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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 회사에서 권고퇴직으로 짤린지 2년 되었네요

2015년 38살... 딱 2년 되었네요
지금은 웃으면서 이렇게 얘기할수 있을만큼 시간도 지났고요
그때 생각하면 정말 좌절...배신감... 앞으로의 기대감... 미래에 대한 불안
정말 말로 할수 없을만큼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대학졸업후 한 회사에서 꾸준히 13년차 나름 열심히 일하며 사원에서 차장까지 하고 나왔습니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여럿 부당한것도 많이 겪었고
여름휴가외 연차따위조차도 없었지만 단 한번도 조퇴조차 하지 않을만큼 성실히 다녔습니다
제 위에 선배들도 제 나이가 될때쯤 대부분 짤리거나
나가서 직접 하겟다고 비슷하게 나가거나 하는걸 보면서 마치 직원은 소모품 같다 느꼇고 이렇게 계속 다닐수
있을까 하는 위기감 같은것도 자주 느꼈습니다
딱히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고 제품 영업 또는 설치, 거래처관리 as 등등 여러가지 함께 해야했고
다들 그렇겠지만 멀티플레이어 같은 개소리를 해대며 이것저것 다 해야했지만 어쩌겟어요
직장생활이란게 다 그렇다고 위안하면서 놀고먹어도
월급나오니 하루하루 사는게 마치 쳇바퀴 돌듯 그랬지만 누군든 안 그럴까요
더 힘든사람도 많은데 말이죠
그렇게 살면서도 유일하게 취미가 있었는데 그게 사진이었죠
니콘 쿨픽스5000을 시작으로 나름 하이엔드카메라로 시작하던게 slr까지 오게됐죠
그런 취미로 여친도 사귀고 그 여친이랑 결혼도 했죠
와이프가 생기고, 일을 하던 와이프가 임신하게된후 일도 그만두게되고 기대반 걱정반 무게감 같은게 느껴지더라고요
첫애기 출산예정일이 11월이었는데 출산을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권고퇴직 당했죠
말이 권고이지 짜르는거죠... 너도 이 나이 됐으니 나가서 사업해봐야하지 않겠냐 개소리 해대면서
(아직까지도 그말이 너무 좆같아서 머리에서 맴돕니다. 뭘 포장을 해.. 짜를거면 미리 예고를 해주던가)
이미 몇달전 어느정도 예감을 하고 있엇지만
전 최소한 해가 지나고 내보낼거라 예상했는데
밑에 직원 좀 갈켜주고나니 담달까지만 나오라고 통보하더군요 ㅋ
대신 실업급여 받을수 있게처리해준다고 인원조정으로 나간다 머 이렇게 사직서 써서 내라고...
제가 회사에 잘못을 했다거나 근무태만이 있다거나 실적이 안나오거나 그럼 이해라도 하겠어요
그런 사유는 하나도 없었고 부장이었던 낙하산과의 트러블이 좀 있었죠
너가 나가거나 내가 나가거나 심정으로요
회사 돈 빼돌려먹기 제품 및 소포품 빼먹기
거래처에서 돈 받아먹기 아웃소싱업체 쟈기 사람 집어넣고 페이백 해먹기 등등 많았죠
그보다 더 문제는 근무태만이엇죠
출근하자마자 외근간다고 집에가서 주식하고 끝나면 대표님 없음 바로 퇴근 ...
쟈기 차는 팔고 회사차량 타고다니면서 뒤좌석에 애들 용품까지 싣고다니는등
직원들은 절대 퇴근후 회사차량 개인적 운행을 못한다는 규칙을 말하면서도 지는 개인적으로 사용
그치만 어느 직원도 그것에대해 뒤로 욕만 하지 직접 말하지 못하길래 제가 하게됐죠
그런 기싸움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절 지방으로 as를 가라고 시키질 않나
밑에 직원 데리고 외근갈려하면 쟈기가 시킨일 있으니 너가 알아서 해라 나한테 어제 보고했냐
제가 13년차 될동안 중간에 어디서 튀어나온지 모르겟지만 부장으로 와서 연봉을 일반직원보다 배이상 차이나는 임원급으로 받고 하는일은 없고
그렇다고 이 업계에 일하고 있던 사람도 아닌
일자체를 아예 모르는 사람인데 저한텐 정말 우습게 보일정도였죠
그치만 대우해줬고 신경안쓰면 그만이다 했지만 다른
직원들 괴롭히고 쟈기가 갈 거래처 전화만 하고 납품은 직원을 시켜서 보내고
결국 그놈과 회의할때 대판 함 싸우게된 그 사건후
신입을 한명 뽑더니 저한테 붙여주더군요 ㅋㅋ
그때 알았죠 내가 나가게 되는구나 대충 짐작
ㅋㅋ 나중에 알았지만 부장은 대표님 친척이었고, 모든게 이해되더군요
그놈과 싸운후 대표는 제가 회사 분위기를 망치거나 선동하는듯 생각하고
그놈 문제자체는 신경 안쓰는거 자체가 이해가 안됐는데 모든게 다 이해....
전 결혼한지 2년밖에 안됐고 와이프도 임신해서 곧 출산하는데 설마 내보내겟어 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그러던중 그런 통보를 받고 회사 나갈때마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고 무기력하더군요
그보다 더 큰 배신감... 사원때부터 현장설치부터 시작해서 중간중간 퇴사하고싶을때도 많았지만 참고 견뎠는데요
부당해고 ... 그런것도 어느정도 내규나 뭐가 있어야 하지 할수 있는데 없고 따질것도 없고 멍했습니다.
