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차 세살짜리 예쁜 딸을 키우고 있는 아기아빠입니다.
결혼 전 아기가 먼저 생겨서 아기를 먼저 낳고 제가 살고있던 오피스텔에 신혼집을 차려 식을 올렸습니다.
그러다 올해 2월 장모님께서 골수암이 발견되어 지금까지 항암치료 중이시고
그 이후 병간호 할 사람과 보호자가 아내뿐이라
장모님 댁을 처분하고 병원 근처로 집을 새로 얻어 아내는 그곳에서 생활을 하고 장모님 병간호를 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회사핑계로 살던집에 살고 있는 중이고
아내와 저는 신혼이랄것도 없이 주말부부를 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작년 8월 아버지의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입원부터 올 해 초 장모님의 혈액암 발견,
그리고 올 해 8월에는 할머니또한 폐렴으로 인해 아직까지 입원 해 계십니다.
뜨겁게 사랑하던 우리였는데 그러다보니 아기도 먼저 생기게 되고 아내에게 퇴근 후 그 말을 듣자마자
다음 날 아침 혼인신고부터 하고 부모님께 허락 받으러 가던 우리였는데
계속 터지는 안좋은 일들과 들어가야 하는 어마어마 한 병원비들
우리 둘은 서로 멀어더군요
나는 분명 결혼한 남자인데 매일아침 미숫가루 한 잔 마시고 출근해서 저녁이면 도시락 하나 사들고 와서 잠이들고
주말이면 장모님 할머니 병원에 찾아가는게 정해져 있는 스케쥴이고
나는 분명 아기아빠인데 한창 우리 딸 예쁠 때 인데 일주일에 한번 고작 몇시간 보는게 다이고
몸이 멀어져 있다보니 마음도 멀어지더군요
그렇게 우리 둘은 멀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같은 대화들인데 다투게 되고 자연스럽게 다투다보면 이혼얘기도 쉽게 나오더군요
다투고나면 목소리도 듣기싫고 일주일동안 연락 안하는것도 자주 오게되고 주말이면 억지로 봐야하고 하루하루가 정말 지긋지긋하더군요
그러다 한 달 전 평소처럼 퇴근하고 인터넷을 뒤적이다 고백부부라는 드라마를 알게되고
한국드라마 유치해서 못보겠다고 안보던 저인데
이혼하는 걸로 시작되는 드라마라는게 보고싶게 만들더군요
그렇게 1화부터 다시보기로 보게되고
보면서 울고 웃다보니 반도라는 케릭터에 저를 투영하게 되고
진주라는 케릭터에서 아내가 보이더군요
초반에 아기안고 밥에 물 말아서 먹는 모습을 보며 나는 왜 그리 울게 되는지
내가 전화 못받았을 때 아내가 왜 그리 화를 내면서 전화를 받았었는지
아내에게 많이 미안해 지더군요
혼자 육아며 병간호며 얼마나 지쳐있을까
나는 회사핑계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 있지만 내 아내는 얼마나 힘들까
그런 생각들이 들면서 이해하게 되고 미안하고
평소 같은 말을 통화로 하는데 듣는 제가 좋은쪽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많이 힘들지? 라는 말을 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다 보니 아내와 많이 가까워 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녁 장모님 병문안 갔다가 할머니 병원에 다녀오고 아내랑 같이 오랜만에 외식을 했는데
아내가 그러더군요 출퇴근 많이 힘들고 멀어지는거 아는데
자기 옆에 와서 같이 자고 같이 밥먹어 주면 안되겠냐고
하... 그 말을 듣고 왜 그리 철렁 하던지
현실감 잘 살린 드라마 덕에 보면서 많은것을 배우고
아내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반도가 과거로 갔지만 보는 내가 과거로 간것 같고
드라마에서는 반도의 장모님은 돌아가셨지만 제 장모님은 아직 살아계시니 얼마 안남은 기간동안 더욱 잘 해드려야겠죠
장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제가 죽을때까지 아내 지켜주겠다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마음 편하실것 같고요
행복하세요!!!
소중한것들 그리고 사랑해야 할것들을 익숙함 때문에 잊고 살았는데 깨닫게 해줘서 너무 만족스러운 드라마네요.
짝짝짝
에세이처럼 쭉쭉 읽어버렸어요.
님의 감정을 꾹꾹 써내려간 글이신 거 같은데 저도 유부녀라 그런지 마음이 촉촉해지네요.
애는 없지만.....읭?!ㅎㅎㅎㅎ
아내분의 자기 곁에 있어달란 말이 얼마나 마음 속에 간직했던 말일지... 아내 입장이라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작성자님도 이미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신 거 같아요. 다만 서로 서로 더 이해하면 저 좋은 사람이 되고, 더 좋은 가족이 되겠지요.
덕분에 저도 많이 반성하고 갑니다.
저역시 많은 생각을 하며 최종회까지 봤습니다.
힘냅시다. 제가 운영하는 자그만한 회사 사훈이 아내에게 잘하자입니다. 이 드라마보고 사훈 지었는데 다들 좋다고 하더군요. 다시 한번 힘냅시다.
해피엔딩 바랍니다
저 이 글 보고 그 드라마 보려고요.
결혼 2년차 아이도 없고 엄마는 건강하시지만 연애와는 정말 다른 결혼생활을 잘 표현했다니
신랑과 같이 저녁에 한편씩 봐야겠어요.
유치하고 어쩌면 늘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드라마를 보고 그 속에서 아내의 외로움과 연약함을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아내분도 과거보다 훨씬 더 남편분을 사랑하지만 주어진 환경이 벅차셨을것 같아요.
두 분이 꼭 행복하셨음 좋겠어요!
제 인생 드라마 입니다 ㅎㅎ
아내랑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고,
서로 지치고 혼자 이혼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드라마를 본 후 아내 입장을 한번 더
생각해 보고 이해해 보려고 마음 먹으면서
점차 싸우는 횟수도 줄었습니다.
세살배기 아들을 보고 있는 것도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흐뭇하고 해서 더 사랑스럽게 보여요 ㅎㅎ
힘든 가운데 있는 상황들 꼭 이겨내시고
평생 아내분과 행복하게 사세요^^
화이팅!!
드라마 마지막회 보고 아직도 눈이 퉁퉁 부었는데
이 글 보니 또 눈물이 나네요.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너무늦지않으셔서
참다행이네요
어서 일상의행복으로
회복해나가시기를
뭔가를 보고 거기에 공감을 한다는것 그리고 그걸 현실에서 들었을 때 아 그게 이거구나 라고 알아준다는것 좋으신 분이네요 ㅠ 행복하세요 !
결혼의 힘듦을 이야기하는 드라마지만 오히려 결혼장려드라마이기도 해요. 저렇게 지지고볶아도 결국은 인생의 동반자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