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4312337

유니콘 프로젝트 4 월드 그레이트 게임 (339)


주취안 우주센터 상황실 안에서
초조하게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던
가오량은
키리토가 우주 밖으로 튕겨 나갔다는 소식에
발을 동동 굴렀다.
『진척도는?』
『50%로 보고됐습니다.』
『하…….』
피해가 반으로 감소한 것만으로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
중국의 법이 내릴 판결은
단 하나.
사형.
가오량은
입술이 바짝 타올랐다.
-아레스호 도킹해제.
천궁 1호, 낙하합니다.
이젠 정말 끝장이었다.
공군 관측소에서
추락지점의 하늘을 고성능 감시장비로 비췄다.
조각조각 분해되기 시작하며 불타오르는 천궁 1호가
모니터에 나타났다.
안의 물질이
대기 중에 살포되기까지 불과 몇 초 남지 않았다.
『최초 지점은?』
-동 아시아입니다.
자국까지 영향권에 드는
그중 최악의 위치다.
-경고라도 해 주어야…….
『누구한테?
아시아 전체 시민한테?』
마음의 준비를 끝낸 가오량은
옆에 있던
기술소장 장다오밍에게 입을 열었다.
『소장. 앞으로 총장비부를 잘 부탁…….』
-어어? 중장님!
관측병의 놀란 부름에
가오량이 고개를 돌렸다.
불타 바스러져야 할
천궁 1호의 실험 모듈이
홀로 밝은 빛을 내며 대기권에 진입했다.
누가 보면 UFO라 착각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빛이었다.
그렇게
성층권을 무사통과해 자유낙하던 모듈이
별안간
번쩍, 폭발을 일으켰다.
도넛처럼 사방으로 펼쳐지는 푸른 빛의 장관을 연출하고
이내 바람처럼 증발해 버렸다.
『……뭐야?』
그리고
어느 누구도 몰랐겠지만
이 빛이야말로
키리토, 신이치
그리고
카이토가 지금까지 진행한 미션인
'월드 그레이트 게임' 의 피날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최고의 불꽃 그 자체였고
지구는
그제서야
다시 신의 축복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단 하나의 증거였으니..........
일본, 도쿠시마현.
초강력 태풍이 상륙해
172㎞/h의 바람이 휘몰아치는 오사카 만에는
파도와 홍수 경보, 산사태 경보가
동시에 발발해 있었다.
교통 통제를 나와 있던
경사 켄타로는
상점가 간판이
낙엽처럼 하늘을 떠다니는 광경에
그저 입을 벌린 채
이 재앙이 어서 지나가길 신께 빌었다.
『케, 켄타로오!』
폭우 속에서 들려온 외침에
고개를 돌린 켄타로는
전신주 기둥을 붙잡고 날아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네 주민을 발견했다.
『카이 상!』
평소 자주 가던 편의점의 주인이었다.
헐레벌떡 달려간 켄타로는
붕, 불어온 바람에
그대로 몸이 휘말려
빗물이 억수처럼 흘러내리는 도랑에 처박혔다.
『켄타로?』
작은 도랑에서 기어 나온
켄타로가
억지로 전신주까지 다가왔다.
편의점 주인의 팔을 부축한
그가
입을 열었다.
『대피 명령 떨어진 지가 언젠데.
빨리 피하십시오.』
『문은 잠가야지.
빚내서 마련한 가겐데.』
『나 참…….』
한숨을 쉬던 켄타로의 고개가
갑자기 아래로 꺾였다.
『왜, 왜 그래?』
이마에 피를 주룩 흘린 채 기절해 버린
켄타로를 보며
편의점 주인은 안색이 변했다.
바람이 불어
오도 가도 못 하는 상황.
휴대폰을 급히 들었으나
미끌,
그대로 빗물에 휩쓸려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50 평생 처음 맞이한 태풍 앞에서,
편의점 주인은
절망에 찬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코하루.
아빠 이렇게 간다.
아침에 짜증 내서 미안…….』
푸른 빛무리가
휙 하고
하늘을 훑고 지나갔다.
거짓말처럼 빗줄기가 잔잔해지자
편의점 주인은
뭘 잘 못 봤나 싶어 눈을 비볐다.
『응? 방금, 뭐였지?』
『으음…….』
『켄타로. 정신 들어?』
『어서 대피하십시오.』
『그게. 태풍이 사라졌어.』
어질어질한 상태로 눈을 뜬
켄타로가
이 소리에 하늘을 보았다.
살인적으로 휘몰아치던 바람은 어딜 간 건지,
하늘이 잠잠했다.
잿빛의 비구름 사이로
푸른 가루들이 반짝거렸기에
켄타로는 헛것을 보거나
이미 죽어
다른 세상에 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피 많이 나네. 안 아퍼?』
