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론의 네임드 오버로드인 잔드레크와 그의 충직한 부관 오바이런
이 둘은 네크론 이모테크 왕조의 오버로드이며, 특히 잔드레크의 능력은 자신의 주군 이모테크에 비견할 수준이나, 보통의 네크론과는 달리 권력싸움에 관심없다못해 순수할정도이다.
어느정도냐면 자신이 기계가 되기 전 네크론티르이던 시절, 사관학교에서 함께 수학한 동기 오버로드가 실제론 툭하면 등쳐먹고 호구잡고 놀다못해 암살시도까지 했지만, 그걸 전혀 모르다가 네크론으로써 각성한 후에도 한참 지나서야 알아챌정도.
그런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위대한 전략안도, 친절하고 순수한 성격도, 충성심도 용기와 명예도 아닌...
치매.
그렇다.
이 늙은이, 동면이 잘못되어서 치매에 걸렸다.
그의 시야에는 주변 모든것이 과거 네크론티르이던 시절로 보이며, 자신과 같은 네크론뿐 아니라 인간들, 심지어는 외계종인 오크들도 네크론티르로 보고 인식한다.
아예 짐승형인 타이라니드까지 네크론티르로 보진 않지만, 적장이 동원한 전투짐승들로 본다고 한다.
기계육신인 네크론은 할 필요 없는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단련등을 네크론티르였던 시절처럼 꼬박꼬박 해오며, 이 골때리는 상황을 부관 오바이런은 주군에 대한 배려 겸 자기 자신의 인간성을 유지시키기위해 맞장구 쳐주는 상황.
그렇다보니 네크론들이 나오면 보통 논리적이고 기계적인 대화가 주로 나오지만,
이 둘이 나오면 주군 이모테크 앞에서 술에 취해 횡설수설 한다거나,
너무나도 소중해서 절대 잊지 않으려했던 기억을 주군이 다시 이야기해줄테니 소거시키고 그 메모리를 전투연산에 집어넣으며 육신이 있었다면 눈물을 흘렸을거라고 할만큼 슬퍼한다거나...
40K 스토리에서 등장만 하면 웃음을 빵빵 터뜨려주는 오크처럼 삭막하고 중상모략이 판치는 네크론 스토리에서 훈훈하고 인간적인 스토리를 담당하는 듀오이다.
그리고 소설에서, 오바이런과 잔드레크가 네크론의 영혼을 갈아버려 기계육신에 업로드시켰던 장치인 영혼의 도가니를 발견하고, 잔드레크는 흉악한 물건이라며 이를 파괴하란 명령을 내리는데...
오바이런은 거의 그러겠다고 말할 뻔 했지만, 그는 엔진의 진짜 목적을 기억해냈다. 아니면 그랬을지도 모르는 것이던가-지금은 기억해내기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우리의 영혼입니다, 잔드레크. 저 기계...저게 우리의 영혼을 다시 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육신을 되돌려줄 수 있단 말입니다. 제발, 주군, 우리가 확인할 수 있게 장치의 일부라도 같이 가져갑시다.'
'오, 친애하는 바가드. 왜 그런 것들에 매달리는가? 자네는 이 끔찍한 장치에 대한 생각을 놓아버려야 하네.'
잔드레크는 그를 위로하려는 듯 그에게 팔을 두르고 계속 이야기했다.
"자네가 좀 진정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내 생각을 들려주겠네, 오바이런. 자네가 그동안 내게 진실로 충성한 것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자네가 배신으로 누릴 수 있었을 모든 권력에도 불구하고-영혼이 아니라면? 영혼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면 누가 사랑할 수 있겠는가?"
"물론 내가 단 한 번도 믿은 적은 없네만은, 우리가 피와 살로 이루어지기를 수백만년 전에 멈추었더라도,
-이 대목에서 잔드레크는 윙크를 날렸다-
몇몇 바보들이 내가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처럼, 차라리 그 사실을 부정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에게 더 맞지 않겠는가?
차라리 우리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영원히 지속되는 명랑한 전역의 삶을 살며 불멸성을 즐기는 게 낫지 않겠는가, 오바이런?"
오바이런은 그가 무슨 말을 듣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 잔드레크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이 늙은 ㄱㅈㅅ 같으니라고. 여태까지 전부 알고 있었군요.'
'나는 그런 것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네, 오랜 친구여. 하지만 자네가 스스로를 영혼없는 기계라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 고민하는 것 같길래, 최소한 자네가 정신이 들 수 있게 시도라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라네.
그러고서 잔드레크는 일어섰고, 오바이런에게 따라오라는 듯 그의 허벅지를 두드렸다. '이제 그만 일어나게나, 병사. 그리고 기함으로 돌아가세. 우리가 빨리 일을 처리한다면, 정말로 놀라운 잔치를 벌일 시간에 맞춰 이 모든 걸 정리하고도 남을 테니.'
언제나 충성스러운, 오바이런은 주군의 명에 복종했다. 그는 눈물을 흘렸을 테지만, 그에게는 눈물이 없었다.
...대충 이런 식으로, 사실 잔드레크도 이 거지같은 상황을 대충 인식하고있었고, 영혼이 비어버린 공허함을 치매끼로 채워서 인간성을 유지하고 있던 것이었다.
물론 치매가 아닌, 완전한 연기라는것까진 아니지만, 최소한 상황 인식 자체는 제대로 하고 있는 실정인것.
그것을 본 오바이런은 자신의 주군더러 늙은 ㄱㅅㄲ라고 욕할정도로 크게 당황하고, 그럼 뭐 어쩔? 하는 잔드레크가 장치를 두고 떠나자고 하자 눈물을 흘리며 (흘릴 눈물은 없지만) 그 뒤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며 소설이 끝난다.
네임드 네크론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영혼 잃은 공허함을 달랜다 그렇기에 인간미가 돋보임
인터넷의 그 직장인 타입짤 같다
정병 걸리는 네크론 vs 정병 안걸리는 타입 네크론
최면두꺼비 대왕
2025/01/27 14:40
인터넷의 그 직장인 타입짤 같다
정병 걸리는 네크론 vs 정병 안걸리는 타입 네크론
건덕후우후우
2025/01/27 14:46
네임드 네크론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영혼 잃은 공허함을 달랜다 그렇기에 인간미가 돋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