집에 가면 만삭인 와이프가 병원 다녀온 얘기
아기가 배를 발로 찬다는 얘기
정말 미치겟더라고요 ㅋㅋㅋ
그렇게 짤리고 와이프 곧 출산인데 말도 못하고
아침이면 친구 사무실 놀러가고 퇴근때 집에가고
ㅋㅋㅋㅋㅋ
얼마 안있어 아기가 태어나고 병원비며 산후조리원이며 아기용품이며 돈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나가는데
퇴직금 받은걸로 까먹으면서 생활했죠
조리원 끝난후 와이프랑 아기를 집으로 데려왔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아기가 밤마다 울면서 깨고 온몸으로 피부로 느끼니
진짜 내가 아빠가 된거구나 실감이 나더라고요
자고 있는 아기랑 와이프 보면서 어떡해야하나
고민도 되고 걱정도 되고 진짜 캄캄했습니다
어느정도 안정된뒤 회사 그만두었다고 와이프에게 얘기했고 와이프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어요
와이프가 쉴수 있을때 쉬고 재충전하며 된다면서 믿어줬고 제주도 여행도 가자해서 애기랑 함께 제주도 여행도 가서
2주 넘게 여행을 했죠 ...
와이프가 그때 얘기하길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저한테 아무말 안한거였어요....
그렇게 제주도에서 서울로 돌아와서 정신 좀 차리고
정말 멘탈이 나가있어서 실업급여도 몇달동안 신청도 안할 정도로 회사 짤린걸 인정하고싶지않았어요
실업급여 기간동안 사람 구하는곳 많이 봤지만
정말 제가 처음 취직하던 1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물가에 비해 초봉은 거의 변함이 없고 그마저도 전 나이가 있어 할수 있지도 못하고
정말 하루종일 취업사이트를 보고 있어도 답이 안나오고 하아....
결국 배운게 이거라고 다른 선배들처럼 창업하여 작게 시작해볼까 했는데 막상 쟈기 사업할려니 두렵기도 하고 지금까지 뭘하고 살았나란 생각도 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당장 눈앞에 아기랑 와이프가 절 보고있는데...
퇴사후 6개월동안 백수로 살면서 해가 뜰때까지 잠도 자보고 컴퓨터 앞에서 게임도 새벽까지 해보고 사치는 다 부려봤습니다
노니깐 좋더군요 ㅋㅋㅋ 애기 크는것도 옆에서 쭈욱 보고요
그리고 지금하는 일 창업하여 시작하게됐습니다.
이제 자영업한지 1년 좀 넘었습니다
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란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지옥으로 나온이상 먹고 살려면 치열하게 살아야죠
10월달 추석 긴 연휴도 있고해서 말일까지 일한거 입금하니 퇴사한지 2년됐는데 감회가 새롭더군요
2년전 오늘을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할수 없이 무기력했고, 앞이 캄캄했고, 나이 먹고 새로 어딜 갈수 없는
현실앞에 부딪힌 두려움 ... 회사에 느껴던 배신감, 회사다닐때 자게질도 많이 했는데
한동안 자게질도 한방에 끊고 자게질 다시 시작하지 얼마 안됐네요.
이제 40인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 살고 있습니다.
휴일조차 없는 자영업이지만, 내가 사장이자 일하는 직원이지만 이제 모든게 제가 직접하고 제가 책임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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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추석끝나고 한번 입금하고, 말일날 정리해서 입금하고 ...휴일이 길어서 제일 많이 벌었네요.
하지만 지금도 하루 하루가 두렵습니다. 자영업이란게 일반 회사 다닐때 월급과 수익은 개념이 좀 다르니깐요
그치만 오늘도 와이프랑 애기 위해서 늦게까지 일합니다.
내일 그 회사 제 밑에있던 직원이 결혼한다고 연락와서 갑니다.
다들 보겠죠.
아직도 생각하면 부들부들 떨리지만 그때보다 훨씬 잘 살고 있다고 보여주고싶네요
벤츠 타고 가서 창문 내리면서 부장새끼한테 말하고싶네요
"어이 형씨 요즘 납품 잘하고 있나? "
....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그때 그 마음고생 한거 날려버리고싶네요
자영업 하시는분들 모두 존경합니다.
회사에서 힘드신분, 새롭게 하실려는분들, 다시 구직하시는분들, 저처럼 퇴사 당한분들
모두들 좌절하지마시고 힘내세요.
당장 지금은 힘들고 뭐해야할지 모르고 멘붕이 와 있어도 뭐든 다시 시작할수 있습니다.
분노조차 새로 시작할 힘이 됩니다.
3줄요약
1. 2년전 아무잘못도 없이 13년차 성실히 다닌 회사에서 짤림
2. 와이프 만삭이었는데 멘붕 옴
3. 새로 일어서서 지금은 한달에 1500만원이상 범, 오히려 회사에서 짤린게 개이득