『아우, 머리야.』
찾아온 고통이
여기가 현실임을 알싸하게 알려주었다.
켄타로는 퍼뜩 놀라 다시 하늘을 보았다.
『저건 대체 뭘까요?』
『글쎄.』
칠레, 아카타카 사막.
연평균 강수량 10㎜의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모래지대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지역의 관광 안내를 업으로 삼고 살아온
로티티 할머니는
드물게 목격되는 현상이기에
옆에 걷던 손님들에게
자랑스럽게 입을 열었다.
『일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소나기입니다.』
관광객들은 앞다퉈
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다음 날.
비는 아직도 내렸다.
『십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진귀한 현상입니다!』
오늘의 손님들은
어제보다 열렬히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3일째.
아직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로티티 할머니도 평생 본적 없던 현상.
『이건……
아마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현상입니다.』
포근하고 살랑거리는 빗줄기는
그날 밤이 돼서야 그쳤다.
관광객 하나가
하늘에서 별처럼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가리켰다.
『와, 할머니. 저건 뭐죠? 되게 예뻐요.』
『신의 선물이 아닐까요?』
며칠 뒤.
사막 전체가 꽃으로 뒤덮이고,
청명한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푸른 가루가 담긴 사진이
전 세계 언론의 토픽을 장식했다.
푸른 가루와 함께 찾아온 기적.
어떤 지역은
몇십 년 전에나 존재했던 정상적인 기후가 재현됐고,
어떤 지역은
해류의 변화로 사라졌던 물고기가 다시 찾아왔다.
그렇게
일주일간 지구 곳곳에 나타난
‘이상 긍정 기후 현상’은
나사의 극비 미션이 종료되는 날 발표된 성명 때문에
그 이유가 밝혀졌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인 출신인 화학자와
그의 도우미인
쿠로바 카이토, 하쿠바 사구루, 코이즈미 아카코가 진행한
글로벌 환경보완 프로젝트.
나사와 중국항천국이
이에 뜻을 같이해 전격 지원했다.
나날이 변해가는 지구의 기후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던 이들은
실제 그 효과를 체험해 버린
이 놀라운 연구에
열렬한 관심과 찬사를 보냈다.
다만
쿠로바 카이토와 하쿠바 사쿠루가
그리고 코이즈미 아카코가
누구인지 아는
에코다 고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나카모리 아오코는
그런 삶은 호박에 이도 들어가지 않을
천하의 구라 중 구라에
기막혀했지만
전에 공안이 경고한 것 때문에
말 그대로
주위 사람들이
그들을 찬양하는 소리를
말 그대로
벙어리 냉가슴 앓지
아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고 외치고 싶어한 이발사의 심정 그 자체로
속으로 기막혀 할 뿐이었으니...........
그렇게
말 그대로
팔자에 없이
세계 최고의 속임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미션을 끝낸
우주에 갔던 그들이 되돌아오던 날.
착륙지점으로 예정된 간쑤성 벌판에는
세계 각지의 거의 모든 언론인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리고
착륙지점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는
쿠로바 카이토와 하쿠바 사구루에게 언론이 집중되는 동안
키리토는
미리 마중나온 신이치와 함께
말 그대로
그 곳을 조용히 떠났다.
마치
모든 복수를 마치고
천계로 돌아가는
올림푸스의 주신
아니
노르웨이의 복수의 신처럼.........

댓글

  • 사이보그 탐색자
    2025/02/05 06:12

    시원합니다.

    (e8mLGH)

(e8mL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