가 맞습니다.'
계통뷴류학상으로 여우는 개과지만 일단 우화니 넘어가도록 합시다.
무리의 왕은 여우를 환대하며 동료로 받아들였습니다.
또 다른 날, 여우는 고양이 길드를 만났습니다. 길드 마스터가 여우를 보고 '너는 개냐?'고 묻자 여우는,
'마스터시여, 제가 개라면 주인으로 삼은 자에게 충성을 다했겠지만 저는 그정도의 충심이 없으니 고양이가 맞습니다.'
길드 마스터는 여우를 환영하며 같은 일원으로 취급했습니다.
그렇게 여우는 개와 고양이를 오가며 이득을 취했지만 그 달콤했던 순간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들개의 왕은,
'개를 자처하면서 충성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구나, 사라져라!'
라고 말하며 여우를 쫓아냈고, 반대로 길드 마스터는,
'고양이를 자처하는 자가 나무 하나 오르지 못하다니, 물러나라!'
그렇게 여우는 고양이나 개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자업자득이긴 한데 여우가 불쌍해.
그래서 그 여우는 어떻게 됐어?
여기 있습니다.
여... 응????
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저는 다 큰 여우가 맞습니다.
다 큰 여우는 총학생회에게서도 버림받고, SRT에서도 버림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다 큰 외톨이 여우는 자기 한 몸 의지할 곳을 찾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다가...
도착한 안식처가 바로 구름까지 솟아오른 높은 산봉우리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산을 '샬레'라고 부른다지요.
응. 샬레는 늑대의 영역이야
네 무리도 한때 끝없는 힘에 사로잡혔었지.
그래서 네 무리는 지금 어디있지?
으헤~?
이미 통수 전적이 있는데 선생을 배신 안할거라곤 어떻게 믿지?
선생님 상대로 처음부터 적대상태였지 배신 한 적은 없으니 세이프라 칩시다
샬레는 토끼굴입니다 나가세요
여우 없는 굴에 토끼가 왕노릇 한다더니
샬레에는 여우가 많다
불여우들이 많아서 활활 타오를듯 ㄹㅇ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