댓글
  • 붉은노을+ 2017/11/11 00:13

    힘내시고..
    지금 잘되신게 최고의 복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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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를만지느랴샤샤샤 2017/11/11 00:13

    우와 멋지십니다 ! 대한민국 가장이시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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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드엠 2017/11/11 00:15

    와우 고생많으셨고 앞으로는 더 잘 풀리실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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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메라게시판 2017/11/11 00:16

    아기가 복을 가져왔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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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채표까스박명수 2017/11/11 00:16

    저런 나쁜놈들은 언젠간 벌 받을꺼예요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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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날개달고 2017/11/11 00:16

    벤츠 타시는군요 ㄷㄷㄷㄷㄷ 성공하셨네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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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손수건™ 2017/11/11 00:17

    캬...정말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벤츠 함 타고 가셔서 부장 엿 한 번 먹이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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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그램 2017/11/11 00:17

    어떤쪽 창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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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프림™ 2017/11/11 00:18

    건투하시길....
    근데 자영업도 초반에 돈때문에 힘나고 그런데...
    이게 세월이 가면 갈수록 또 멘탈이 나가더라구요...
    주말도 없어...휴일도 없어...하루 12시간 이상 일하지...돈 많이 벌면 뭐하나?
    내 목숨 담보로 잡히고 돈버는 느낌 직장은 그래도 휴일이나 주말이라도 있지...
    이거는 진짜 뭘 위해서 사는지 헷갈릴때가 있습니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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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단하나 2017/11/11 00:18

    전화위복이네요
    안타깝기도 하고 (전반부) 부럽기도하고 (후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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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여행™ 2017/11/11 00:19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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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dltm 2017/11/11 00:20

    보통 8~9백정도 버시나보네요.. 이정도 벌면 혹시 벤츠 몇클래스 타시나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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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ok 2017/11/11 01:17

