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 짤이 "마지막만 조지면 선녀다."
내지
"조지는 것이야말로 명작이다."
이 대사를 치는 나가레보시의 주장을 들어보자면
1. 마무리 잘 짓는 작가들은 빌드업할 여력을 남겨두는 기만자들이다.
2. 하지만 그런 만화들은 단행본으로 몰아보면 재밌을지 언정 매주 잡지 사서 보면 지루하고 재미없다.
이건 편집자와 같은 주장.
(자세히 보면 반응이 있는 호노오와 후지타카와 달리 나가레보시는 그냥 듣고만 있음.)
3. 그러니 재미없는 부분은 최대한 나중으로 미룬다.
4. 그러니까 일단은 팔리고 봐야지!
5. 아 인기만 많으면 수습 안 해도 지들이 알아서 해석해준다고~~~
요컨대 나가레보시의 주장은
마무리 잘 짓는 것들은 큰 그림 그릴 줄 아는 천재이자 짤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강심장들이니
그럴 능력없는 범부들은 걍 적당히 화제성 높여서 흥행가도 타는 게 제일이여!
정도로 볼 수 있음.
편집장이 이 주장에 거드는 이유도 마무리 깔끔한 만화보다
나가레보시처럼 일단 지르고 보는 만화 쪽이 더 팔리기 때문임.
(실제로 흔히 완성도 높은 명작들은 베스트셀러들에 비하면 판매량이 적은 경우가 많음.)
즉 이 대립은
앞날을 생각하며 창작에 대해 고뇌하는 호노오, 후지타카와
일단 오늘을 넘기고 보자며 지르고 보는 나가레보시의 갈등이라고 볼 수 있으며
두 사람이 주장하는 명작(=결말이 깔끔하며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함.)과
나가레보시가 주장하는 명작(=잘 팔려서 독자들이 알아서 해석해주는 경지)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음.
편집장의 이 주장에 후지타카가 급정색한 이유도
결말 조지면 작가 인생이 끝날지도 모르는 자신들의 입장은 생각 안 하고
팔리면 장땡이고 여차하면 갈아치우면 그만이라는 편집부의 무책임한 진심이 알아챘기 때문
다만 거부감을 느끼는 거와는 별개로
나가레보시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이러한 기법을 써서 흥행가도를 탄 작품이 많기 때문이기도 함.
정리하자면 진짜 조지라는 게 아니라 이야기상 재미없는 부분을 나중으로 미뤄두고
대충 어물쩡 넘길 수 있는 수준까지만 그려도 괜찮다란 의미임.
창작물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작가가 아무리 애써서 묘사해도 다수의 독자들이 다르게 해석하면
결국 실패한 게 되버림.
그렇다고 신경써서 그리자니 비축분 쌓기가 쉽지 않고
설령 쌓는다고 해도 뜻대로 풀린단 보장도 없고 빌드업하다가 짤릴 수도 있음.
그러니 너무 완벽한 완결을 추구할 것 없이 적당히 불쾌감을 조성하지 않게만 그려도 족하단 얘기임.
그 정도만 해줘도 웬만한 독자들은 끝까지 봐주고 결말이 아쉬워도 적당히 뇌내보정해서 스스로 납득해주니까.
살짝 다르긴 한데 이 예시에 그나마 근접한 게 나루토라고 봄.
작중에서 쭉 언급된 닌자 세계의 부조리나 악습, 그로인해 생긴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운명 등등을
나루토가 해결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 안 하고 대충 10년 워프해서 호카게 되고 완결났지만
요약
1. 나가레보시의 주장은 일단 팔리고 봐야한다는 상업주의를 근거로 해서 나온 말로
그가 말하는 명작은 '엄청 흥행한 작품'이다.
2. 엄청 흥하면 독자들이 알아서 해석해주는 경지에 이르니 마지막을 좀 조져도 괜찮다.
3. 요컨대 마지막을 조져야 명작이란 소리는
괜히 걸작 만들겠다고 빌드업 쌓다가 독자들이 떠나 도중에 짤릴 바에야
화제성이라도 높여 돈도 벌고 명성도 얻어야 다음이 있지 않겠냔 주장이다.
특히 옛날 만화들은 오히려 나가레보시 방법이 대세였어서
저 양반들 저런 시절이 1980-90 년대인데
그 옛날 만화방식과 스토리 중시 만화방식이 섞여있던 시절이라
당장 근육맨이나 북두의 권 보면 딱 나가레보시 말대로 진행됨
'매편 화제가 될만큼 다들 좋아했잖아요? 반다이의 목표인 청소년과 젊은층 건담으로 신규 유입도 성공했잖아요?'
'그깟 마지막 수습이 뭐 그리 중요합니까? 이건 성공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이거의 탑중하나가 바키라고 생각함
Feed
2025/01/07 01:51
역시 말은 앞뒤 맥락을 보고 판단해야함
죄수번호출가
2025/01/07 01:52
후지타 : 난 안짤릴거니깐 빌드업부터 존나 쌓는다
NGGN
2025/01/07 01:53
특히 옛날 만화들은 오히려 나가레보시 방법이 대세였어서
저 양반들 저런 시절이 1980-90 년대인데
그 옛날 만화방식과 스토리 중시 만화방식이 섞여있던 시절이라
당장 근육맨이나 북두의 권 보면 딱 나가레보시 말대로 진행됨
루리웹-6490905776
2025/01/07 01:56
찰진 액션으로 화제성을 잡은 만화는 아무리 쉬어가는 화나 설명으로 떼우는 화에도
자잘한 액션 두세컷씩은 꼬박꼬박 넣어서 이게 무슨 만화인지 독자들이 잊지 않도록 하기
루리웹-8329133273
2025/01/07 01:57
'매편 화제가 될만큼 다들 좋아했잖아요? 반다이의 목표인 청소년과 젊은층 건담으로 신규 유입도 성공했잖아요?'
'그깟 마지막 수습이 뭐 그리 중요합니까? 이건 성공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루리웹-2060363216
2025/01/07 01:57
개인적으로 이거의 탑중하나가 바키라고 생각함
시현류
2025/01/07 01:58
질알마라 우라사와
초급도마뱀
2025/01/07 01:58
저거를 진짜 잘하는데 대책도 없는게 최애의 아이 아카가 아닐까 싶음
만화책 시작할때는 복수 연예계사정 러브라인등 도파민은 최고로 넣었고 그 결과로 단행본 판매량도 엄청 높고 애니화도 쭉쭉이어가는 한편
결말에 대한 고충이고 자시고 얼렁뚱땅 끝내고 지할거 하러가고
버플스머크 스퓨핏
2025/01/07 01:59
어...그니까 각 화의 도파민을 위해서 빌드업 조지고 뭔가 끝물로 갈수록 삐걱삐걱 거렸지만 여하튼 화제성과 상업적 성공은 챙겼고 어떻게든 독자들이 자체적으로 해석의 여지를 가질수 있는 무난함 앤딩을 낸 주술회전은 저 기준으로 봤을때 명작이구나
suzan
2025/01/07 01:59
결말을 조져야 명작이다(X)
설령 전개가 감당이 안 되어서 결말을 조지게되더라도 시작부터 최후반까지 계속계속계속 재미가 있어야 명작이다(O)