    E 예상해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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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훌라! 2017/11/11 00:20

    읽으면서 눈물이 날뻔했는데 점점 해피 엔딩이라 너무 다행이네요.
    장기 근속자를 그렇게 허무하게 짜르는 악덕 업주는 좋은 결말 못볼꺼라 생각합니다.
    모든 직원이 알거든요. "이 회사는 13년 다녀도 그냥 짤리더라.... "
    그럼 누가 열심히 일하겠습니까? 다 그 부장 같은 놈 되는거죠.
    2세와 사업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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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루짜 2017/11/11 00:20

    무슨자영업이길래 이렇게 벌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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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니스 2017/11/11 00:21

    부장ㅅㄲ 한테 꼭 보여주세요
    약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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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덜 2017/11/11 00:21

    그래서 뭐하시는데요?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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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니규니규니 2017/11/11 00:24

    굿! 결말이 맘에 드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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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맛스타 2017/11/11 00:26

    위에분 말에 공감 합니다. 절대로 결혼식 가서 부장이라는 사람과 그런말 석지 마시고요...
    그냥 님이 원하는 성공의 길로 가면 그것이 복수고 이기는 겁니다. 지금 하시는일 크고 아름 답게 만드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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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대나무 2017/11/11 00:26

    음 예전에 앞부분 올리셨었죠?
    본 기억이 있네요
    잘되셔서 다행 입니다.
    쭈욱 잘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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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후후니 2017/11/11 00:28

    정말 심적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 읽으면서 제가 다 손이 떨리는군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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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지방경찰청김형사 2017/11/11 00:29

    현실이란 힘든 삶에서 글에서 정직함과 현실이 느껴짐에술한잔마시고 머리가 저절로 끄덕여 지내요 고생하셧고 미래를 위한 도전에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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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in2009 2017/11/11 00:29

    통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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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러드드레싱 2017/11/11 00:31

    잘 봤습니다
    좋은일만 생기길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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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필름♡ 2017/11/11 00:37

    형 너무 멋있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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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降參世明王™ 2017/11/11 00:37

    와이프 잘 얻으셨네요..
    현명한 와이프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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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D]라미드우프닉스 2017/11/11 00:40

    현재 차량이 벤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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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고픈데졸려 2017/11/11 00:42

    나쁜건 빨리 잊고 좋은것만 기억하며 살기에도 짧은 인생입니다. 좋은게 좋은것이 아니며 나쁜게 나쁜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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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슈밀 2017/11/11 00:43

    굿굿입니다. 저희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님이 제조업에 다니고 계시는데 현재 회사의 대표 친구가 이사인데, 과장급 친척을 쫓아냈어요.
    친척이 근무태만이긴한데 이사도 똑같이 대표있을때만 일하고 출근해서 설렁설렁 근무하던데, 친척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대표와 친척을 이간질시켜서 쫓아내고 그 다음은 장비 기술자가 술먹고 일할때는 제대로 일하는 사람인데 막 쫓아내려고 한다더군요.
    문제는 기술자 쫓아내면 장비건들 수 있는 기술자 없음;;; 대표를 바로 공장접고 한강행으로 유도하는건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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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 2017/11/11 00:45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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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rt_Man 2017/11/11 00:50

    멋진글 읽고 갑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집안의 가장이자 아빠로써 매일매일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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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적감자 2017/11/11 00:58

    오.... 이거 진심 제 얘기인 줄 알았네요.
    전 사업 시작한지 5년이 넘었습니다.
    화이팅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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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sualc++ 2017/11/11 01:12

    와.. 일단 전 직장 대표님이 잘 못 하셨네요.
    친척이라도,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을 부장 자리에 앉히고,
    오랫동안 열심히 일한 직원을 믿지를 못하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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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ti에이브이a 2017/11/11 01:13

    塞翁之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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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통생수 2017/11/11 01:14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뒤에서 수근수근 거립니다.
    그냥 편안하게 다녀오세요...그게 더 상대방 엿먹일수 있어요..^^;;

    (Vahc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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